장해가 남았을 때 — 장해 고정, 향후치료비, 간병비는 어떻게 정해지나
의료사고 뒤 장해가 남은 환자와 가족에게 가장 무거운 것은 앞으로의 시간입니다. 재활은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간병은 누가 맡을지, 그 비용은 얼마나 될지 막막합니다. 법은 이런 미래의 손해도 배상 대상으로 보지만, 아직 생기지 않은 손해를 지금 계산해야 하므로 시점과 근거가 특히 중요합니다.
언제 계산하나: 증상이 고정된 뒤
장해의 정도는 치료가 계속되는 동안에는 확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소송에서는 보통 더 치료해도 크게 나아지지 않는 상태, 즉 증상이 고정된 시점에 법원이 지정한 병원에서 신체감정을 받습니다. 감정의는 장해 부위와 정도, 노동능력을 얼마나 잃었는지, 그 장해가 영구적인지 일정 기간만 지속될지를 평가합니다. 너무 이른 시점에 감정을 받으면 장해가 낮게 평가될 수 있고, 반대로 지나치게 늦추면 청구 기간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시기를 잘 정해야 합니다.
향후치료비: 앞으로 들 치료비를 지금 받는다
앞으로 필요한 수술, 재활치료, 약값, 보조기구 비용도 손해에 포함됩니다. 감정의가 어떤 치료가 언제까지, 얼마나 필요한지를 추정하고, 법원은 이를 바탕으로 금액을 정합니다. 미래에 쓸 돈을 지금 한꺼번에 받으므로, 그동안 생길 이자 상당액을 빼고 현재 가치로 바꾸어 계산합니다. 그래서 감정서에 치료 항목과 주기, 기간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을수록 금액이 정확해집니다.
사고 뒤 같은 병원에서 계속 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법원은 의사의 잘못으로 신체 기능이 회복 불가능하게 손상되었고 그 뒤 치료가 악화를 막는 데 그친다면 병원이 그 치료비를 환자에게 청구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5다55397 판결).
간병비(개호비): 가족이 돌봐도 청구할 수 있다
장해로 혼자 일상생활을 하기 어렵다면 다른 사람의 도움에 드는 비용, 즉 개호비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신체감정에서 하루 몇 시간, 몇 명의 도움이 필요한지를 평가하고, 실무에서는 대개 일용노동 임금을 기준으로 금액을 계산합니다. 대법원은 피해자가 배우자나 가까운 가족의 간병을 받은 경우에도 그 개호비 상당의 손해를 입은 것으로 보아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대법원 1987. 12. 8. 선고 87다카1332 판결). 가족이 직장을 그만두고 돌보는 경우에도 간병비 손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여명이 줄었다면, 그리고 더 오래 살았다면
중증 장해로 기대여명(앞으로 살 것으로 예상되는 기간)이 줄었다는 감정이 나오면, 간병비와 향후치료비는 그 여명까지를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그런데 환자가 예상보다 오래 생존하면 그 기간의 비용은 추가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이런 추가 손해에 대한 배상청구권은 종전에 예측된 여명 기간이 지난 때부터 소멸시효(청구할 수 있는 기간)가 진행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1. 7. 29. 선고 2016다11257 판결). 예상 여명이 지났다면 3년 안에 청구를 검토해야 합니다.
소송이 끝난 뒤 드러나는 비용
소송 당시 향후치료비를 정확히 알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대법원은 소장에 향후치료비는 앞으로 신체감정 결과에 따라 확정해 청구하겠다고 밝혔다면 이는 일부만 청구한다는 뜻을 밝힌 것이어서, 판결이 확정된 뒤에도 남은 향후치료비와 개호비를 따로 청구할 수 있다고 보고 원심을 파기했습니다(대법원 2016. 7. 27. 선고 2013다96165 판결). 반대로 합의서에 "향후 일체의 청구를 포기한다"고 적으면 나중에 드러난 비용을 청구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지금 모아 둘 자료
- 간병인 고용 계약서와 비용 영수증, 가족 간병이라면 간병 일지
- 재활치료 계획과 보조기구 견적서
- 식사, 이동, 배변 등 일상생활에서 도움이 필요한 장면의 기록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배상액은 개별 사실관계와 신체감정 결과에 따라 달라집니다.
근거 민법 제766조, 대법원 1987. 12. 8. 선고 87다카1332 판결(가족 개호), 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5다55397 판결, 대법원 2016. 7. 27. 선고 2013다96165 판결(명시적 일부청구), 대법원 2021. 7. 29. 선고 2016다11257 판결(여명 초과 생존과 시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