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관절경 수술 뒤 근육 파열을 놓쳐 영구 장해 — 책임 제한 없이 약 1억 2,700만 원 인정
결과 힘줄 과다 제거·진단 지연 과실, 설명의무 위반 인정 → 1심 약 1억 2,700만 원 판결(책임 제한 없음)
사건의 개요
40대 남성인 의뢰인은 오른쪽 어깨에 갑자기 심한 통증이 생겨 한 병원 정형외과를 찾았습니다. 의사는 석회화 건염(어깨 힘줄에 석회가 쌓여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병)과 회전근개 증후군으로 진단했고, 의뢰인은 다음 날 곧바로 관절경 수술을 받았습니다. 견봉(어깨 꼭대기 뼈) 아래 공간을 넓히고 힘줄 속 석회를 긁어내는 수술이었고, 마취는 전신마취와 함께 팔로 가는 신경다발을 마취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수술 뒤 의뢰인은 6일째와 약 4주째에 같은 병원에서 MRI를 찍었습니다. 의사는 두 번째 MRI를 보고도 근육에 이상이 없다며 한 달간 경과를 지켜보자고 했고, 수술 약 8주 뒤 팔을 앞으로 들 때 힘이 덜 들어간다고 호소했을 때도 별다른 검사 없이 3개월 뒤 엑스레이를 찍기로만 했습니다. 수술 약 5개월 뒤에야 같은 병원의 다른 의사가 어깨 근육이 위축된 것을 보고 근전도 검사를 처방했습니다.
이후 대학병원 검사에서 극하근(어깨 뒤쪽에서 팔을 바깥으로 돌리는 근육)의 힘줄 이행 부위가 완전히 끊어지고 근육이 위축·지방 변성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의뢰인에게는 오른팔 근력 저하와 상완신경총(목에서 팔로 내려가는 신경다발) 불완전 손상이 남았고, 신체감정에서 노동능력을 영구적으로 19.5% 잃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쟁점
다툼은 크게 네 가지였습니다. 먼저 보존적 치료(약물·물리치료 등)를 해 보지 않고 곧바로 수술을 결정한 것이 잘못인지, 수술이나 마취 과정에서 근육과 신경을 손상시켰는지, 수술 뒤 MRI에 나타난 근육 파열을 제때 진단하지 못한 과실이 있는지, 수술 전에 다른 치료 방법과 합병증을 제대로 설명했는지입니다.
병원 측은 의뢰인이 여러 해 전부터 석회화 건염이 있었고 통증이 심해 수술이 합리적이었다고 했습니다. 근육 파열은 주의를 다해도 생길 수 있는 합병증이거나 힘줄 퇴행 탓이고, 수술 직후 증상은 마취약 영향일 가능성이 높으며, 파열을 일찍 진단했더라도 예후에 큰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장해율 19.5%도 지나치게 높게 매겨졌다고 다퉜습니다.
태신의 조력
감정 결과로 수술 전후 상태를 비교하다
태신은 영상의학과·정형외과·마취통증의학과 진료기록감정 결과를 근거로, 수술 전 MRI에는 회전근개 파열이나 신경 이상이 없었고 수술 뒤 두 차례 MRI에는 이미 극하근 완전 파열 등이 보였는데도 병원이 이를 판독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수술 뒤 판독이 잘못됐다면 손상을 일찍 발견해 처치하지 못한 것이 심한 후유증을 낳았다고 볼 수 있다는 감정 의견도 제시했습니다.
진단 시기가 예후를 가른다는 점을 강조하다
병원은 일찍 진단했더라도 결과가 같았을 것이라고 했지만, 태신은 신경 회복은 손상 정도에 따라 다르고 추가 MRI·근전도 검사와 치료가 제때 이루어져야 운동 기능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학 자료를 제시했습니다. 의뢰인이 수술 직후부터 통증과 저림, 운동 제한을 거듭 호소했는데도 병원이 이를 수술 부위 통증으로만 보고 진통제 외에 신경학적 평가를 하지 않았다는 점도 진료 경과에 따라 정리했습니다.
퇴행성 변화·불가피한 합병증 주장에 반박하다
의뢰인이 수술 전에는 통증 외에 운동 제한이나 감각 이상이 없었고, 신체감정에서도 현재 장해와 관련된 기왕증(원래 있던 병)이 없다는 회신이 나왔다는 점을 들어 병원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다른 대학병원 의사가 수술 직후 파열된 힘줄을 이었다면 예후가 매우 좋았을 것이라고 본 소견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장해율과 설명의무를 함께 다투다
신경 손상은 재활의학과, 근육 파열은 정형외과에서 감정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 두 과목 신체감정을 진행했고, 정형외과가 장해율을 매기지 않았다는 이유로 재활의학과 평가를 깎으려는 주장에 맞섰습니다. 수술동의서의 '다른 치료 방법' 칸이 비어 있었다는 점도 짚었습니다.
사건의 결과
법원은 집도의가 석회를 제거하면서 힘줄을 지나치게 제거해 극하근 일부 파열을 일으켰고, 수술 약 4주 뒤 MRI에 극하근의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는데도 이를 진단하지 못해 신경 손상을 일으키고 악화시켰다고 판단했습니다. 병원 영상 판독 소견서에 근육 파열이 적혀 있지 않았더라도, 주치의는 판독 소견만 참고할 것이 아니라 증상과 검사 결과를 살펴 스스로 진단해야 한다는 이유였습니다. 반면 곧바로 수술을 결정한 점과 관절경 삽입구를 만들다 손상시켰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고, 마취의에게도 과실이 없다며 그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설명의무 위반은 인정됐습니다. 수술동의서의 '다른 치료 방법' 칸이 비어 있었고, 집도의가 보존적 치료라는 선택지를 설명했다고 볼 근거도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법원은 약 1억 2,700만 원을 책임 제한 없이 인정했고, 집도의와 병원 운영자 2명, 의료배상공제조합이 공동으로 이 돈을 지급하라는 1심 판결이 선고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