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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CAL LAW · 변호사칼럼
의료사고를 보는
법률의 시선.

의료사고 손해배상의 쟁점과 판례를 변호사가 정리했습니다.

요양병원과 요양원, 사고가 나면 책임은 어떻게 다른가 — 낙상·욕창·흡인

부모님을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모신 가족에게 가장 두려운 전화는 "어르신이 넘어지셨다"는 연락입니다. 낙상, 욕창, 식사 중 질식은 고령 환자에게 흔하지만 결과는 골절이나 사망처럼 무겁습니다. 그런데 요양병원과 요양원은 이름이 비슷해도 법적으로는 전혀 다른 기관이어서, 책임을 따지는 방식도 달라집니다.

이름은 비슷해도 법은 다르다

요양병원은 의료법상 의료기관(병원급)으로, 의사와 간호사가 환자를 진료합니다. 요양원은 노인복지법에 따른 노인요양시설로, 장기요양등급을 받은 어르신이 입소해 요양보호사의 돌봄을 받는 곳입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요양병원 사고는 진료 과정의 과실을 중심으로, 요양원 사고는 입소계약에 따라 어르신을 안전하게 보호할 의무를 다했는지와 요양보호사의 과실을 중심으로 따지게 됩니다.

분쟁 창구와 배상 재원도 다르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조정은 의료법상 의료기관, 약국, 보건소 같은 보건의료기관에서 생긴 의료사고를 다룹니다. 그래서 요양병원 사고는 조정을 신청할 수 있지만, 노인복지법상 시설인 요양원의 돌봄 사고는 조정 대상으로 보기 어려워 시설·보험사와의 협의나 민사소송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회복지사업법 제34조의3은 시설 운영자가 화재와 안전사고에 대비한 배상책임보험이나 공제에 가입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사고가 나면 시설의 보험 가입 여부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낙상: 위험을 알았는가, 막을 조치를 했는가

법원은 시설이 그 어르신의 낙상 위험을 알고 있었는지(이전 낙상, 치매, 어지럼을 일으킬 수 있는 약 등), 알았다면 침대 난간, 이동 시 동행, 관찰 강화 같은 조치를 했는지를 봅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치매와 파킨슨병이 있고 이전에도 넘어진 기록이 있는 요양병원 환자를 휠체어에 혼자 앉혀 두었다가 낙상한 사건에서 안전조치가 부족했다고 인정했습니다. 다만 사고 뒤 CT를 찍지 않은 점 등은 사망과 연결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아, 인정 금액은 위자료 수준에 그쳤습니다. 사고 이후 대응의 잘못을 다투려면 그것이 결과와 이어진다는 의학적 근거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요양병원은 넘어짐을 막겠다고 환자를 함부로 묶을 수도 없습니다. 의료법 시행규칙 제39조의7과 별표 7은 신체보호대를 쓰려면 의사가 사유와 방법을 적어 처방하고, 환자나 보호자에게 설명해 동의를 받고, 사용 중 상태를 주기적으로 관찰·기록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욕창: 기록이 말해 준다

욕창은 한 자세로 오래 누워 있어 피부와 살이 눌려 상하는 것입니다. 정기적인 자세 바꾸기, 피부 관찰, 영양 관리가 기본입니다. 분쟁에서는 자세 변경표가 실제와 맞는지, 매일 같은 문구만 반복되어 있지 않은지가 쟁점이 됩니다. 요양병원 판례를 분석한 실무 자료에서도 기록이 부실하면 병원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입원계약서의 면책 조항으로 과실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이 지적됩니다.

식사 중 질식: 식사 돌봄도 의무다

인천지방법원은 2026년, 치아가 적고 급하게 먹는 습관이 있어 돌봄 계획에 '음식을 잘게 잘라 제공'이 적혀 있던 어르신에게 요양보호사가 자르지 않은 음식을 주고 자리를 비워, 어르신이 음식이 기도에 걸려 심정지 후 흡인성 폐렴(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 생긴 폐렴)으로 숨진 사건에서 업무상과실치사 유죄로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형사판결이지만 시설의 민사책임을 따질 때도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가족이 바로 할 일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의 결론은 개별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집니다.

근거 의료법 제3조, 노인복지법 제34조, 사회복지사업법 제34조의3, 의료법 시행규칙 제39조의7·별표 7, 서울중앙지방법원 요양병원 낙상 판결, 인천지방법원 2026년 요양원 업무상과실치사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