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치료 중 기관절개술에서 환기장애가 생긴 뒤 숨진 환자 유족 소송 — 화해권고결정으로 위로금 지급
결과 기관절개술 중 환기장애 뒤 사망 → 화해권고결정(위로금·위자료 명목 합의금 지급)
사건의 개요
의뢰인들은 60대 여성 환자의 남편과 자녀들입니다. 환자는 길을 걷다 교통사고를 당해 의식이 흐려진 채 대학병원 응급실로 옮겨졌고, 배 안 출혈과 외상성 뇌출혈, 팔과 어깨 골절 진단을 받았습니다. 병원은 같은 날 출혈 혈관을 막는 시술을 하고, 뇌출혈 양이 늘자 두개골을 열어 압력을 낮추고 피를 제거하는 수술을 한 뒤 중환자실에서 치료했습니다. 이후 뇌 CT에서는 출혈이 더 늘지 않았고, 환자는 입으로 넣은 관(기관내삽관)으로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으며 눈을 깜빡이고 스스로 몸을 움직이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의료진은 입원 약 1주 뒤 입으로 넣은 관을 목에 구멍을 내 넣는 관으로 바꾸는 기관절개술을 권했습니다. 기관절개술은 목 앞쪽에 작은 구멍을 내 기관 안으로 관을 넣어 숨 쉴 길을 만드는 시술입니다. 의뢰인 측에 따르면 가족이 처음에는 반대했으나, 담당 교수가 직접 시술할 것이라는 설명을 듣고 동의서에 서명했다고 합니다.
치료를 받은 지 약 열흘 뒤 신경외과 전공의가 기관절개술을 했습니다. 병원 경과기록지에는 시술 과정에서 생긴 상처로 윗기도가 손상되고, 출혈 때문에 시야를 확보하기 어려웠으며, 관을 다시 넣는 데 30분 정도가 지체되었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간호기록에는 그사이 산소포화도가 30~40%까지 떨어지고 전신에 공기가 새어 들어간 소견(기종)이 나타났으며, 관 삽입이 여러 차례 실패한 끝에 심정지가 와 심폐소생술과 체외순환 치료가 이어졌다고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환자는 이틀 뒤 숨졌습니다.
쟁점
첫째는 과실입니다. 기관절개술을 하면서 혈관과 기도를 다치지 않도록 주의했는지, 출혈과 환기장애가 생긴 뒤 적절한 순서로 대처했는지가 문제였습니다. 둘째는 사망과의 인과관계로, 환자의 죽음이 교통사고로 생긴 뇌출혈 때문인지, 기관절개술 과정의 합병증 때문인지를 가려야 했습니다. 셋째는 시술의 위험과 시술자에 관한 설명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였습니다.
병원이 작성한 사망진단서에는 직접 사인이 외상성 뇌출혈 하나로만 적혀 있었습니다. 병원 측은 합의 단계에서도 지급하는 돈이 과실을 인정하는 의미로 해석되지 않도록 결정문에 「도의적 차원의 합의금(위로금 내지 위자료 명목)」이라고 분명히 적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습니다.
태신의 조력
진료기록으로 시술 당일 경과를 시간대별로 재구성하다
태신은 응급실 기록, 수술·마취 기록, 뇌 CT 결과, 의사 경과기록, 간호기록을 대조해 시술 시작부터 산소포화도 저하, 재삽관 실패, 심정지까지의 흐름을 분 단위로 정리했습니다. 기관절개술 전에는 활력징후와 산소포화도가 안정적이었고 뇌출혈도 줄어들고 있었다는 점을 CT 결과로 보여, 사망진단서의 사인 기재만으로는 경과를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의학 문헌으로 기관절개술의 주의의무를 정리하다
기관절개술의 합병증과 사망률에 관한 의학 정보와 임상 논문을 제출해, 시술 중에는 출혈을 막는 처치가 중요하고, 관이 막히거나 빠져 환기가 안 될 때는 조직을 벌려 기관을 드러낸 뒤 관을 바꾸는 등 정해진 순서로 신속히 대처해야 한다는 점을 정리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시술 중 손상과 30분 가까운 지체가 환기장애와 심정지로 이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설명의무 위반을 함께 주장하다
기관절개술은 목의 혈관과 기도 손상, 공기 누출로 환기장애와 심정지에 이를 수 있는 시술인 만큼, 의료진은 이런 위험을 가족에게 충분히 설명해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의뢰인 측은 시술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는데도 강하게 권유받았고, 담당 교수가 시행한다는 설명과 달리 전공의가 시술했으며, 합병증에 대한 설명은 제대로 듣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소송 전 조정 절차의 판단을 증거로 쓰다
태신은 소송에 앞서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조정을 신청해 유족을 대리했습니다. 조정 절차의 결정서에는 재삽관까지 약 30분이 걸린 것은 술기와 대처가 적절했다고 보기 어렵고, 의료진의 의료행위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판단이 담겼습니다. 병원 측이 동의하지 않아 조정이 성립되지 않자 소송을 제기했고, 이 감정서와 결정서를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감정이 막힌 상황에서 절차를 정리하다
소송 중 진료기록감정을 신청했지만 감정을 맡은 병원과 조정중재원이 차례로 감정을 반려했습니다. 태신은 의견서를 내 소송 전 감정서와 결정서만으로도 과실과 인과관계를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법원이 조정이나 화해권고를 내리면 받아들일 뜻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양측 대리인이 결정 내용에 미리 동의하는 서면을 제출했습니다.
사건의 결과
법원은 양측의 사전 동의서에 따라 화해권고결정을 내렸습니다. 병원 측이 유족에게 정해진 기한까지 「도의적 차원의 합의금(위로금 내지 위자료 명목)」으로 1,200만 원을 지급하고, 유족은 나머지 청구를 포기하고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는 내용입니다. 화해권고결정은 과실을 하나하나 판단한 결정이 아니며, 결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안에 이의신청이 없으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