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은 60대 여성으로, 오래 이어진 어깨와 뒷목 통증을 고치려고 지인의 소개로 한 지압원을 찾았습니다. 지압원 운영자는 한의사 면허가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의뢰인에 따르면, 운영자는 첫 방문부터 자신이 유명한 침술인의 제자이고 치료 효과가 좋다며 침을 권했고, 의뢰인은 그 말을 믿고 침을 맞게 되었다고 합니다.
세 번째 방문한 날, 의뢰인은 간단한 지압을 받은 뒤 바로 누운 자세로 가슴과 배 등에 침을 맞았습니다. 의뢰인 측은 그 직후 가슴을 조이고 짓누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과 함께 진땀이 나며 의식을 잃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의뢰인은 119 구급대에 실려 가까운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는데, 진료기록에는 도착 당시 혈압이 40/30mmHg까지 떨어진 심한 저혈압 상태였고, CT 검사에서 혈심낭(심장을 둘러싼 막 안에 피가 고인 상태)과 복강 내 출혈이 확인되었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의뢰인은 같은 날 대학병원으로 다시 옮겨져 심장의 오른쪽 아래 방(우심실) 앞벽이 찢어져 피가 나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고, 응급으로 이를 꿰매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이후 중환자실과 일반병실에서 약 2주간 입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의뢰인 측은 가슴에 큰 수술 흉터가 영구적으로 남았고, 퇴원한 뒤에도 한동안 일상생활에 다른 사람의 도움이 꼭 필요했고, 일상으로 돌아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습니다.
쟁점
다툼의 핵심은 면허 없는 사람의 침 시술이 그 자체로 불법행위인지, 침 시술과 심장 손상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그리고 상대방의 책임을 줄여야 할 사정이 있는지였습니다. 상대방은 이 일로 부정의료업자 처벌 규정 위반 등의 혐의로 형사재판에도 넘겨진 상태였습니다.
상대방은 준비서면에서 돈을 벌려고 한 것이 아니라 위로하려는 마음으로 무료로 침을 놓아 주었고, 명치 부위에 가는 침 1개를 가볍게 놓았을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의뢰인이 흥분해 심장이 부풀어 있을 때 침이 닿은 것으로 추측된다며, 자신의 침 시술은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는 행위이므로 책임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태신의 조력
무면허 침 시술 자체가 불법행위임을 짚다
의료인이 아닌 사람의 의료행위를 금지한 의료법과, 한의사가 아닌 사람이 영리 목적으로 한방의료행위를 업으로 하는 것을 무겁게 처벌하는 법률을 근거로 침 시술 자체가 불법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침술이 널리 퍼진 민간요법이라는 사정만으로는 정당한 행위가 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도 함께 제시하고, 침을 놓으면서 몸이 다치지 않게 할 주의의무도 어겼다고 지적했습니다.
진료기록으로 인과관계를 세우다
침을 놓은 곳이 깊이 찌르면 심장을 다칠 수 있는 가슴 부위였고, 침을 맞은 직후 의식 저하와 저혈압이 나타났다는 시간적 근접성을 짚었습니다. 건강보험 진료 내역과 입원기록을 근거로 의뢰인에게는 심장을 갑자기 다치게 할 다른 외상이나 심장 질환 이력이 없었다는 점도 밝혔습니다.
상대방 주장을 하나하나 반박하다
첫 방문부터 침을 권하고 시술비와 약품 값을 받았다는 점, 형사사건 공소장에도 영리 목적으로 세 차례 침을 놓았다고 적혀 있다는 점을 들어 무료 봉사였다는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상대방이 낸 수료증은 사설 평생교육기관의 강의 수료일 뿐 침술 자격이 아니라는 점도 판례를 들어 지적했습니다. 구급활동일지에는 침 이야기는 없이 마사지 도중 의식이 처졌다는 신고 내용만 적혀 있었다며, 침을 맞은 사실이 알려지지 않아 진단이 늦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의뢰인 측은 상대방이 경위를 묻는 가족에게 「침을 놓지 않았다」고 말했고, 겨우 의식을 찾은 의뢰인에게 침을 맞았다고 말하지 말라고 했다는 사정도 탄원서와 함께 법원에 알렸습니다. 상대방 말대로 의뢰인이 흥분한 상태였다면 그런 사람의 가슴에 길이 약 5cm의 침을 놓은 것 자체가 심각한 부주의라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손해를 산정하다
응급 이송료와 두 병원의 진료비 등 치료비, 가족이 병상을 지킨 간병비, 생명이 위태로웠던 상황과 영구적인 흉터를 고려한 위자료를 계산해 청구했습니다. 위자료에는 수술 당시 의료진이 가족에게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할 만큼 위중했다는 점, 수술 부위가 달라붙어 나중에 다른 수술을 받을 때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해 달라고 했습니다. 대학병원에서 경과관찰이 이어지고 있어 추가 치료비는 뒤에 청구를 늘리기로 하고 우선 일부를 청구했습니다. 끝으로 이러한 사정을 모두 고려하면 상대방의 책임을 줄일 이유가 없고 오히려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건의 결과
소송이 진행되던 중 의뢰인과 상대방은 합의했습니다. 합의금은 약 2,350만 원으로, 1,700만 원은 상대방이 지급하고, 상대방이 미리 공탁해 둔 약 650만 원은 의뢰인이 직접 찾아가는 방식이었습니다. 합의서에는 상대방의 형사사건에 대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도 담겼고, 의뢰인은 합의에 따라 소를 취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