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디스크 재수술 직후 족하수, 뇌척수액 누출·감염까지 — 1억 3,500만 원 화해권고결정
결과 디스크 재수술 뒤 족하수·뇌척수액 누출 → 1억 3,500만 원 화해권고결정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40대 남성 직장인입니다. 몇 년 전 한 척추 병원에서 허리 디스크(추간판탈출증) 수술을 받은 뒤 치료가 필요할 만한 증상 없이 지내 왔습니다. 그러다 무거운 물건을 든 뒤 오른쪽 다리 뒤쪽과 발바닥으로 심한 통증과 저림이 생겨 같은 병원에 다시 입원했습니다. 약물·물리치료로 통증이 다소 가라앉아 병원 복도를 걸으며 운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요추 5번과 천추 1번 사이 디스크를 현미경을 보며 떼어내는 수술(현미경하 추간판제거술)을 받았습니다.
마취에서 깨어나자 오른쪽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발목을 위로 젖히는 힘은 거의 없는 0~1등급으로 떨어져, 발끝이 아래로 처지는 족하수(발목을 들지 못해 발을 끌며 걷게 되는 증상)가 나타났습니다. 수술 중에는 척추 신경을 감싸는 막인 경막이 찢어져 뇌척수액이 새어 나왔습니다.
수술 11일째부터 수술 부위로 뇌척수액이 새어 나오고 고열이 이어졌습니다. 결국 상급종합병원으로 옮겨 수술 부위 골수염과 뇌수막염 등 감염 진단을 받았고, 재봉합 수술과 두 달 넘는 입원 항생제 치료를 받았습니다. 족하수는 나아지지 않아 영구 장해가 남았습니다.
쟁점
다툼의 핵심은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 수술 중 신경을 지나치게 당기거나 기구를 잘못 다뤄 요추 5번 신경을 손상시켰는지. 둘째, 경막을 부주의하게 찢고 불완전하게 봉합해 뇌척수액 누출과 감염으로 이어지게 했는지. 셋째, 재수술에 따르는 신경 손상·감염 위험과 그 예후를 수술 전에 제대로 설명했는지였습니다.
병원 측은 의뢰인의 장애가 수술 전부터 있던 병 때문이거나, 의사가 주의를 다해도 생길 수 있는 불가피한 합병증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수술동의서를 내며 설명의무도 다했다고 맞섰습니다.
태신의 조력
수술 전후 기록으로 '수술 직후 생긴 마비'임을 보여 주다
간호기록에서 의뢰인이 수술 직전까지 복도를 걸으며 운동했고 마비 증상이 없었다는 점, 마취에서 깬 직후 근력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점을 찾아 제시했습니다. 입원 당시 MRI에서는 다리 통증의 원인인 천추 1번 신경 압박만 보였고 족하수를 일으키는 요추 5번 신경 압박은 없었다는 점, 이후 근전도 검사에서 요추 5번 신경 손상이 확인됐다는 점도 짚었습니다.
수술기록에서 경막 손상의 경위를 찾아내다
수술기록에는 디스크를 떼어내기도 전, 근육 사이를 견인기로 벌려 시야를 확보하던 단계에서 경막이 찢어졌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유착 조직을 떼어내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생긴 손상이 아니라 접근 단계의 부주의라는 점, 수술을 마치며 다시 여러 차례 봉합한 기록으로 보아 손상이 작지 않았다는 점, 수술 11일째 다시 누출된 것은 봉합이 불완전했다는 뜻이라는 점을 주장했습니다.
감정 결과와 문헌·판례로 다른 원인을 배제하다
법원 진료기록 감정과 보완감정에서 수술 전에는 의미 있는 족하수가 없었을 가능성이 높고, 수술 직후 근력이 0~1등급으로 떨어졌다면 신경에 물리적 손상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으며, 수술 다음 날 MRI에서 신경을 누르는 출혈 등은 보이지 않았다는 의견이 나오자, 이를 하나하나 인용해 다른 원인이 없다는 점을 정리했습니다. 유착이 심한 재수술일수록 더 신중하게 수술해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들었습니다. 감정의가 과실 여부를 직접 단정하지는 않았지만, 이런 사정이면 수술 직후 생긴 마비를 과실에 따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와 경막 손상에 관한 의학 문헌을 제시했습니다. 수술 전 합병증을 설명한 상세한 기록이 없다는 감정 의견을 근거로 설명의무 위반도 다퉜습니다. 병원 측이 낸 수술동의서에 대해서는 수술 전 간호사가 서명만 받은 것일 뿐, 수술한 의사에게서 신경 손상과 영구 장해 가능성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손해를 꼼꼼히 산정하고 법원 판단을 요청하다
신체감정에서 나온 노동능력상실률을 반영해 일실수입, 가족 간병비, 앞으로의 치료비와 발목보조기 비용을 산정했습니다. 조정에서 양측 금액 차이가 커 합의가 되지 않자, 그동안 병원이 부담해 온 치료비를 합의금에서 빼는 방식에 반대하며 법원이 판결이나 화해권고결정으로 정리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사건의 결과
법원은 화해권고결정(법원이 양측 사정을 살펴 정한 화해안을 결정으로 내리는 것)을 내렸습니다. 병원을 운영하는 원장이 정해진 날까지 의뢰인에게 1억 3,500만 원을 지급하는 내용입니다. 의뢰인의 진료비 채무를 포함해 그 밖에는 서로 재산상 권리·의무가 없음을 확인했고, 의뢰인은 나머지 청구를 포기하며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