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지침보다 검사가 늦었다며 소송이 들어왔습니다 — 지침은 ‘권고’일 뿐이라고 다툴 수 있나요?
Q. 종합병원 내과 과장입니다. 입원 환자의 상태 변화를 확인하는 검사를 학회 진료지침이 권하는 시점보다 몇 시간 늦게 했는데, 환자가 사망하자 유족이 검사가 늦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저희는 환자 상태를 지켜보며 판단했고 진료지침은 권고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대법원이 진료지침과 관련해 의료진 과실을 인정했다는 기사를 봤는데, 저희 사건에도 영향이 있을까요?
설명을 위한 가상 상황입니다.
2026년 9월 대법원은 진료지침이 권고사항이라는 이유만으로 의사의 과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보고, 과실을 부정했던 항소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보도). 그래서 “지침은 권고일 뿐”이라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 환자에게 지침과 다르게 판단한 의학적 이유가 무엇이었는지를 당시 진료기록과 감정으로 보여 줘야 합니다.
1. 2026년 9월 대법원 판결(보도)의 요지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입원 중 고농도 산소 치료를 받던 고령 환자에 관한 것입니다. 진료지침은 산소 치료를 시작하고 30~60분 뒤 동맥혈가스검사(혈액 속 산소·이산화탄소를 재는 검사)를 하도록 권하는데, 실제 검사는 약 12시간 뒤에 이뤄졌고 환자는 숨졌습니다. 항소심은 지침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기준이 아니고 검사 시점은 의사의 판단에 달렸다며 과실을 부정했습니다. 대법원은 지침 내용, 감정 의견, 장시간 검사가 없었던 경위를 함께 보면 과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2. 진료지침은 ‘의료수준’을 보여 주는 자료입니다
법원은 의사의 주의의무(진료할 때 지켜야 할 주의의 정도)를 진료 당시 임상에서 실천되는 의료수준으로 판단하고, 그 수준은 규범적으로 요구되는 수준이어서 해당 의사나 병원의 구체적 사정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진료지침은 그 수준을 보여 주는 중요한 자료여서, 법원은 지침 내용을 과실 판단에 함께 고려합니다. 반대로 지침과 다르게 했다고 곧바로 과실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환자의 개별 사정에 비추어 다른 판단이 합리적이었다면 그 점을 다툴 수 있습니다.
3. 병원이 다퉈야 할 지점
- 그 환자가 지침이 전제한 상황에 해당했는지(진단·중증도·동반 질환)
- 지침과 다르게 한 이유가 그 시점의 기록(경과기록·간호기록·지시 내용)에 남아 있는지
- 과실이 있더라도 결과와 이어지는지(인과관계)
인과관계는 환자 측이 과실과 손해 발생의 개연성을 증명하면 추정되고, 병원이 손해가 그 과실로 인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해야 뒤집힙니다. 이번 판결에서도 고령과 기저질환만으로는 추정이 깨지지 않았습니다. 구체적인 다툼 방법은 인과관계 추정에 대한 병원 측 대응 칼럼에 정리했습니다.
4. 2027년 개정법도 진료지침을 기준으로 씁니다
2027년 5월 27일 시행 예정인 개정 의료분쟁조정법은 환자가 사망하거나 중대한 신체 손상을 입은 경우 “의학적 진료지침 또는 통상적으로 수용되는 진료에서 현저히 벗어난 의료행위”를 중대한 과실의 한 유형으로 정했습니다. 시행 전이고 세부 해석은 하위법령과 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지침을 벗어난 이유를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 더 중요해집니다.
상담 전 준비할 자료
- 진료 당시 적용되던 진료지침의 판(발간 연도)과 해당 부분
- 시간대별 활력징후·간호기록·의사 지시 기록
- 지침과 다르게 판단한 이유가 적힌 경과기록
- 소장, 진료기록 감정 결과(나왔다면)
이 글은 설명을 위한 가상 상황을 바탕으로 일반적인 기준을 안내한 것으로,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결론은 개별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개정 의료분쟁조정법은 2027년 5월 27일 시행 예정이며, 세부 기준은 하위법령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민법 제750조, 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다3822 판결, 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2다219427 판결, 대법원 2026년 9월 판결(보도),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2027. 5. 27. 시행 예정) 제2조의2 제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