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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CAL LAW · 변호사칼럼
의료사고를 보는
법률의 시선.

의료사고 손해배상의 쟁점과 판례를 변호사가 정리했습니다.

책임제한 법리, 병원 측이 알아야 할 것 — 손해의 공평한 분담, 그 근거와 한계, 비율을 움직이는 사정

의료소송에서 병원의 과실과 인과관계가 인정되면 배상 범위가 다음 쟁점이 됩니다. 이때 자주 등장하는 것이 책임제한, 즉 법원이 손해 전부가 아니라 일정 비율만 배상하게 하는 판단입니다. 병원 측으로서는 중요한 방어 수단이지만, 근거 없이 주장하면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책임제한의 근거: 손해의 공평한 분담

대법원은 의료행위의 잘못과 환자 쪽 요인이 겹쳐 손해가 생기거나 커진 경우, 그 요인이 체질적인 소인(타고난 체질)이나 질병의 위험도처럼 환자에게 잘못이 없는 것이라도, 병원에 손해 전부를 배상하게 하는 것이 공평에 어긋나면 이를 고려해 배상액을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4다16968 판결). 환자의 잘못을 따지는 과실상계(민법 제396조)를 비슷하게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다만 사실인정이나 비율이 형평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해서는 안 된다는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한계: 막연한 이유로는 줄일 수 없다

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5다55397 판결은 이 한계를 분명히 했습니다. 질병의 특성이나 치료방법의 한계 때문에 환자가 위험을 감수해야 할 사정도 없이, 의료진이 통상적인 주의의무를 소홀히 해 피해가 생긴 경우에는 "치료 과정에서 생긴 손해"라는 막연한 이유만으로 책임을 제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은 수술 뒤 호흡곤란을 계속 호소한 환자에게 적절한 경과관찰과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사안으로, 환자 쪽에 기여한 사정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원심은 의료행위에 따르는 불가피한 위험과 통상의 책임제한 비율을 들어 책임을 3분의 2로 제한했지만, 대법원은 그런 비율은 막연한 추측에 불과하다며 파기했습니다.

2014다16968 판결도 시술이 신경을 손상시킬 위험이 있다는 추상적인 이유만으로 책임을 70%로 제한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위험의 정도, 그 위험을 피할 통상적이고 필수적인 방법이 있었는지, 의사가 그 방법을 썼는지를 따져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실제 비율에 영향을 주는 사정

사고 뒤 치료비는 따로 생각해야 한다

2015다55397 판결은 의료진의 잘못으로 환자의 신체기능이 회복 불가능하게 손상되고, 그 뒤에는 후유증 치유나 악화 방지 정도의 치료만 이어진 경우 병원은 그 치료비를 청구할 수 없고, 책임을 제한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원심이 미납 치료비 중 책임비율을 넘는 부분을 배상금과 상계(서로 맞비겨 없애는 것)한 판단도 함께 파기되었습니다. 미수 진료비를 배상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고 기대하기 전에 이 법리부터 검토해야 합니다.

병원 측이 주장을 세우는 방법

책임제한은 법원이 정하지만, 그 근거가 되는 사정은 병원이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기저질환이 어떤 기전으로 결과에 영향을 주었는지, 해당 합병증이 최선의 조치에도 생기는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를 문헌과 감정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반대로 "의료소송에서는 보통 이 정도로 제한된다"는 주장은 2015다55397 판결이 막연한 추측이라고 한 바로 그 논리여서 설득력이 없습니다. 실무에서는 과실과 인과관계를 먼저 다투고, 그것이 인정될 경우에 대비해 책임제한 사유를 함께 내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책임비율은 사건마다 개별 사정에 따라 정해집니다.

근거 민법 제396조, 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4다16968 판결, 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5다55397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