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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CAL LAW · 변호사칼럼
의료사고를 보는
법률의 시선.

의료사고 손해배상의 쟁점과 판례를 변호사가 정리했습니다.

의학 문헌과 진료지침은 소송에서 어떻게 쓰이나 — 감정을 넘어서는 증거 활용법

판사는 의사가 아닙니다. 그래서 의료소송에서 법원은 진료기록감정 같은 전문가 의견에 크게 기댑니다. 그런데 감정 의견도 결국 의학 지식에 근거한 판단이어서, 그 근거가 무엇인지 따져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때 쓰는 것이 의학 문헌과 진료지침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내야 효과가 있는지 정리합니다.

문헌마다 무게가 다르다

소송에서 자주 쓰이는 의학 자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자료마다 만든 주체와 성격이 달라서, '그 시점의 통상적인 진료 수준'을 보여 주는 힘도 같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의약품 허가사항은 공적으로 정해진 기준이어서, 금기로 적힌 환자에게 투여했거나 정해진 검사·주의를 건너뛴 경우 과실을 보여 주는 출발점이 되기 쉽습니다. 다만 그것만으로 결과와의 인과관계까지 증명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료지침을 읽을 때 확인할 네 가지

마지막 항목이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2026. 7. 16. 선고 2023도3217 판결에서, 약물 부작용 환자의 치료 방법을 고른 의사에 대해 진료방법 선택에 오직 하나의 합리적 방법만 있었고 그로부터 벗어났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며 유죄 원심을 파기해 돌려보냈습니다(최종 결론은 환송 뒤 재판에서 정해집니다). 형사 사건이지만, 지침이 여러 선택지를 열어 두고 있다면 다른 방법을 택했다는 것만으로는 과실을 보여 주기 어렵다는 점은 민사에서도 참고할 만합니다.

소송에 내는 방법

문헌은 서증(문서 증거)으로 제출합니다. 외국어 문헌에는 번역문을 붙여야 하므로(민사소송법 제277조), 전체를 번역하기보다 쟁점이 되는 부분을 특정해 번역하고 표시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문헌은 단독으로 내기보다 감정 절차와 연결할 때 힘을 얻습니다. 감정 신청 단계에서 문헌을 근거로 구체적인 질문을 만들고, 감정서가 나온 뒤에는 문헌 내용을 제시하며 보완 질의를 하거나 감정인 신문을 신청합니다. 법원은 필요하면 의사 등 전문가를 전문심리위원으로 지정해 설명이나 의견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민사소송법 제164조의2). 특정 기관이나 학회에 사실관계를 공식적으로 물어보는 사실조회(법원을 통한 질의)도 함께 쓰이는 방법입니다(민사소송법 제294조).

감정 의견과 기록이 부딪힐 때

대법원 2026. 7. 9. 선고 2026다200137 판결은 수술 직후 MRI 판독지와 수술기록이 서로 모순되는데도 이를 해소할 자료 없이 수술기록을 토대로 한 감정 의견을 그대로 믿을 수는 없다며 환자 청구를 기각한 원심(2심)을 파기했습니다. 감정 의견이 어떤 사실을 전제로 했는지, 그 전제가 객관적 자료와 맞는지를 따지는 것이 반박의 핵심이라는 뜻으로 이해됩니다. 문헌은 이때 '그 영상 소견이라면 통상 어떤 조치가 필요한가'를 보여 주는 근거로 쓰입니다.

준비할 때 피해야 할 실수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의 결론은 개별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집니다.

근거 민사소송법 제164조의2(전문심리위원의 참여), 제277조(번역문의 첨부), 제294조(조사의 촉탁), 대법원 2026. 7. 9. 선고 2026다200137 판결, 대법원 2026. 7. 16. 선고 2023도3217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