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 의심 소견에도 심장 검사 없이 대장암 수술, 수술 직후 심정지로 사망 — 병원 과실 인정, 약 6,800만 원 배상 항소심에서도 유지
결과 대학병원 수술 전 심장 검사 생략 과실 인정 → 약 6,800만 원 배상 판결, 항소심 병원 항소 기각
사건의 개요
의뢰인들은 70대 남성 환자의 배우자와 세 자녀입니다. 환자는 외출 중 갑자기 어지러움을 느끼고 쓰러져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습니다. 이때 혈액검사에서 빈혈이, 흉부 엑스레이에서 심장이 커져 있는 소견(심장비대)이, 심전도에서 심장 아래쪽 근육이 손상됐을 수 있다는 소견(하부 심근경색 의심)이 나왔습니다.
이어 받은 대장내시경과 CT 검사에서 대장암 진단이 나왔습니다. 환자는 응급실 방문 약 2주 뒤 수술 전 검사를 위해 며칠 입원해 PET CT와 중심정맥관 시술을 받았고, 복강경으로 오른쪽 대장 절반을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수술을 마치고 회복실을 거쳐 병실로 옮겨지던 중 심장이 멈췄습니다.
심폐소생술로 심장은 다시 뛰었지만 체외순환장치(ECMO, 심장과 폐 기능을 기계로 대신하는 장치)를 달아야 했습니다. 그 뒤 검사에서 심장에 피를 공급하는 관상동맥 세 가닥 중 두 가닥은 완전히, 한 가닥은 80% 정도 막혀 있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환자는 혈관 확장 시술과 투석 치료를 받았지만 수술 약 한 달 뒤 관상동맥 질환에 따른 부정맥으로 숨졌습니다.
쟁점
핵심은 의료진이 응급실 검사에서 나온 심장 이상 소견을 수술 전에 제대로 평가했어야 하는지, 그리고 그 검사를 하지 않은 것이 수술 뒤 심정지와 사망으로 이어졌는지였습니다. 수술의 위험, 특히 심장 질환 때문에 심정지와 사망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환자에게 설명했는지도 다퉜습니다.
병원 측은 심전도의 이상 파형은 정상인에게도 흔히 나타나는 비특이적 소견이고, 환자에게 숨이 차거나 몸이 붓는 등 심부전 증상이 없었으므로 심장초음파 같은 추가 검사가 꼭 필요한 상태가 아니었다고 맞섰습니다. 수술·마취 동의서를 받으면서 심장 정지와 사망 가능성도 설명했다고 주장했고, 1심 판결 뒤에는 항소하면서 유족이 내지 않은 치료비를 배상금에서 빼야 한다는 상계 주장도 내놓았습니다.
태신의 조력
진료기록 감정으로 '검사 생략'의 과실을 짚다
원고 측 질문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 회신을 바탕으로, 응급실 당시 엑스레이와 심전도를 함께 보면 심근경색을 동반한 허혈성 심부전을 의심할 수 있었고, 수술 전 심장초음파로 심장 기능을 평가했어야 한다는 점을 정리했습니다. 수술 전 입원 기간에 혈액검사와 PET CT만 했을 뿐 심장 기능 검사는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점, 당시 혈당과 소변 검사에서도 당뇨를 시사하는 위험 인자가 있었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습니다. 감정의는 심장초음파를 했다면 사망 원인과 관련된 심장 근육 손상과 좌심실 기능을 확인할 수 있었고, 심부전이 확인된 경우 약물치료로 심장 상태를 안정시킨 뒤 수술하면 수술 후 사망률을 의미 있게 낮출 수 있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동의서 기재로 설명의무 위반을 짚다
병원이 수술·마취 동의서를 근거로 충분히 설명했다고 주장하자, 병원이 낸 동의서의 환자 병력·상태란에 심장 질환이 전혀 표시돼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응급실 검사에서 나온 심장 이상 때문에 수술 중 심정지와 사망이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은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병원 측 감정 질문의 답변으로 병원 주장을 반박하다
병원이 낸 감정 질문에 대한 회신에서도 환자의 심전도 소견을 단순히 정상인에게 흔한 소견으로 단정해서는 안 되고, 응급수술이 아니라면 심장 상태 평가가 필요했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태신은 이 답변을 하나씩 짚어 "추가 검사가 필요 없었다"는 병원 주장을 반박했고, 검사를 했다면 수술을 미루거나 먼저 심장 치료를 할 수 있었다는 감정 의견으로 사망과의 인과관계를 주장했습니다.
항소심에서 치료비 상계 주장을 막다
병원이 항소심에서 미납 치료비 상계를 주장하자, 의료진의 잘못으로 생긴 손상을 치료하는 데 든 비용은 병원이 환자에게 청구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를 들어 반박했습니다.
사건의 결과
1심 법원은 심전도와 엑스레이에서 심장비대와 심근경색 의심 소견이 있었는데도 수술 전 심장초음파로 심장 기능을 평가하지 않고 수술한 병원의 과실이 심정지에 따른 사망의 원인이 됐다고 판단했습니다. 수술 중 심정지와 사망 가능성을 설명했다는 증거도 없다고 보았지만, 설명을 들었더라도 수술을 받았을 것으로 보아 이 부분은 위자료로만 반영했습니다.
그 결과 유족에게 약 6,800만 원 지급이 인정됐습니다. 병원이 항소했지만 항소심은 보완 감정 결과까지 더해 살핀 뒤 과실과 설명의무 위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고 치료비 상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아 병원의 항소를 기각했고, 1심 인정 금액이 그대로 유지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