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실외배액관 삽입술 뒤 감염·패혈성 쇼크 사망 손해배상 — 대학병원 대리, 청구액 100% 방어(청구 기각 확정)
결과 청구 약 1억 8천만 원 전부 기각(청구금액 100% 방어, 판결 확정)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대학병원을 운영하는 학교법인입니다. 환자는 두통으로 이 병원에 왔고, 신경외과 의료진은 약 8일 뒤 뇌실외배액관(EVD, 뇌 안에 고인 뇌척수액을 몸 밖으로 빼내는 가는 관) 삽입술을 했습니다.
환자는 수술 뒤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약 10일 만에 배액관이 빠졌고, 의료진은 다음 날 배액관을 다시 넣는 수술을 했습니다. 의료진은 재수술 뒤 집중관리를 위해 중환자의학과와 협진하고 보호자 동의를 받아 환자를 중환자실로 옮겼습니다. 그러나 환자는 재수술 약 5일 뒤 폐렴과 그 악화로 인한 패혈성 쇼크(감염이 온몸으로 퍼져 혈압이 떨어지고 장기가 제 기능을 못 하는 상태)로 숨졌습니다.
환자의 배우자와 자녀 두 명은 병원 의료진의 과실로 환자가 사망했다며 병원 운영자인 의뢰인에게 합계 약 1억 8천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태신은 병원 측 소송대리인으로 이 사건을 맡았습니다.
쟁점
다툼의 핵심은 수술과 입원 치료 과정에 의료진의 과실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 과실이 사망과 이어지는지였습니다. 감염이 입원 중에 생겼다는 사실만으로 병원의 잘못을 추정할 수 있는지, 배액관이 빠진 경위와 그 뒤의 처치가 적절했는지가 특히 문제 되었습니다.
유족 측은 여러 갈래로 과실을 주장했습니다. 지침상 쓰지 말아야 할 예방 목적의 항생제를 불필요하게 투여해 폐렴이 생긴 뒤 치료가 어려워졌다는 점, 입원 전 없던 감염이 수술 뒤 생겼으니 병원의 잘못이 추정된다는 점, 배액관이 여러 차례 빠지도록 방치했고 감염 위험이 큰 처치실에서 배액관을 교체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또 폐렴 진단과 패혈증 치료가 늦었고, 산소 공급으로 회복되지 않았는데도 기관삽관을 미뤘으며, 항생제 부작용과 요양 방법에 관한 설명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손해로는 일실수입과 치료비·장례비, 환자 본인과 가족들의 위자료를 구했습니다.
태신의 조력
진료기록감정 회신으로 배액관 관리의 적절성을 밝히다
태신은 배액관이 빠진 것은 의료진이 고정하는 부분이 아니라 제품 자체의 연결 부분이 분리된 것이라는 점을 그림과 함께 설명했습니다. 분리를 알아차린 즉시 소독된 기구로 관을 막고 감염 위험에 맞춰 조치했으며, 재수술 뒤에는 집중관리를 위해 보호자 동의를 받아 중환자실로 옮겼다는 점도 간호기록과 입실동의서로 보여 주었습니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진료기록감정과 사실조회 회신이 이 조치를 적절하다고 본 점을 근거로 제시했고, 회신 내용을 달리 해석한 유족 측 주장도 회신 원문을 들어 반박했습니다.
감염 경로를 짚어 과실 추정 주장에 답하다
병원 감염의 상당수는 환자 자신이 지닌 세균에서 비롯되므로 감염이 생겼다는 사실만으로 과실을 추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배액관 삽입 뒤 며칠간의 혈액검사와 임상 소견에 감염 징후가 없었고, 뇌척수액 검사도 정상이어서 배액관과 관련된 감염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을 감정 회신으로 짚었습니다. 폐렴은 입 안 세균이 기도로 넘어가 생겼을 가능성이 높고 발생 시기도 특정하기 어렵다는 점, 적절히 처치하더라도 피할 수 없이 생길 수 있다는 감정의 답변도 제시했습니다.
항생제 투여의 의학적 근거를 제시하다
배액관을 유지하는 동안 예방적 항생제를 쓰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근거는 없다는 감정 회신을 들었습니다. 문제 된 항생제(반코마이신)는 배액관 예방 목적이 아니라 환자의 팔에 생긴 정맥염 치료를 위해 쓴 것이라는 점도 밝혔습니다.
설명의무 주장에 판례로 답하다
사망이 의료진의 처치와 무관한 폐렴 진행의 결과라면 위자료 대상이 되는 설명의무 위반은 문제 될 여지가 없다는 대법원 판례를 제시했습니다. 아울러 수술동의서와 중환자실 입실동의서로 수술 목적·합병증과 중환자실 치료 필요성을 설명하고 동의를 받았음을 보여 주었습니다.
사건의 결과
법원은 유족 측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도 유족 측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판결은 이후 확정되었습니다.
판결은 대한의사협회 사실조회 결과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진료기록감정 결과 등을 종합해, 항생제 오남용, 감염 발생, 배액관 관리, 처치실 교체로 인한 뇌염, 폐렴 진단·치료 지연, 기관삽관 지연에 관한 과실 주장을 모두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배액관 삽입 뒤 일정 기간 항생제를 쓰는 것은 권고되는 방법이고, 정맥염 소견이 있는 입원 환자에게 반코마이신을 쓰는 것도 의학적으로 받아들여진다고 보았습니다. 배액관 분리를 발견하고 결찰한 뒤 주치의 진찰을 받게 한 것은 상황에 맞는 조치였고, 뇌척수액 검사가 정상이어서 배액관 관련 감염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습니다. 사망 원인인 폐렴은 필요한 예방조치를 다해도 생길 수 있고, 산소포화도가 떨어졌을 때 산소 공급 방법을 바꾸고 양을 늘린 것도 일반적인 처치라고 보았습니다. 항생제 영향과 수술 후유증을 설명한 사실도 인정되어 설명의무와 요양방법지도 의무 위반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청구액 약 1억 8천만 원 전부를 방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