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손가락 끝마디 골절 치료 후 불유합 손해배상 — 1·2심 모두 청구 기각, 대학병원 방어
결과 1심 청구 기각 → 항소심 항소 기각, 청구금액의 100% 방어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대학병원을 운영하는 학교법인입니다. 환자는 집에서 공기청정기를 옮기다 떨어뜨려 오른손 둘째 손가락 끝을 다쳤고, 피가 나고 아프다며 이 병원 응급실을 찾았습니다.
응급실 의사는 손가락 끝마디 등 쪽에 약 2cm 크기의 상처가 있고, 영상 검사에서 손가락 끝마디 뼈(원위지골)의 맨 끝부분이 부서지면서 피부 밖으로 열린 골절(개방성 소방골절)이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의사는 상처를 생리식염수 10,000cc로 씻어 내고 봉합했습니다. 그리고 개방성 골절은 응급처치 뒤 감염에 주의해야 하고 골절 부위를 더 지켜봐야 하므로 집에서도 감염에 특히 조심하라고 안내했고, 상처 소독과 손 전문 정형외과 진료 예약까지 마친 뒤 환자를 퇴원시켰습니다.
환자는 그 뒤 이 병원의 예약 진료 대신 사흘 뒤 집 근처 정형외과 의원에서 손가락 끝마디 골절과 불유합(부러진 뼈가 제대로 붙지 않은 상태) 진단을 받았고, 약 4개월 뒤 이 병원을 다시 찾아 봉합했던 부위가 아프다고 호소했습니다. 환자는 병원을 상대로 치료비와 앞으로의 치료비, 위자료 등 약 276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쟁점
다툼의 핵심은 응급실 의료진이 손가락 끝마디 개방성 골절에 대해 상처를 씻고 봉합하는 처치만 한 것이 잘못된 치료였는지, 그리고 환자에게 남은 불유합과 통증이 그 치료 때문인지였습니다.
환자는 의료진이 골절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부서진 뼈 조각을 제거하거나 뼈에 붙도록 고정하는 조치를 하지 않고 단순한 상처 치료만 했기 때문에 뼈가 붙지 않고 통증이 남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병원이 이전 진료비와 다른 의원 진료비, 앞으로의 치료비, 위자료를 모두 배상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태신의 조력
진료기록으로 응급실 처치 과정을 정리하다
태신은 외래기록지와 간호기록지를 근거로 응급실 의료진이 무엇을 했는지 정리했습니다. 기록에는 봉합 뒤 외래에서 경과를 보기로 한 계획,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는 설명, 손을 높이 들고 얼음찜질을 하라는 교육, 인대·혈관·신경 손상이 함께 있을 수 있다는 설명, 퇴원약 설명과 외래 방문 교육이 적혀 있었습니다. 태신은 개방성 골절이어서 정형외과 진료를 연결했고, 골절의 모양과 범위, 수술이 필요한지를 판단하려고 CT 촬영까지 했다는 점도 짚었습니다.
환자가 약 4개월 뒤 다시 왔을 때의 경과도 정리했습니다. 의료진은 일반 X-ray 검사를 한 뒤 뼈가 늦게 붙거나 붙지 않을 가능성을 설명하고 증상 변화를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태신은 응급실 이후 이 병원에서 경과를 지켜본 기간이 없었던 만큼 지금의 불편을 처음 응급실 치료 탓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병원 내부 기준과 의학 교과서로 처치의 적절성을 밝히다
태신은 이 병원이 손가락 상처를 씻을 때 상처의 깊이에 따라 500cc, 3,000cc, 개방성 골절이면 10,000cc를 쓰는 기준을 두고 있고, 환자에게도 이 기준대로 10,000cc 세척을 했다는 점을 제시했습니다. 국내 정형외과 교과서를 들어 손가락 끝의 부서진 골절은 수술로 고정할 필요가 거의 없다는 점을, 해외 정형외과 교과서를 들어 손가락 끝마디 골절 뒤에는 몇 달 동안 통증과 감각 이상이 흔히 남는다는 점을 설명했습니다.
추적 관찰 경위와 전문기관 감정 결과를 제시하다
태신은 응급실에서 추가 관찰의 필요성을 안내하고 정형외과 진료 예약까지 마쳤지만, 그 뒤 약 4개월 동안 이 병원에서 경과를 지켜볼 기회가 없었다는 점을 설명했습니다. 또 같은 일로 담당 의사에 대한 형사 고소가 있었으나 혐의없음 처분이 나온 불기소이유통지서를 증거로 냈습니다. 여기에는 수사기관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맡긴 감정 결과가 담겨 있었는데, 의료진의 처치는 정상적인 처치였고 남은 통증은 이런 골절을 치료한 뒤에도 남을 수 있는 후유증으로 보인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항소심에서도 같은 근거로 1심 판단이 옳다고 답변했습니다.
사건의 결과
1심 법원은 형사 고소 사건에서 업무상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이 내려진 점 등을 고려할 때 환자가 낸 증거만으로는 병원 측 과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환자가 항소했지만 항소심 법원도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항소심은 응급실 의사가 상처를 씻고 봉합한 뒤 수술적 치료의 가능성과 추가 관찰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정형외과 진료 예약까지 했으며, 그 뒤 4개월 넘게 재내원이 없어 추적 관찰이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보았습니다. 또 이런 골절은 따로 고정술을 하지 않고 경과를 지켜보는 경우가 많고, 통증도 뼈 조각을 제거하지 않아 생겼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감정 결과를 들어 의료진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환자가 청구한 약 276만 원은 1·2심 모두 전부 기각되었고, 소송비용도 환자가 부담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