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가족이 병원 앞에서 현수막을 걸고 확성기로 시위합니다. 법적으로 막을 수 있나요?
Q. 산부인과 병원의 행정원장입니다. 분만 중 사고를 주장하는 가족이 몇 주째 병원 정문 앞에서 피켓을 들고, 현수막을 걸고, 진료 시간에 확성기로 의료진 이름을 부르며 항의합니다. 외래 환자들이 불안해하는데, 병원이 할 수 있는 조치는 무엇인가요?
설명을 위한 가상 상황입니다.
시위 자체를 전부 막기는 어렵지만, 진료를 실제로 방해하는 방식과 사실과 다른 내용은 법원에 금지를 구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표현의 자유를 넓게 보호하므로 '무엇을' 막아 달라고 할지를 구체적으로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 가족의 문제 제기 자체는 막기 어렵습니다
혼자 피켓을 드는 시위는 신고 대상이 아니고, 자신이 겪은 일과 요구를 알리는 것은 표현의 자유로 보호됩니다. 대법원은 서적 발행금지를 구한 사건에서, 표현행위를 미리 금지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고, 내용이 진실이 아니거나 오로지 공익을 위한 것이 아니면서 피해자에게 중대하고 현저하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줄 우려가 있을 때에만 예외적으로 허용된다고 했습니다(2003마1477). "사과하라"는 피켓만으로 금지 결정을 받기는 어렵다는 뜻입니다.
2. 막을 수 있는 것은 방식과 허위 내용입니다
의료법 제12조는 누구든지 의료기관을 점거해 진료를 방해하거나 진료 장소에서 의료인·환자를 폭행·협박하지 못하게 합니다. 이에 더해 진료 시간의 확성기 소음, 출입구를 막는 행위, 의료진 실명을 들어 사실과 다른 내용을 외치는 행위는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소송 결론 전 임시로 금지를 명하는 결정, 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신청서에는 '정문 몇 m 안에서 확성기 사용 금지'처럼 장소·시간·행위를 특정하고, 위반할 때마다 일정 금액을 내게 하는 간접강제도 함께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법원이 간접강제까지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3. 손해배상과 현수막 문제
허위 사실로 병원 평판을 떨어뜨리거나 진료를 방해해 손해가 생겼다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750조·제751조). 다만 매출 감소와 시위의 연관성을 입증하기 쉽지 않고, 가족을 상대로 한 소송이 분쟁을 키울 수 있다는 점도 함께 따져야 합니다. 허가나 신고 없이 내건 현수막은 옥외광고물법에 따라 시장·군수·구청장이 제거를 명할 수 있으므로 관할 구청에 문의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4. 대화 창구는 열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법적 조치와 함께 진료기록 사본 발급 안내, 서면 설명,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조정 안내를 해 두면 가족이 시위 대신 다른 절차를 택할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명예훼손·업무방해 고소 같은 형사 절차는 의료인이 당사자인 형사 사건으로 별도 안내합니다.
상담 전 준비할 자료
- 날짜별 시위 사진·영상, 확성기 사용 시간과 내용 기록
- 피켓·현수막 문구 원문
- 외래 환자 불편 민원, 진료 지연 기록
- 가족에게 보낸 설명 자료와 주고받은 서면
이 글은 설명을 위한 가상 상황을 바탕으로 일반적인 기준을 안내한 것으로, 특정 사건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같은 시위라도 장소·시간·문구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의료법 제12조 제2항·제3항(진료 방해·폭행 금지), 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 민법 제750조·제751조,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제10조(위반 광고물 조치), 대법원 2005. 1. 17. 자 2003마1477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