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낭 검사 판독 결과 확인 전 퇴원, 급성담낭염·패혈증으로 사망 — 퇴원 과실 인정, 화해권고결정으로 배상과 병원 진료비 반소 포기
결과 판독 결과 확인 전 퇴원시킨 과실 인정 → 화해권고결정으로 배상, 병원의 진료비 반소 포기
사건의 개요
의뢰인들은 60대 남성 환자의 배우자와 세 자녀입니다. 환자는 담낭(쓸개)에 암이 의심된다는 말을 듣고 대학병원에 입원해, 내시경으로 바늘을 넣어 담낭 조직을 빨아들이는 세침흡인검사를 받았습니다. 검사 결과 암은 아니었습니다.
의뢰인에 따르면 환자는 검사 직후부터 복통과 발열을 호소했고, 염증 수치도 크게 올랐습니다. 병원은 담즙을 빼내는 관을 넣어 두었다가, 관을 통해 조영제를 넣어 찍는 담낭 조영술을 한 뒤 환자를 퇴원시켰습니다. 그런데 퇴원 다음 날 입력된 영상의학과 판독지에는 「담낭관 막힘」이라는 결론이 적혀 있었습니다.
환자는 퇴원 며칠 만에 복통과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에 실려 가 패혈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후 급성 호흡곤란증후군을 거쳐 폐가 굳는 폐섬유화가 진행됐고, 검사 약 8개월 뒤 숨졌습니다. 태신은 유족을 대리해 병원을 운영하는 재단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병원은 환자의 치료비 약 6,800만 원을 배우자에게 청구하는 반소를 냈습니다.
쟁점
유족 측은 세침흡인검사 과정에서 담낭에 미세한 구멍이 생겨 담낭염이 생겼고, 담낭관이 막힌 소견이 있었는데도 배액관을 빼고 퇴원시켜 염증이 패혈증으로 번졌다고 주장했습니다. 검사 방법 선택과 위험성 설명이 적절했는지도 다퉜습니다. 병원의 반소에 대해서는 의료진의 잘못으로 생긴 병을 치료한 비용까지 유족이 내야 하는지가 문제였습니다.
병원 측은 배액관을 빼기 전에 담관 조영술을 해 특이 소견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제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환자는 과거 여러 차례 폐 수술과 방사선 치료를 받은 이력이 있어, 폐섬유화에 이 과거력이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도 다툼이 됐습니다.
태신의 조력
진료기록 감정으로 '검사-패혈증-사망'의 연결고리를 세우다
법원 진료기록 감정 결과를 원고에게 유리하게 원용해, 담낭관이 막힌 상태에서 퇴원한 뒤 담낭이 부풀고 안의 물질이 새어 나가 염증이 번졌다는 감정의 의견을 정리했습니다. 보완 감정에서 폐섬유화가 방사선 치료나 암 악화가 아니라 감염에 따른 호흡부전과 그 치료 과정의 합병증으로 보인다는 의견이 나오자, 이를 근거로 검사부터 사망까지 이어진 인과관계를 주장했습니다.
판독결과지에 적힌 「담낭관 막힘」을 짚다
전문심리위원(재판부를 돕는 의료 전문가)이 참여한 절차에서 태신은 의무기록 중 영상의학과 판독결과지에 담낭관 폐쇄 소견이 적혀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원고 측 서면에 따르면 전문심리위원은 그런 소견이 있었는데도 배액관을 제거했다면 명백한 과실이라는 취지로 답했습니다. 태신은 병원이 내세운 감정 회신 항목이 배액관 제거 당시 특이 소견이 없었다는 주장과는 관계없는 내용이라는 점도 반박했습니다.
검사 방법 선택과 설명 문제를 제기하다
환자를 오래 진료해 온 다른 진료과 교수는 담낭암이 의심되면 절제를 고려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의견이었는데, 시술 담당 교수가 암이 확실하다며 세침흡인검사를 권했고 결과는 암이 아니었다는 점을 들어 검사 방법 선택에 잘못이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담낭에 구멍이 생기거나 패혈증으로 번질 수 있다는 위험을 미리 설명하지 않았고, 검사 뒤 복통을 호소할 때도 흔한 증상이라는 말만 했다며 설명의무 위반도 주장했습니다.
손해 항목을 정리해 청구하다
치료비, 일실수입(사고가 없었다면 벌 수 있었던 수입), 장례비, 위자료를 항목별로 산정해 청구했고, 일실수입은 일할 수 있는 나이를 만 65세까지로 본 하급심 판결을 참고자료로 제출했습니다.
사건의 결과
법원은 화해권고결정으로, 병원이 유족에게 2,500만 원을 정해진 기한까지 지급하고 유족은 나머지 청구를, 병원은 진료비 반소 청구를 각각 포기하라고 결정했습니다. 소송비용은 본소와 반소 모두 각자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정 이유에서 법원은 의료진이 담낭 조영술 판독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특이 소견이 없다고 단정하고 담낭관이 막힌 상태로 환자를 퇴원시켜 급성담낭염을 막지 못한 과실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또 장례비와 위자료를 인정한 반면 기왕 치료비와 일실수입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병원이 청구한 약 6,800만 원의 진료비는 의료진 과실로 예방할 수 있었던 담낭염 이후의 치료비이므로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