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두통·구토 환자 뇌출혈 진단 지연 손해배상 — 병원 책임 30%로 제한, 청구액 약 64% 방어
결과 청구 약 2억 7,800만 원 중 약 9,900만 원 인정(병원 책임 30%, 청구액의 약 64% 방어), 상고 기각으로 확정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종합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입니다. 70대 환자가 가족과 저녁 식사를 하고 귀가한 뒤 밤늦게 갑자기 심한 두통과 구토 증상을 보여 약 40분 뒤 이 병원 응급실을 찾았습니다. 환자는 두통과 구토를 주로 호소하면서 전날부터 감기 기운이 있었고 10여 년 전부터 고혈압약을 먹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응급실 의료진은 감기와 급성 위장염을 의심해 진통제·위장약·혈압약을 처방했고, 환자가 먹는 혈압약까지 토해내자 주사로 혈압약을 투여했습니다. 이후 혈압은 다소 내려갔고 두통은 약해졌으나 계속되었으며, 의료진은 심전도와 흉부 엑스레이 검사를 한 뒤 새벽 1시 30분 무렵 환자를 일반 병실에 입원시켰습니다.
입원 뒤 새벽 2시 무렵 환자가 다시 소량 구토를 했고, 새벽 3시에도 혈압은 정상 범위보다 높았습니다. 새벽 6시 간호사가 혈압을 재며 깨웠으나 환자가 잠시 눈을 떴다 감으며 반응이 없자 당직의에게 알렸고, 머리 CT 검사에서 뇌출혈이 확인되어 뇌압을 낮추는 약을 투여한 뒤 대학병원으로 옮겼습니다. 환자는 대학병원에서 뇌동맥류(뇌혈관 벽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른 것) 파열에 따른 지주막하 출혈(뇌를 싸고 있는 막 아래 출혈) 진단을 받고, 전원 이틀 뒤 혈관 안으로 코일을 넣어 동맥류를 막는 시술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뇌 신경 손상으로 기억력·판단력 등 뇌 기능이 떨어지는 후유장애가 남았습니다.
환자는 병원을 상대로 약 2억 7,800만 원을 청구했습니다. 1심은 병원 의료진의 진단·치료상 과실을 인정하되 책임을 30%로 제한해 약 9,4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고, 병원과 환자 모두 항소했습니다. 태신은 항소심과 상고심에서 병원을 대리했습니다.
쟁점
항소심의 쟁점은 응급실 의료진이 처음부터 뇌출혈을 의심해 CT 검사를 했어야 했는지(진단상 과실), 입원 뒤 경과 관찰 과정에 잘못이 있었는지, 진단이 늦어진 것과 환자의 후유장애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그리고 병원 책임을 어느 정도로 볼지였습니다.
환자 측은 갑작스러운 두통·구토와 높은 혈압으로 보아 응급실 단계에서 뇌출혈을 의심하고 검사했어야 하며, 혈압약을 투여해도 혈압이 정상으로 내려오지 않았는데 추가 검사 없이 시간을 보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1심의 책임 비율 30%는 낮다며 50%는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항소심에서 약 6,500만 원을 더 청구했습니다.
태신의 조력
응급실 진단이 의학적으로 합리적이었음을 설명하다
태신은 환자가 내원 전날부터 감기 기운을 호소했고 내원 몇 시간 전 식사를 한 점, 두통과 구토는 감기나 급성 위장염에서도 흔한 증상인 점, 내원 당시 마비나 언어장애 같은 신경학적 이상 없이 의식이 또렷했던 점, 고혈압이 있던 환자는 두통과 구토만으로도 혈압이 높게 측정될 수 있는 점을 들어 응급실 진단이 적절했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 진료기록감정 결과 가운데 환자에 따라 초기에는 뇌출혈과 감기·위장염을 구별하기 어렵다는 부분도 짚었습니다. 담당의가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CT 검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하며 입원을 권한 점도 밝혔습니다.
입원 뒤 관찰 경위를 기록으로 정리하다
진료기록과 간호기록을 정리해, 의사가 시간 간격을 정해 활력징후를 측정하도록 지시했고 간호사가 새벽 1시 30분·3시·6시에 혈압 등을 측정했으며, 의식 저하가 발견되자 곧바로 CT 검사와 응급 처치, 상급병원 전원이 이루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수술 시기와 예후에 관한 의학 문헌으로 인과관계를 다투다
뇌동맥류 파열에 따른 지주막하 출혈은 출혈 뒤 언제 수술하느냐에 따라 예후에 큰 차이가 없다는 해외 의학 논문과, 적절한 수술 시점에 논란이 있다고 본 대법원 판례를 제출했습니다. 항소심 사실조회에서 대학병원이 회신한 내용, 즉 심한 뇌압 상승이 없으면 응급수술을 미룰 수 있는 질환이라는 점과 환자가 전원 이틀 뒤 시술을 받은 뒤 재출혈이 없었던 점을 들어 진단 지연과 후유장애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사건의 결과
항소심 법원은 응급실 의료진이 환자의 증상을 감기·급성 위장염 의증으로 보고 처치한 것은 의사의 재량 범위 안의 합리적 선택이라며 응급실 진단상 과실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입원 뒤 환자가 다시 구토하고 혈압이 계속 높았던 새벽 2~3시 무렵에는 뇌출혈 가능성을 의심해 CT 검사 등을 했어야 하는데 새벽 6시까지 별다른 처치를 하지 않았다는 경과 관찰상의 과실과, 그 과실과 후유장애 사이의 인과관계는 인정했습니다.
책임 비율은 환자가 응급실 내원 때는 의식이 양호했으나 짧은 시간에 급격히 악화된 점, 의료진이 혈압약을 투여하는 등 조치를 했고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새벽 1시가 넘어 입원해 취침 시간과 겹친 점, 뇌동맥류 치료 자체에도 위험이 따르는 점 등을 들어 1심과 같이 30%로 정했습니다. 위자료는 1,000만 원으로 올려, 1심 인용액에 500만 원을 더한 약 9,900만 원(지연손해금 별도)을 인정하고, 환자의 나머지 항소와 병원의 항소는 기각했습니다. 소송비용은 3분의 1을 환자가, 나머지를 병원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병원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했고,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최초 청구 약 2억 7,800만 원 기준으로 약 64%를 방어한 결과입니다.
청구 약 2억 7,800만 원 중 약 9,900만 원 인정(병원 책임 30%, 청구액의 약 64% 방어), 상고 기각으로 확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