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관절경 수술·부위마취 뒤 팔 신경 마비 — 술기상 과실 인정, 항소심 2억 8천만 원 확정
결과 어깨 수술·마취 중 신경 손상 과실·설명의무 위반 인정 → 항소심 화해권고결정 2억 8천만 원 확정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50대 여성으로, 오른쪽 어깨가 자꾸 빠지고 아파 한 병원 정형외과를 찾았습니다. MRI 검사 뒤 어깨 관절 앞쪽이 찢어지고 관절을 싸는 막이 늘어났다는 진단을 받고, 다음 날 관절경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 전에는 마취과 의사가 상완신경총 차단술(목에서 겨드랑이를 지나 팔로 가는 신경다발 주변에 마취제를 주사하는 부위마취)을 먼저 하고 전신마취를 했습니다.
수술 뒤 의뢰인은 퇴원할 때까지 어깨 통증을 계속 호소했지만, 병원은 진통제와 물리치료만 했습니다. 퇴원 뒤 약 3개월 동안 외래에서 손가락 저림, 팔에 힘이 빠지는 증상까지 호소했는데도 경과 관찰과 도수치료만 이어졌습니다. 결국 다른 대학병원 신경검사에서 상완신경총 손상으로 요골신경과 액와신경이 다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손목과 손가락을 펴는 힘을 잃어 힘줄을 옮기는 수술까지 받았지만, 오른손 근력 저하와 근육 위축, 관절 굳음, 감각 소실이 영구적으로 남았습니다. 법원 신체감정에서 노동능력상실률은 65.5%로 평가됐습니다.
의뢰인은 수술한 정형외과 의사, 마취과 의사, 병원 운영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쟁점
첫째, 수술·마취 과정에서 신경을 다치게 한 과실이 있는지였습니다. 수술기록에는 팔을 당기는 추가 10kg으로 적혀 있었는데, 신경 손상을 막으려면 체중의 10분의 1 정도 이하로 당겨야 한다는 감정의 회신이 있었습니다.
둘째, 수술 뒤 신경 이상을 호소했는데도 검사를 하지 않은 처치상 과실이 있는지였습니다.
셋째, 상완신경총 차단술과 그 위험을 환자 본인에게 설명했는지였습니다.
의료진 측은 수술과 마취를 적절히 했고, 의뢰인이 수술 전부터 반복된 어깨 탈구로 신경이 불완전하게 손상된 상태였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추는 10kg이 아니라 10파운드(약 4.5kg)인데 간호사가 잘못 적었다고 했고, 의뢰인이 손목 마비를 호소한 적이 없으며, 마취 전 환자와 보호자에게 말로 설명하고 동의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의료진 측이 신청한 감정에서는 기왕증 기여도를 30%로 본 의견도 나왔습니다.
태신의 조력
수술 전 진료기록으로 '기왕증' 주장을 반박하다
의뢰인이 수술 전 다닌 의원들의 사실조회 회신을 분석해, 어깨 통증 진료는 있었지만 신경이 다쳤을 때 나타나는 팔 감각 이상·마비·부종은 기록된 적이 없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탈구로 생긴 신경 손상은 대개 몇 달 안에 회복되는데 의뢰인의 손상은 영구적이라는 점, 병원도 수술 전 신경검사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수술 전 신경 손상은 근거 없는 가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료기록감정을 근거로 술기상 과실을 짚다
원고 측 신청으로 이뤄진 진료기록감정에서 "수술 전 신경 손상 소견은 없고, 손상은 수술·마취 술기와 관련해 생긴 것이며 다른 원인이 끼어들었을 가능성은 없다"는 회신을 받았습니다. 수술기록의 10kg 기재를 잘못 적은 것으로 볼 증거가 없고 국내 임상에서 추 무게를 파운드로 적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과도한 견인을 지적했습니다. 초음파 없이 차단술을 한 점도 신경 손상 위험을 높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외래 경과기록으로 수술 후 처치의 문제를 드러내다
법원의 문서제출명령으로 병원이 낸 외래 경과기록에서 "엄지 손가락이 저리다", "팔에 힘이 없다", 손목 처짐 같은 기재를 찾아냈습니다. 병원이 신경 손상을 알 수 있었는데도 약 3개월 동안 추가 검사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보였습니다.
항소심에서 1심 판단을 지키다
피고들의 항소에 맞서, 의료진 측 감정의조차 기왕증은 '가능성'일 뿐이고 이를 확인할 객관적 검사 자료가 없다고 회신한 점을 들어 반박했습니다. 기왕증 기여도와 사고 전 장해는 다른 개념이라는 대법원 판례도 제시했습니다.
사건의 결과
1심 법원은 수술기록에 10kg 단위가 분명히 적혀 있다며 파운드를 잘못 적었다는 의료진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수술 전 신경 손상 가능성을 언급한 감정 의견도 객관적 검사 자료 없이 진료기록 기재만으로 낸 것이라며 그것만으로 다른 원인을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의료진이 상완신경총을 다치지 않게 할 주의의무를 게을리했고, 퇴원 뒤 외래 진료 기간에 추가 검사를 하지 않은 처치도 적절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수술동의서에 차단술 기재가 없고 설명이 환자 본인이 아닌 보호자에게만 이뤄졌다는 이유로 설명의무 위반도 인정했습니다.
피고들이 항소했고, 항소심 법원은 피고들이 공동하여 2억 8천만 원을 지급하고 의뢰인은 나머지 청구를 포기하는 화해권고결정을 했습니다. 이 결정은 그대로 확정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