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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CAL LAW · 변호사칼럼
의료사고를 보는
법률의 시선.

의료사고 손해배상의 쟁점과 판례를 변호사가 정리했습니다.

진료비를 청구했더니 손해배상 반소가 돌아왔다 — 진료비 채권의 시효, 청구할 수 없는 치료비, 청구 시기 판단

장기 입원 환자의 진료비가 크게 쌓였는데, 환자 측은 치료 중 생긴 합병증이 병원 때문이라고 보고 납부를 미루는 경우가 있습니다. 병원이 진료비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내면, 환자 측이 그 소송 안에서 의료과실 손해배상을 반소(같은 소송에서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거꾸로 내는 청구)로 제기하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몇백만 원의 진료비를 받으려다 훨씬 큰 손해배상 분쟁이 시작되는 셈입니다. 그렇다고 청구를 미루기만 하면 시효가 지나 버릴 수 있습니다. 이 사이에서 판단할 때 알아 둘 법리를 정리합니다.

진료비 채권은 3년, 진료마다 따로 시효가 흐른다

의사의 치료에 관한 채권은 3년의 단기 소멸시효에 걸립니다(민법 제163조 제2호). 대법원은 특약이 없는 한 개개의 진료가 끝날 때마다 그 진료비의 시효가 따로 진행하고, 장기 입원 중이라도 퇴원한 때부터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01. 11. 9. 선고 2001다52568 판결). 같은 판결은 환자가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내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진료비 청구에 법률상 장애가 없으므로, 그 소송이 끝날 때까지 시효가 멈추는 것도 아니라고 했습니다.

입원약정서에 "체납 시 병원의 법적 조치에 이의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판결은 이 문구를 아직 생기지도 않은 진료비 채무를 미리 인정(승인)한 것으로 볼 수 없어 시효를 멈추는 사유(민법 제168조 제3호의 승인)가 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손해배상 분쟁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동안 오래된 진료분부터 차례로 시효가 지나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원칙: 결과가 나빠도 진료비는 청구할 수 있다

의사의 진료채무는 병을 반드시 낫게 해야 하는 결과채무가 아니라, 당시 의학 수준에 비추어 필요하고 적절한 진료를 다해야 하는 수단채무입니다. 그래서 주의의무를 다했다면 병이 낫지 않았거나 후유증이 남았더라도 수술비를 청구할 수 있고, 후유증이 진료상 과실 때문이 아니라면 그 뒤 회복이나 악화 예방을 위한 진료비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2001다52568). 같은 판결은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되더라도 진료비 청구가 함께 인정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예외: 과실로 회복 불가능한 손상이 생겼다면 그 뒤 치료비는 청구할 수 없다

대법원은 의사가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환자의 신체기능이 회복 불가능하게 손상되었고, 그 뒤에는 후유증을 치유하거나 더 나빠지지 않게 막는 정도의 치료만 이어졌다면, 그 치료는 진료채무를 제대로 이행한 것이 아니거나 손해를 메우는 일환에 불과하므로 병원이 수술비와 치료비를 청구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환자의 체질 등을 이유로 병원의 배상책임을 일부로 제한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했습니다(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5다55397 판결, 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1다28939 판결 참조).

2015다55397 사건의 원심은 미납 치료비 중 병원 책임 비율을 넘는 부분은 환자가 내야 한다고 보고 이를 손해배상금과 상계(서로의 채권을 같은 금액만큼 없애는 것)했습니다. 대법원은 사고 뒤 치료비 채권 자체가 생기지 않는다고 보아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책임이 일부만 인정되더라도 사고 뒤 치료비를 비율대로 나눠 받기는 어렵다는 뜻입니다.

반소가 들어오면 사건의 성격이 바뀐다

피고가 된 환자는 병원의 청구와 관련된 청구라면 절차를 크게 늦추지 않는 한 변론 종결 전까지 반소를 낼 수 있습니다(민사소송법 제269조 제1항). 진료비 소송이 판사 1명이 맡는 단독 사건이었더라도 반소가 판사 3명이 맡는 합의부 사건 규모라면 원칙적으로 두 청구가 함께 합의부로 옮겨집니다(같은 조 제2항). 그 순간부터 진료비를 받을 수 있는지는 의료과실이 있었는지에 달리게 되고, 진료기록 감정 등 의료소송의 절차를 그대로 거치게 됩니다. 청구 금액보다 방어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미리 계산해 두어야 합니다.

청구 시기를 판단할 때 살펴볼 것

진료비 청구는 병원의 정당한 권리입니다. 다만 청구가 분쟁의 범위를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므로, 시효 관리와 분쟁 대응을 하나의 계획으로 묶어 판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의 결론은 개별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집니다.

근거 민법 제163조 제2호, 제168조, 민사소송법 제269조, 대법원 2001. 11. 9. 선고 2001다52568 판결, 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5다55397 판결, 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1다28939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