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폐암 흉강경 수술 중 폐동맥 파열로 사망 — 병원의 수술 과실 인정, 1심 약 7,700만 원 판결
결과 흉강경 수술 중 폐동맥 파열, 병원 수술 과실 인정 → 1심 약 7,700만 원 판결
사건의 개요
의뢰인들은 수술 중 사고로 남편이자 아버지를 잃은 유족입니다. 60대였던 고인은 대학병원에서 기존 지병으로 진료를 받던 중 호흡기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었고, CT 검사에서 왼쪽 폐 윗부분에 폐암으로 의심되는 약 2.5cm 크기의 결절이 확인되었습니다.
고인은 비디오 흉강경 좌상엽 절제술을 받았습니다. 가슴에 작은 구멍 몇 개를 뚫고 카메라와 기구를 넣어 왼쪽 폐의 위쪽 부분(상엽)을 잘라내는 수술입니다. 그런데 상엽 기관지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심장에서 폐로 피를 보내는 굵은 혈관인 좌측 폐동맥의 시작 부분이 찢어졌고, 대량 출혈이 일어났습니다. 의료진은 가슴을 여는 수술로 바꾸고 인공심폐기를 가동해 혈관을 봉합했지만, 그 사이 출혈로 인한 쇼크로 세 차례 심정지가 왔습니다. 수술은 출혈을 완전히 멈추지 못한 채 흉강 안에 거즈를 채워 넣고 체외산소공급장치(ECMO, 심장과 폐 기능을 기계로 대신하는 장치)를 단 상태로 끝났습니다.
수술 1주일 뒤 거즈와 ECMO를 제거하려 했으나 혈압이 유지되지 않아 실패했고, 이후 패혈증까지 생겨 고인은 수술 12일 만에 숨졌습니다. 수술 때 떼어낸 결절은 1기 폐선암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쟁점
첫째는 폐동맥 파열이 의료진의 과실로 생긴 것인지였습니다. 수술실 안에서 일어난 일은 환자 측이 직접 증명하기 어려운 만큼, 과실을 추정할 만한 정황이 갖춰졌는지가 핵심이었습니다. 둘째는 파열 뒤 수혈·지혈 등 처치가 적절했는지, 셋째는 배상 범위였습니다. 전문 자격을 갖고 사무소를 운영하던 고인이 몇 세까지 일할 수 있었다고 볼지, 유족이 받는 유족연금을 어떻게 공제할지가 다투어졌습니다.
병원 측은 손해 범위에 대해 고인이 기존 지병으로 외래 진료를 받아 왔다는 점을 들어 남은 수명과 일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았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태신의 조력
진료기록감정 결과로 과실 추정의 근거를 쌓다
태신은 법원의 진료기록감정 회신을 항목별로 분석해 정리했습니다. 이 수술에서 폐동맥 파열은 대부분 일어나지 않고 발생 빈도가 1% 이하이며, 통상 출혈량이 100ml 이하라는 점을 짚었습니다. 수술기록과 마취기록에 고인의 해부학적 구조가 특이했다거나 유착·섬유화로 수술이 어려웠다는 기록이 없다는 점, 찢어진 혈관이 예상하기 어려운 곳에 숨은 혈관이 아니라 심장에서 바로 나오는 굵은 주폐동맥이라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마취기록상 출혈량이 15,000ml를 넘어 처음부터 파열 정도가 심했다는 점을 들어, 기구의 각도나 힘 조절이 미흡했다는 과실이 추정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전신마취 수술처럼 환자 측이 수술 과정을 알 수 없는 경우에는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정황만 증명되면 의료상 과실을 추정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 등을 제시해, 환자 측의 증명 부담을 덜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파열 이후의 처치 문제도 제기하다
태신은 출혈량이 15,000ml에 이르렀는데 수혈된 농축적혈구는 약 3,850ml에 그쳤고, 그마저 심정지 직전에야 이루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출혈량만큼 수혈되었다면 쇼크가 교정되었을 것이라는 감정 회신 내용을 들어 처치에도 잘못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손해 범위에 대한 병원 측 주장을 반박하다
고인은 기존 지병에 대해 꾸준히 치료를 받아 상태가 안정되어 있었고, 협진기록상 수술 뒤 생긴 간 손상은 출혈과 심정지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수명 단축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고인이 전문 자격으로 사무소를 운영하며 활발히 소득을 올리고 있었다는 점과 같은 직역에서 70세까지 일할 수 있다고 본 판결들을 들어, 일할 수 있는 나이를 70세로 보아야 한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사고 이후 들어간 수술비·치료비는 병원이 청구할 수 없는 비용이므로 배상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사건의 결과
1심 법원은 의료진이 상엽 기관지를 분리하면서 폐동맥이 찢어지지 않도록 기구를 신중하게 다룰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좌측 폐동맥을 파열시켰고, 그로 인한 대량 출혈과 심정지가 사망으로 이어졌다고 보아 병원의 배상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파열 이후의 처치상 과실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수술비와 이후 치료비는 손해로 인정되었습니다. 반면 고인이 받던 노령연금 손해는 유족이 앞으로 받을 유족연금보다 적다는 이유로 전부 공제되었고, 일할 수 있는 나이도 만 65세까지로 보았습니다. 그 결과 병원이 유족들에게 합계 약 7,700만 원을 지급하라는 1심 판결이 선고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