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 중 산모 경련·심정지 사고 손해배상 — 양수색전증으로 인과관계 부정, 약 12억 원 청구 1·2심 모두 기각
결과 1심 청구 약 11억 4천만 원 전부 기각 → 항소심 약 12억 원으로 확장한 청구까지 모두 기각(확정), 청구금액의 100% 방어
사건의 개요
의뢰인들은 산부인과 의원을 함께 운영하는 의사들입니다. 이전에 자연분만을 한 경험이 있는 산모가 출산을 위해 이 의원에 입원했고, 의료진은 자궁수축제(옥시토신)를 투여하며 유도분만을 진행했습니다.
자궁문이 거의 다 열리자 의료진은 산모를 분만실로 옮겨 배에 힘을 주는 분만을 시도했습니다. 그런데 시도 직후 산모가 숨쉬기 힘들어하다 갑자기 경련을 일으켰습니다. 의료진은 산모를 수술실로 옮겨 응급처치를 하다가 상급병원 전원을 결정했고, 산모는 대학병원 응급실에 도착했지만 이미 맥박과 호흡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대학병원에서 응급 제왕절개수술로 아기가 태어났으나 아기는 끝내 숨졌고, 산모는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의식이 거의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산모와 가족은 의사들을 상대로 약 11억 4천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1심에서 패소한 뒤 항소하면서 청구액을 약 12억 원으로 늘렸습니다.
쟁점
다툼의 핵심은 의료진의 분만 관리에 잘못이 있었는지, 그리고 산모의 뇌손상과 아기의 사망이 그 잘못 때문인지(인과관계)였습니다.
산모 측은 아기 머리가 산모 골반보다 커서 분만이 지연되는 난산(아두골반불균형)이었는데도 의료진이 배에 힘주기를 시키며 무리하게 자연분만을 강행했고, 자궁수축제 수액팩을 손으로 짜서 한꺼번에 많이 넣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산모의 심정지 뒤 곧바로 제왕절개를 하지 않았고 이송 중 심폐소생술도 제대로 하지 않았으며, 분만 중 산모와 태아를 제대로 지켜보지 않았고, 분만 지연의 위험을 설명하지 않아 제왕절개를 선택할 기회를 빼앗았다고도 했습니다. 아기의 출생 당시 상태와 체중도 난산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태신의 조력
분만 기록과 감정 결과로 난산이 아니었음을 밝히다
태신은 의무기록 전체를 증거로 내고, 자궁문이 다 열린 뒤 경련이 일어나기까지 시간이 짧아 분만 2기(자궁문이 다 열린 뒤 아기가 나오기까지의 단계)가 지연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산모가 이전에 자연분만한 경험이 있다는 점, 출산 직전의 체중 예측은 오차가 크다는 점, 경련 전까지 태아 심박동 이상이 없었다는 진료기록감정 회신도 제시했습니다. 항소심에서는 산모 측이 난산의 근거로 든 출생 당시 소견이 정상 자연분만에서도 드물게 보고된다는 의학 문헌을 냈습니다.
분만 중 관찰 기록을 시간대별로 정리하다
산모 측이 관찰 소홀을 주장하며 태아 감시 기록의 날짜까지 문제 삼자, 태신은 전자태아감시장치 결과지를 시간대별 표로 정리해 입원 직후부터 경련 직전까지 여러 차례 기록이 남아 있다는 점을 보여 주었습니다. 분만진통기록지에도 태아 심박동이 유도분만 중에는 15분 간격, 분만 2기에는 5~10분 간격, 힘주기를 시작한 뒤에는 1분 간격으로 적혀 있었습니다. 장치로 계속 감시하면서 필요한 부분만 출력해 보관하는 것은 개인 의원에서 흔한 방식이라는 점도 설명했습니다.
자궁수축제 투여량을 계산으로 반박하다
태신은 의료진이 수액 양을 조절하는 장치를 달아 분당 방울 수를 정해 투여했고, 교과서 기준 최대 용량에 비해 실제 투여량이 훨씬 적었다는 점을 계산으로 보여 주었습니다. 간호사가 손으로 짠 것은 수액팩이 아니라 수액이 제대로 떨어지는지 확인하기 위한 점적통이었다는 점을 설명하고, 투여 장면을 시연한 동영상도 냈습니다.
양수색전증이라는 원인을 의학적으로 설명하다
태신은 산모의 갑작스러운 경련과 호흡곤란, 이후의 대량 출혈과 여러 장기의 기능 저하가 양수색전증(분만 중 양수가 산모 혈액으로 들어가 심한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질환)의 전형적인 경과라는 점을 문헌으로 설명했습니다. 심장초음파에서 소견이 보이지 않았다는 회신에 대해서는 양수색전증은 증상과 경과로 진단한다고 반박했고, 항소심에서는 대학병원 담당 산부인과 의사가 양수색전증 때문이라고 본 사실조회 회신을 원용했습니다.
응급 대처가 적절했음을 정리하다
의료진이 경련 직후 기도를 확보해 산소를 주고, 심폐소생술과 기관삽관, 응급약물 투여를 한 기록을 정리했습니다. 작은 의원에서 수술 준비 없이 제왕절개를 하는 것보다 가까운 상급병원으로 옮기는 것이 산모에게 더 나은 선택이었다는 감정 회신도 제시했습니다. 응급의학과 감정에서는 기록상 심정지 뒤 가슴압박과 기관삽관이 지연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적절한 심폐소생술을 하더라도 산모는 특히 뇌손상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회신이 나왔고, 태신은 이를 원용했습니다.
사건의 결과
1심 법원은 난산으로 볼 만큼 분만이 지연되지 않았고, 배밀기와 자궁수축제 투여, 응급 대처, 관찰 과정 어디에도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산모에게 일어난 일의 원인은 양수색전증일 가능성이 가장 크고 이는 미리 예견할 수 없다며 인과관계도 부정하고,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제왕절개를 반드시 해야 할 상황이 아니었으므로 설명의무 위반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항소심 법원도 1심 판단이 정당하다며 산모 측의 항소와 항소심에서 늘린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항소심은 대학병원 담당 의사의 사실조회 회신과, 그 의원에서 제왕절개를 했더라도 산모와 아기의 결과가 나빴을 가능성이 크다는 감정의 의견을 판결에 더했습니다.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1심 청구 약 11억 4천만 원 전부 기각 → 항소심 약 12억 원으로 확장한 청구까지 모두 기각(확정), 청구금액의 100% 방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