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의원 진료 중 환자 사망 손해배상 — 병원 책임 40%로 제한, 청구액 약 69% 방어
결과 청구 약 7억 9천만 원 중 약 2억 4천만 원 인정(책임 40%) — 청구액의 약 69% 방어(1심), 항소심 항소 기각(부친 부분은 화해권고결정)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개인 내과의원을 운영하는 내과 전문의입니다. 30대 환자가 며칠째 이어진 구토와 설사로 큰 병원 응급실을 먼저 찾았지만, 당시 코로나19 유행으로 검사 결과가 나와야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안내를 받고 의뢰인의 의원으로 왔습니다.
의뢰인은 짧게 진찰한 뒤 탈수로 보고 영양수액을 처방했습니다. 그러나 간호조무사들이 팔에서 정맥 주사 자리를 확보하지 못해 수액을 놓지 못했고, 환자는 1인실로 옮겨져 상태를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이후 환자의 호흡이 가빠지자 의뢰인은 과호흡으로 판단해 신경안정제인 디아제팜을 근육주사했고, 응급실 진료를 권해 보호자가 119에 신고했습니다. 증상은 잠시 나아졌다가 구급대가 도착한 뒤 다시 나빠졌고, 디아제팜이 한 번 더 투여된 직후 심정지가 왔습니다. 심폐소생술 끝에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환자는 그날 숨졌습니다. 대학병원은 장염으로 추정되는 급성신부전(콩팥 기능이 갑자기 떨어진 상태)을 사망의 원인으로 보았습니다.
배우자와 부모는 의뢰인을 상대로 합계 약 7억 9천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쟁점
첫째, 의뢰인이 활력징후(혈압·맥박·호흡 등)를 재지 않는 등 진찰을 소홀히 해 급성신부전 가능성을 놓치고 전원(큰 병원으로 옮김)을 늦췄는지였습니다. 둘째, 과호흡의 원인을 따져 보지 않고 디아제팜을 두 차례 투여한 것이 잘못인지, 그리고 이런 과실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였습니다. 셋째, 디아제팜의 위험을 설명했는지, 넷째, 배상 책임을 어느 정도로 제한할지였습니다.
유족 측은 의뢰인이 수액 투여에 실패한 뒤에도 전원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고, 과호흡이 몸속 이상에 따른 반응일 가능성을 살피지 않고 호흡을 억제하는 디아제팜을 투여해 사망에 이르게 했으며, 약의 부작용도 설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의뢰인 측은 기존 병력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개인의원 수준에서 할 수 있는 조치를 다했고, 환자의 상태가 짧은 시간에 급격히 나빠지리라고는 예견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태신의 조력
진료기록감정과 전문심리위원 의견으로 개인의원의 한계를 짚다
태신은 진료기록감정 회신을 정리해, 개인의원 수준에서 약과 수액을 처방하고 상급병원 진료를 권한 조치는 적절했고, 혈액검사 없이 문진과 신체검사만으로는 급성신부전이 심한 상태임을 알기 어려웠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전문심리위원도 혈액검사를 할 수 없는 의원에 사후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판단을 요구할 수는 없고, 정맥 주사 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상급병원에 전원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디아제팜 투여 경위와 당시 환자 상태를 설명하다
디아제팜 투여는 환자의 기존 병력을 알 수 없던 상황에서 과호흡 증상을 줄이기 위해 택할 수 있는 치료 방법 가운데 하나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첫 투여 뒤 구급대가 잰 혈압·맥박·체온이 비교적 안정적이었고, 이후 과호흡이 다시 나타나자 같은 효과를 기대하고 한 번 더 투여한 것이라는 경위도 설명했습니다. 외래로 온 환자를 혈액검사 없이 진찰만으로 보고 얼마 지나지 않아 호흡곤란과 심정지에 이를 것까지 예견하기는 어려웠다는 감정 의견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이미 진행 중이던 질환과 높은 사망률을 근거로 인과관계를 다투다
대학병원 혈액검사에서 염증 수치와 콩팥 수치가 크게 올라 있었던 점을 들어, 환자는 의원에 오기 전부터 심한 전신 염증과 급성신부전이 진행 중이었고 의뢰인의 진료가 이를 일으킨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투석이 필요할 정도의 중증 급성신부전은 사망률이 50~80%에 이른다는 점, 디아제팜의 흡수 속도에 비추어 두 번째 주사가 심정지를 일으켰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도 제시했습니다.
책임 제한 사유를 구체적으로 정리하다
과실과 인과관계가 인정되더라도 책임은 크게 제한되어야 한다며 그 사정을 하나하나 정리했습니다. 큰 병원 응급실에서도 응급환자로 보지 않아 곧바로 진료가 이뤄지지 않았던 상황, 코로나19 유행으로 상급병원에서 즉시 치료받기 어려웠던 점, 개인의원에서는 응급 혈액검사나 투석 같은 처치가 불가능했던 점을 들었습니다.
사건의 결과
1심 법원은 의뢰인이 활력징후를 재지 않는 등 진찰과 관찰을 소홀히 한 과실, 디아제팜을 부적절하게 투여한 과실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하고, 디아제팜 투여에 관한 설명의무 위반도 인정했습니다. 다만 심정지의 근본 원인인 급성신부전은 의뢰인의 진료로 생긴 것이 아니라는 점, 개인의원에서 이를 진단하기 쉽지 않았던 점, 코로나19 상황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았더라도 경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점 등을 들어 의뢰인의 책임을 40%로 제한했습니다. 그 결과 청구액 합계 약 7억 9,400만 원 중 약 2억 4,200만 원(지연손해금 별도)만 인정되어, 청구액의 약 69%를 방어했습니다. 일실수입은 유족 측이 주장한 사무직 통계소득이 아니라 일반 노동임금을 기준으로 산정되었습니다.
의뢰인은 항소했습니다. 항소심에서 부친과의 사이에서는 위로금 8천만 원으로 정한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되었고, 배우자와 모친에 대한 항소는 기각되어 1심 금액이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청구 약 7억 9천만 원 중 약 2억 4천만 원 인정(책임 40%) — 청구액의 약 69% 방어(1심), 항소심 항소 기각(부친 부분은 화해권고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