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은 요양병원을 운영하는 의사입니다. 50대 환자가 한쪽 편마비와 보행 곤란 등으로 보존적 치료를 받기 위해 의뢰인의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환자가 입원한 병실은 간병사 1명이 병실의 여러 환자를 함께 돌보는 공동간병 병실이었습니다.
입원 약 열흘 뒤 저녁 식사 시간에, 환자는 보행 보조기를 이용해 화장실로 이동했다가 세면대 앞에서 넘어져 머리를 부딪혔습니다. 병원은 환자를 침상에서 안정시키고 보호자에게 연락했으며, 환자는 경련 증상을 보인 뒤 상급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습니다.
유족 3명(배우자와 자녀 2명)은 간병인의 부주의와 병원의 관리 소홀로 사고가 났다며 병원장을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망인의 위자료와 유족 고유의 위자료, 치료비·장례비 등을 합한 손해에서 간병인 측이 보전하기로 한 금액을 뺀 합계 6,500만 원을 청구했습니다. 태신은 병원장을 대리해 이 소송을 맡았습니다.
쟁점
첫째, 병원과 간병사가 낙상 위험이 있는 환자에 대해 요구되는 보호 의무를 다했는지가 문제였습니다. 공동간병 병실에서 간병사가 한 환자 곁을 계속 지킬 수 없는 현실에서 병원의 주의의무를 어디까지 인정할지가 핵심이었습니다. 둘째, 책임이 인정되더라도 기왕증과 사고 경위에 따라 책임을 얼마나 제한할지, 장례비·치료비·위자료의 적정 액수와 간병인 측 합의금의 공제 여부가 다투어졌습니다.
유족 측은 환자가 낙상 고위험군이었고 사고 직전에도 침상에서 내려오려는 모습이 기록되어 있었으므로 사고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는데도, 간병인이 환자를 혼자 화장실에 가게 두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병원이 간병인에게 낙상 예방 교육을 하지 않았고, 사고 뒤에도 침상 안정 외에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태신의 조력
간호기록으로 낙상 예방 조치를 정리하다
태신은 간호기록지, 낙상예방교육 확인서, 공동간병인 사용동의서, 간병사 문답서 등을 증거로 내고, 병원이 입원 당일 환자와 보호자에게 낙상 예방 교육을 하고 침상 머리맡의 호출벨 사용법을 설명한 점, 하루 세 차례 정기 순회를 하며 침대 난간이 올려져 고정되어 있는지 확인한 점, 혼자 이동하지 않도록 거듭 안내하고 간병사에게도 주의를 당부한 점을 날짜별로 정리해 제시했습니다. 환자와 보호자가 입원 때 공동간병 방식에 관한 설명을 듣고 동의했다는 점도 밝혔습니다.
공동간병의 구조적 한계를 짚다
공동간병 병실은 간병사 1명이 병실에 상주하며 모든 환자를 살피되 요청이 있을 때 도움을 주는 방식이어서, 한 환자 옆에 24시간 밀착해 모든 행동을 통제할 수는 없다는 점을 주장했습니다. 사고 당시 간병사는 스스로 식사를 하지 못해 질식 위험이 있는 같은 병실의 다른 환자를 돕고 있었다는 점도 간병사 문답서로 제시했습니다.
유사 판례로 책임 범위를 다투다
요양병원 입원 환자가 혼자 이동하다 넘어진 사건에서 낙상 예방 교육, 호출벨 설치, 난간 확인 등을 이유로 병원 책임을 부정한 하급심 판결 여러 건을 제시했습니다. 유족 측이 낸 판결들은 간병인이 다른 병실에서 자고 있었거나 부축하던 손을 놓은 경우처럼 구체적 과실이 있던 사안이어서 이 사건과 다르다고 반박했습니다.
손해액 산정을 반박하다
장례비는 통상 인정되는 500만 원 범위로 제한되어야 하고, 치료비는 건강보험공단 부담분을 빼고 유족이 실제 지출한 금액만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왕증이 낙상과 사망 경과에 영향을 미친 점을 들어 책임 제한을 구했고, 간병인 측이 유족과 합의해 지급한 금액은 손해액 전체에서 공제되어야 한다고 다퉜습니다.
사건의 결과
법원은 병원이 유족 3명에게 합계 2,400만 원(배우자 1,100만 원, 자녀 각 650만 원)을 정해진 기한까지 지급하고, 유족은 나머지 청구를 포기하며,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하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을 내렸습니다. 과실을 하나하나 판단한 결정은 아니며, 청구액 6,500만 원의 약 63%를 방어한 결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