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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동맥류 코일색전술 뒤 뇌출혈로 사망 — 환자 본인이 아닌 자녀에게만 받은 동의, 설명의무 위반 인정

결과 자녀에게만 받은 동의, 설명의무 위반 인정(시술상 과실은 불인정) → 위자료 배상 판결 확정

사건의 개요

의뢰인들은 50대 후반에 세상을 떠난 여성 환자의 배우자와 두 자녀입니다. 환자는 갑자기 기억이 끊기는 증상으로 다른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가 뇌 MRI와 혈관조영 검사에서 터지지 않은 뇌동맥류(뇌혈관 벽 일부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것)가 두 곳 발견됐고, 입원 병실이 부족해 상대방 대학병원으로 옮겼습니다. 이 병원 검사에서 양쪽 앞쪽 뇌혈관이 만나는 전교통동맥에 약 6mm 크기의, 작은 꽈리(bleb)가 붙은 목이 넓은 동맥류가 확인됐습니다.

환자는 약 일주일 동안 혈전 예방약을 먹은 뒤 다시 입원해 코일색전술(사타구니 혈관으로 가는 관을 넣어 동맥류 안을 백금 코일로 채워 막는 시술)을 받았습니다. 의료진은 미세도관을 오른쪽 혈관으로 넣으려다 실패해 계획을 바꿨고, 스텐트 위치를 잡는 데도 한 차례 실패해 다른 스텐트를 설치했으며, 첫 코일을 넣었다가 커서 빼낸 뒤 코일 8개를 넣고 시술을 마쳤습니다.

환자는 중환자실로 옮겨진 직후부터 피가 섞인 구토를 했고, 오후에는 의식이 흐려졌습니다. 뇌 CT에서 지주막하출혈(뇌를 싸고 있는 막 아래의 출혈)과 뇌내출혈이 확인돼 응급 혈관조영술과 뇌압을 낮추는 시술을 받았지만, 시술 약 3주 뒤 중증 뇌부종으로 숨졌습니다. 태신은 유족을 대리해 병원을 운영하는 학교법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쟁점

첫째는 의료진이 시술 중 미숙한 조작으로 동맥류나 혈관을 터뜨렸는지(시술상 과실)였습니다. 둘째는 의료진이 환자 본인에게 시술의 필요성과 위험, 다른 치료 방법, 치료하지 않을 때의 경과를 설명하고 스스로 선택하게 했는지(설명의무)였습니다.

병원 측은 첫 혈관조영술 때 자녀를 시술실 안으로 불러 영상을 보여주며 동맥류의 증상과 예후, 치료 방법을 설명했고, 시술을 위해 입원한 날 다시 수술 방법과 부작용을 설명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수술기록지에도 수술 전 환자와 보호자에게 합병증과 예후를 충분히 설명한 뒤 특별수술동의서를 받았다는 기재가 있었습니다.

태신의 조력

시술 기록을 단계별로 분석해 미숙함을 짚다

수술기록지를 바탕으로 시술 과정을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미세도관 진입 실패와 접근 방법 변경, 스텐트 위치 설정 실패와 재설치, 크기가 맞지 않은 첫 코일의 제거, 동맥류 크기에 비해 많은 코일 수, 응급 재시술에서의 코일 삽입 실패까지, 시술 전 혈관 영상을 꼼꼼히 분석했다면 피할 수 있었던 시행착오가 거듭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감정·사실조회 회신에서 유리한 내용을 끌어내다

법원의 진료기록감정과 사실조회 회신 가운데 출혈이 시술한 동맥류 부위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는 점, 시술 외에 다른 파열 원인은 찾기 어렵다는 점, 불가항력적 합병증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을 원용했습니다. 앞서 거친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감정에서 술기상 문제를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온 자료도 제출했습니다. 시술 영상에 조영제가 새어 나온 흔적이 없다는 반론에는, 사실조회 회신도 이런 경우 누출이 「대부분」 보인다고 했을 뿐 반드시 보이는 것은 아니고 몇 시간 뒤 응급 혈관조영술에서도 누출이 보이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맞섰습니다.

시술을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는 점을 들어 설명의무를 묻다

터지지 않은 동맥류의 자연 파열률은 연 1~2% 수준이고 이 크기라면 더 낮게 보고되는 반면, 시술 자체로 동맥류가 터질 위험이 0~2%라는 의학 자료를 제시했습니다. 처음의 기억 상실 증상도 동맥류와 직접 관련이 분명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환자가 위험을 비교해 시술 여부와 시기를 고를 수 있도록 설명했어야 하는데 그런 기록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손해를 항목별로 다시 산정하다

청구취지를 바꿔 환자의 일실수입(살아 있었다면 벌었을 수입), 치료비, 장례비, 환자와 유족의 위자료를 항목별로 계산해 청구했습니다.

사건의 결과

법원은 시술상 과실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시술 중 조작 잘못을 보여주는 직접 증거가 없고, 경험 많은 시술자도 예측하기 어려운 원인으로 혈관이 터질 수 있으며, 시술 영상에서 조영제 누출이 보이지 않아 출혈의 시점과 원인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였습니다. 동맥류의 위치와 크기, 모양에 비추어 코일색전술을 하기로 한 결정 자체도 적절했다고 보았습니다.

반면 설명의무 위반은 인정했습니다. 판단 능력이 있는 성인 환자라면 설명은 환자 본인에게 해야 하는데, 첫 설명은 자녀에게 한 것이었고 환자에게 설명할 수 없는 응급 상황이었다는 증거가 없었습니다. 수술동의서에도 환자가 아닌 자녀가 서명했고, 설명이 환자에게 해로울 수 있다는 대리 사유를 뒷받침할 자료도 없었습니다. 법원은 이로써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침해됐다며 환자 본인의 위자료로 합계 약 2,000만 원을 유족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 판결은 1심에서 확정됐습니다.

환자 본인이 아닌 자녀에게만 받은 동의, 설명의무 위반 인정

판결문·결정문 마스킹 사본코일색전술 뒤 사망설명의무 위반1심 판결 확정
환자 측수술 후 합병증·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