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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CAL LAW · 변호사칼럼
의료사고를 보는
법률의 시선.

의료사고 손해배상의 쟁점과 판례를 변호사가 정리했습니다.

의료사고 배상금과 건강보험 — 공단이 낸 치료비는 누구 몫인가

의료사고로 오랫동안 치료를 받으면 병원비 영수증이 쌓입니다. 그런데 판결문이나 합의서를 보면 치료비가 생각보다 적게 잡혀 있어 의아해하는 분이 많습니다. 건강보험이 치료비의 상당 부분을 이미 냈기 때문입니다. 공단이 낸 돈은 누가, 어떻게 돌려받는지, 그 과정에서 환자 몫이 줄어들지는 않는지는 배상액을 판단할 때 꼭 알아야 할 구조입니다.

치료비는 세 갈래로 나뉜다

건강보험으로 치료를 받으면 치료비는 보통 세 부분으로 나뉩니다.

환자가 실제로 주머니에서 낸 돈은 본인부담금과 비급여입니다. 공단부담금은 환자가 낸 돈이 아니므로, 환자가 이를 다시 병원에 청구하면 같은 치료비를 두 번 받는 셈이 됩니다.

공단은 병원에 따로 청구한다

국민건강보험법 제58조 제1항은 제3자의 행위로 보험급여 사유가 생겨 공단이 보험급여를 한 경우, 공단이 그 급여에 들어간 비용 한도에서 제3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를 얻는다고 정합니다. 이를 '구상'(대신 낸 돈을 책임 있는 사람에게 받아 내는 것)이라고 합니다. 의료사고에서는 공단이 과실 있는 의료기관이나 의료진에게 공단부담금을 청구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환자의 소송에서는 공단부담금이 환자 손해에서 빠집니다.

2021년 전원합의체: 먼저 빼고, 그다음 비율을 곱한다

문제는 병원 책임이 일부만 인정될 때입니다. 대법원은 2021. 3. 18. 선고 2018다287935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전체 치료비에서 먼저 공단부담금을 빼고 남은 금액에 책임 비율을 적용하는 '공제 후 과실상계'(과실상계: 피해자 측 사정만큼 배상액을 줄이는 것) 방식으로 판례를 바꿨습니다. 공단이 병원에 청구할 수 있는 범위도 공단부담금 중 병원의 책임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제한했습니다.

예를 들어 치료비 1,000만 원 중 공단부담금이 600만 원, 본인부담금이 400만 원이고 병원 책임이 80%라면, 예전 방식으로는 1,000만 원의 80%인 800만 원에서 600만 원을 빼 환자 몫이 200만 원이었습니다. 바뀐 방식으로는 400만 원의 80%인 320만 원이 환자 몫입니다. 공단은 600만 원의 80%인 480만 원만 병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책임이 제한된 부분의 손실을 환자가 아니라 공단이 나누어 지게 된 것입니다.

위자료와 일실수입은 공단 몫이 아니다

2026년 5월 보도된 대법원 판결(2018년 서울 고시원 화재 사건의 구상금 소송)도 같은 방향입니다. 공단이 청구할 수 있는 것은 보험급여와 서로 보완하는 관계에 있는 손해에 한정되고, 비급여 치료비, 일하지 못해 잃은 수입(일실수입), 위자료는 그 범위 밖이라는 취지로 보도되었습니다. 화재 사건이지만 공단의 구상 범위에 관한 법리이므로, 의료사고에서도 환자의 위자료나 일실수입에서 공단부담금을 빼서는 안 된다는 근거로 이해됩니다.

본인부담상한제 환급금도 공단이 청구할 수 있다

1년 동안 낸 본인부담금이 상한액을 넘으면 공단이 초과분을 돌려줍니다. 대법원은 2025. 4. 3. 선고 2024다262197 판결에서, 의료사고로 공단이 유족에게 돌려준 상한액 초과 환급금도 공단이 부담한 보험급여 비용이므로 의료진에게 구상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부정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환자 쪽에서 보면 환급받은 돈은 결국 공단이 낸 몫으로 볼 수 있으므로, 손해를 계산할 때 이미 환급받은 금액도 함께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합의할 때 확인할 것

같은 법 제58조 제2항은 보험급여를 받을 사람이 제3자로부터 이미 손해배상을 받은 경우 공단이 그 배상액 한도에서 보험급여를 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합의금에 앞으로의 치료비가 포함된다면 이후 치료의 건강보험 처리와 연결될 수 있으므로, 합의서에 어떤 항목으로 얼마를 받는지 분명히 적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배상액은 개별 사실관계와 보험급여 내역에 따라 달라집니다.

근거 국민건강보험법 제58조, 대법원 2021. 3. 18. 선고 2018다287935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25. 4. 3. 선고 2024다262197 판결, 대법원 2026년 5월 선고 고시원 화재 구상금 사건 판결(파이낸셜뉴스 2026. 5. 19.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