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절개술 중 동맥 손상으로 숨진 환자 — 시술 과실 인정, 유족 손해배상 약 1억 4,280만 원 판결
결과 기관절개술 중 동맥 손상 과실 인정 → 1심 약 1억 4,280만 원 배상 판결
사건의 개요
의뢰인들은 숨진 환자의 남편과 어머니입니다. 50대 여성이던 환자는 집 안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머리를 다쳤고, 다른 병원 응급실을 거쳐 대학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졌습니다. 검사 결과 외상성 두개손상과 급성 경막하 혈종(뇌를 싸는 막 아래에 피가 고이는 증상) 진단을 받았고, 며칠 뒤 고인 피를 빼내는 수술을 받은 다음 인공호흡기를 달고 치료를 이어 갔습니다.
이후 가래 때문에 기관에 관을 넣는 기관삽관을 했지만 호흡 곤란이 계속되자, 의료진은 기관절개술을 권했습니다. 기관절개술은 목 앞쪽 기관에 작은 구멍을 내고 관을 꽂아 그곳으로 숨을 쉬게 하는 시술입니다. 환자는 입원 약 4주 만에 이 시술을 받았습니다.
시술 뒤 상태가 나아지는 듯했지만, 나흘째 되는 날 오후 피가 섞인 갈색 가래가 많이 나왔고, 약 30여 분 뒤 기관절개 부위에서 갑자기 많은 피가 쏟아졌습니다. 혈압이 계속 떨어져 심정지가 왔고, 심폐소생술에도 환자는 그날 숨졌습니다. 부검에서는 직접 사인이 오른쪽 온목동맥(목을 지나 머리로 가는 큰 동맥)의 손상이고, 그 선행 원인이 기관절개술이라는 소견이 나왔습니다. 유족은 태신과 함께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쟁점
첫째, 동맥 손상이 기관절개술 과정에서 생긴 것인지였습니다. 손상이 시술 때 생겼다면 의료진의 술기(시술 기술) 과실이 됩니다. 둘째, 사망 당일 피 섞인 가래가 나왔을 때 의료진이 제대로 대응했는지, 셋째, 시술 전에 위험을 충분히 설명했는지도 다툼이 됐습니다.
병원 측은 시술이 통상의 방법대로 문제없이 끝났고, 시술 중 많은 출혈도 없었으며, 시술 직후 엑스레이에서도 관 위치에 이상이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른쪽 온목동맥은 기관의 옆 뒤쪽에 있어 목 한가운데를 조금 째는 기관절개술로는 다칠 수 없는 혈관이고, 출혈은 기관과 동맥 사이에 구멍이 생기는 시술 후 합병증 때문이어서 피할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태신의 조력
진료기록과 부검 소견으로 시술 위치의 문제를 짚다
태신은 간호기록·협진기록과 부검감정서를 대조했습니다. 병원 스스로 일반적으로 권하는 위치보다 아래쪽 기관 고리 사이를 절개했다고 밝힌 점, 부검에서 동맥의 손상과 절개 자국이 기관절개 자국의 오른쪽 가장자리에서 확인된 점을 들어, 절개가 한가운데보다 오른쪽으로 치우쳐 동맥을 다치게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시술한 의사가 전문의가 아닌 전공의였다는 점도 병원 소식지로 밝혔습니다.
진료기록감정 회신으로 병원 주장을 반박하다
법원의 진료기록감정 절차에서 태신 측 질의에 대한 회신을 근거로 삼았습니다. 감정의는 동맥 손상이 기관절개술의 영향으로 생겼을 가능성이 높고, 절개가 정중앙이 아닌 오른쪽으로 더 가해졌을 가능성이 높으며, 시술 때의 작은 손상이 염증 등으로 약해져 며칠 뒤 출혈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회신했습니다. 태신은 이를 들어 "시술 중 다쳤다면 곧바로 출혈이 났을 것"이라는 병원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유사 판결로 합병증 주장을 막다
기관과 동맥 사이에 구멍이 생기는 합병증이라 하더라도 지나치게 긴 관이나 부적절한 관 위치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는 점을, 기관절개술 과실이 인정된 다른 사건 판결을 제출해 뒷받침했습니다. 결국 어느 경로든 시술상의 잘못과 연결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의학 문헌으로 회복 가능성을 짚다
외상성 뇌손상의 회복 예후에 관한 논문을 제출해, 내원 당시 의식 수준과 나이·성별로 볼 때 회복을 기대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간호기록상 시술 직전 환자가 고개를 끄덕이고 지시에 따라 손발을 움직였던 점, 기관절개는 영구 조치가 아니라 몇 주간의 일시적 조치였다는 점도 짚었습니다.
사건의 결과
법원은 부검 소견과 진료기록감정 결과 등을 종합해, 의료진이 기관절개술 때 혈관이 다치지 않도록 주의할 의무를 다하지 못해 오른쪽 온목동맥을 손상시켰고 그로 인한 급성 출혈로 환자가 숨졌다며 병원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사망 당일 간호 과정의 대응은 적절했고 시술 전 설명도 충분했다고 보아, 이 두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1심 법원은 남편과 어머니에게 합계 약 1억 4,28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