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변비를 거대결장증으로 오진해 불필요한 수술을 했다는 손해배상 — 대학병원 대리, 청구액의 약 52% 방어
결과 청구 약 2억 950만 원 중 1억 원으로 화해권고결정(청구액의 약 52% 방어)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대학병원을 운영하는 학교법인입니다. 젊은 남성 환자는 오랫동안 이어진 변비와 복부 팽만 증상으로 이 병원 소화기내과를 찾았습니다. 의료진은 여러 검사와 약 5개월간의 약물치료를 진행했지만 증상이 나아지지 않자, 선천성 거대결장증(히르슈슈프룽병: 장의 움직임을 맡는 신경세포가 일부 구간에 없어 장 내용물이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는 선천 질환)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일반외과에서 복강경으로 직장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전방절제술)을 했습니다.
그러나 수술 뒤에도 증상이 계속되어 몇 달 뒤 임시로 장루(인공항문)를 만드는 수술을 했고, 이어 대장 전체를 잘라내는 전대장절제술을 시행했습니다. 환자는 자신의 병이 거대결장증이 아니라 대장 운동이 느려서 생기는 서행성 만성 변비였는데, 병원이 오진해 하지 않아도 될 수술을 여러 차례 받게 했다며 소송을 냈습니다. 사건은 단독판사 재판부에서 합의부로 넘어갔고, 청구액은 약 2억 950만 원으로 늘었습니다. 태신은 단독판사 재판 단계부터 병원을 대리했습니다.
쟁점
다툼의 핵심은 의료진이 감별검사를 충분히 하지 않고 거대결장증으로 잘못 진단했는지, 약물·식이요법 같은 수술 아닌 치료의 기회를 빼앗았는지, 그리고 수술과 현재의 후유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였습니다. 손해액, 특히 노동능력상실률도 쟁점이었습니다.
원고는 거대결장증은 보통 어릴 때 증상이 나타나는 병인데도 의료진이 바륨관장검사, 직장내압검사, 조직검사 같은 확진 검사 없이 CT와 내시경 결과만으로 진단하고 수술을 계획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수술 뒤 조직검사에서 신경세포가 확인되어 진단이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원고는 신체감정 결과를 근거로 노동능력 15%를 잃었다며, 잃게 된 수입 약 1억 1,080만 원, 치료비 등 약 3,370만 원, 위자료 6,500만 원을 청구했습니다.
태신의 조력
진료기록으로 수술 전 검사 경과를 정리
태신은 진료기록을 분석해, 의료진이 처음부터 서행성 변비와 거대결장증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놓고 검사를 진행했다는 점을 보여 주었습니다. 수술 전에 직장항문내압검사, 대장통과시간검사, 대장내시경과 조직검사, 가상 CT 대장조영술이 모두 시행되었고, 대장통과시간이 늦어져 있었으며, 약 5개월간의 약물치료에도 복부 팽만과 복통이 그대로였다는 경과를 기록으로 제시했습니다.
감정·사실조회 회신에서 진단의 근거를 찾다
태신은 진료기록감정 회신과 사실조회 회신 가운데 병원 판단을 뒷받침하는 내용을 짚었습니다. 환자의 나이와 증상은 짧은 구간에만 생기는 거대결장증을 의심할 수 있는 양상이라는 회신, 수술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약물치료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고 수술 결정은 담당 의사의 판단에 따른다는 회신, 보존적 치료를 더 길게 했더라도 완치를 기대하기 어려웠다는 회신이 그것입니다. 수술 뒤 두 차례 조직검사 결과도 한 번은 신경세포가 보이지 않고 한 번은 보여, 어느 한 질환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사례였다는 점도 들었습니다.
어느 진단이든 필요한 치료는 같았다는 점
태신은 서행성 변비가 여러 질환을 아우르는 임상 진단명이고 거대결장증이나 만성대장가성폐색도 그 안에 들어갈 수 있다는 감정 회신을 근거로, 두 진단이 서로 배척하는 관계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서행성 변비라도 근본 치료는 대장 절제술이고, 10년 넘게 배변장애를 겪어 왔다면 전대장절제술이 불가피했다는 회신을 들어, 진단명과 관계없이 원고에게 필요한 치료는 같았으므로 병원 진료로 손해가 생긴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손해액 반박
예비적으로, 신체감정은 원고가 원래 가지고 있던 질환을 고려하지 않고 노동능력상실률을 15%로 보았고, 사실조회 회신에서는 질환 자체에 따른 장해율을 5~13% 범위로 보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병원에 낸 치료비도 질환 자체에 필요한 치료비여서 손해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사건의 결과
법원은 화해권고결정을 내렸습니다. 병원은 원고에게 1억 원을 정해진 날까지 지급하고, 늦어지면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더해 지급합니다. 원고는 나머지 청구를 포기했습니다. 소송비용과 조정비용은 각자 부담합니다.
청구액 약 2억 950만 원 가운데 1억 원으로 정리되어 청구액의 약 52%를 방어했습니다. 화해권고결정은 양측의 사정을 두루 고려한 결정으로, 의료진의 과실을 하나하나 판단한 결정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