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직의가 진료한 환자가 소송을 냈습니다. 병원과 의사 중 누가 책임지고, 병원은 의사에게 얼마나 돌려받을 수 있나요?
Q. 의원 두 곳을 운영하는 대표원장입니다. 우리 의원에 고용된 봉직의가 시술한 환자가 의원과 그 의사를 함께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제가 직접 진료하지 않았는데도 책임을 지나요? 배상하게 되면 그 의사에게 전부 돌려받을 수 있나요?
설명을 위한 가상 상황입니다.
직접 진료하지 않았어도 개설자는 고용한 의사의 진료상 잘못에 대해 배상 책임을 지는 것이 원칙입니다. 배상한 뒤 의사에게 돌려받는 것은 가능하지만, 대법원은 그 범위를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한도로 제한하므로 전액을 돌려받기는 쉽지 않습니다.
1. 병원과 의사가 함께 책임지는 구조
민법 제756조는 사람을 고용해 일을 시킨 사람이 그 사람이 업무 중 다른 사람에게 끼친 손해를 배상하도록 정합니다(사용자책임). 환자는 진료한 의사에게는 직접 불법행위 책임(제750조)을, 개설자에게는 사용자책임을 물을 수 있고, 둘 다 책임이 인정되면 환자는 어느 쪽에서든 배상을 받을 수 있으며 한쪽이 갚은 만큼 다른 쪽 책임도 줄어듭니다. 고용한 사람을 뽑고 감독하는 데 주의를 다했으면 면책된다는 단서가 있지만, 실무에서 이 면책이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드뭅니다.
2. 의사에게 돌려받는 범위는 제한됩니다
민법은 배상한 사용자가 피용자에게 그 돈을 돌려 달라고 청구(구상)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제756조 제3항). 그러나 대법원은 사업의 성격과 규모, 피용자의 업무 내용과 근로조건, 사고의 원인과 성격, 사고 예방이나 손실 분산을 위해 사용자가 얼마나 배려했는지 등을 따져 신의칙(신의성실의 원칙, 민법 제2조)상 상당한 한도에서만 청구할 수 있다고 봅니다(95다52611, 2009다59350). 진료 일정과 인력을 병원이 정하고 수익도 병원에 돌아가며 병원이 보험 등으로 위험을 나눌 수 있었다면, 의사 몫은 줄어드는 방향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다만 병원의 감독이 허술한 틈을 타 고의로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바로 그 감독 소홀을 이유로 자기 몫을 줄여 달라고 할 수 없습니다(2009다59350).
3. '사고 나면 의사가 전부 부담' 약정도 한계가 있습니다
근로계약서나 각서에 의사가 손해 전부를 부담한다고 적어 두었더라도, 대법원은 그런 각서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신의칙상 상당한 한도를 넘는 배상까지 청구할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95다52611).
4. 소송 중에는 같은 편에 서는 것이 유리합니다
내부 분담 문제를 소송 중에 앞세우면 병원과 의사의 진술이 엇갈려 방어 전체가 약해질 수 있습니다. 진료 경위 정리와 방어는 함께 하고, 분담은 판결이나 합의 뒤 따로 정하는 편이 일반적으로 낫습니다. 의사 개인이 가입한 배상책임보험이 있는지도 확인해 보세요.
상담 전 준비할 자료
- 봉직의 근로계약서, 급여 구조, 진료 배정 방식 자료
- 해당 진료의 기록 전체와 동의서
- 병원과 의사 각각의 배상책임보험·공제 증권
- 소장과 소장을 받은 날짜 기록
이 글은 설명을 위한 가상 상황을 바탕으로 일반적인 기준을 안내한 것으로, 특정 사건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근거 민법 제750조(불법행위), 제756조(사용자의 배상책임), 제2조(신의성실), 대법원 1996. 4. 9. 선고 95다52611 판결, 대법원 2009. 11. 26. 선고 2009다59350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