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암 수술 뒤 위관 천공·농흉으로 숨진 70대 환자 — 수술기구 조작과 식도조영술 누락 과실 인정, 유족 위자료 3천만 원
결과 수술기구 조작·식도조영술 누락 과실과 사망 인과관계 인정 → 1심 위자료 3천만 원 판결
사건의 개요
의뢰인들은 식도암 수술 뒤 숨진 70대 환자의 배우자와 자녀 네 명입니다.
환자는 관상동맥(심장 근육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 협착과 식도암을 함께 진단받고 대학병원을 찾았습니다. 병원은 심장 쪽이 더 급하다고 보고 먼저 관상동맥 우회술을 했고, 약 한 달 뒤 흉부외과에서 식도암 수술을 했습니다. 가슴을 열어 식도 대부분을 잘라 내고, 복강경으로 위 윗부분을 잘라 위를 관 모양으로 만든 다음 이를 가슴 안으로 끌어올려 남은 식도에 이어 붙이는 수술이었습니다. 이렇게 식도 대신 쓰도록 만든 위를 「위관」이라고 합니다.
환자는 수술 사흘 뒤 일반 병실로 옮겼습니다. 의료진은 수술 일주일 뒤부터 물을, 그다음 날부터 미음을 먹게 했습니다. 그런데 미음을 먹기 시작한 날 저녁 환자는 숨이 차고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중환자실로 옮겨져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았습니다. 나흘 뒤 내시경과 CT 검사에서 식도와 위관을 이은 부위 바로 아래에 약 1.5㎝ 크기의 구멍(천공)이 발견됐고, 오른쪽 가슴 안에는 고름이 섞인 물이 고이는 농흉이 생겨 있었습니다.
병원은 금식, 배액관 삽입, 항생제 투여, 위관 안 스텐트 삽입 등으로 치료했지만 반대쪽 폐에도 폐렴과 농흉이 생겼습니다. 환자는 폐렴과 급성 호흡곤란증후군이 나빠졌다 좋아지기를 되풀이하다 패혈증과 신부전이 겹쳐 수술 약 6주 뒤 숨졌습니다.
쟁점
첫째, 위관 천공이 수술 과정의 잘못으로 생긴 것인지였습니다. 수술 장면을 직접 볼 수 없는 유족으로서는 천공 위치와 수술 방법, 수술 뒤 경과를 근거로 의료진의 잘못을 보여 줘야 했습니다.
둘째, 수술 뒤 음식을 먹게 한 판단이 적절했는지였습니다. 식도암 수술 뒤에는 보통 조영제를 삼키게 해 이은 부위로 새는 곳이 없는지 확인하는 식도조영술을 한 뒤 음식을 허용합니다. 이 검사를 했다면 천공을 미리 알 수 있었는지가 문제였습니다.
셋째, 수술 전 위험성과 다른 치료 방법을 충분히 설명했는지, 그리고 고령에 심장 수술까지 받은 환자의 상태를 배상 범위에서 어떻게 볼지도 다퉈졌습니다.
병원 측은 검사와 수술, 수술 뒤 치료 과정마다 보호자가 서명한 설명·동의서를 증거로 내며 설명을 다했다고 맞섰습니다.
태신의 조력
천공 위치와 수술 방법으로 수술상 과실을 짚다
태신은 소장에서 환자에게 수술 말고는 천공을 일으킬 만한 다른 원인이 없었고, 천공이 수술로 이은 부위 바로 아래에서 생긴 점을 들어 수술 중 주변 조직을 손상한 잘못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의료 과정에서 생긴 결과에 다른 원인이 끼어들 여지가 없으면 환자 측의 증명 부담을 덜어 주는 대법원 판례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검사 없이 금식을 푼 수술 뒤 관리 잘못을 지적하다
진료기록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의료진이 식도조영술로 천공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금식을 풀어 천공이 있는 상태에서 음식을 먹게 했고 이 때문에 가슴 안에 체액이 새어 고이는 합병증이 생겼다고 주장했습니다. 천공을 확인한 뒤에도 더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했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습니다.
설명의무 위반과 위자료 청구
수술의 위험성과 다른 치료 방법을 충분히 듣지 못했다는 점도 주장하며, 환자 본인과 가족이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했습니다.
사건의 결과
법원은 먼저 환자가 위관 천공으로 농흉이 생기고 폐렴과 패혈증이 겹치면서 심장·신장·폐 등 주요 장기의 기능이 떨어져 숨진 것으로 보았습니다. 이어 천공 위치와 수술 방법에 비추어 의료진이 위관을 만들고 식도와 잇는 과정에서 자동문합기 등 수술기구를 주의 깊게 다루지 못해 천공이 생겼다고 보았습니다. 또 수술 전 의료진 스스로 「금식 뒤 식도조영술을 하고 물을 먹게 한다」고 설명해 놓고도, 환자가 일반 병실로 옮긴 뒤 섬망 증세도 없어 검사를 할 수 있는 상태였는데 하지 않은 채 음식을 먹게 해 농흉과 폐렴을 일으켰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이 과실로 환자가 숨졌다고 보고 병원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설명의무 위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1심 법원은 병원이 유족에게 위자료 합계 3,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위자료만 청구한 사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