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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CAL LAW · 변호사칼럼
의료사고를 보는
법률의 시선.

의료사고 손해배상의 쟁점과 판례를 변호사가 정리했습니다.

의료소송의 디지털 증거 — 전자의무기록 접속기록, 환자감시장치 기록, 처방 시스템 로그를 확보하는 법

요즘 병원의 진료기록은 대부분 전산에 남습니다. 의사가 처방을 입력한 시각, 간호사가 투약을 확인한 시각, 모니터가 산소포화도 경보를 울린 시각이 모두 데이터로 남습니다. 출력된 진료기록 사본에는 보이지 않는 이런 '기록의 기록'이 사고 당시의 실제 순서를 보여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이런 자료는 병원 서버와 장비 안에 있어서, 환자가 일반 사본 발급만으로 받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디지털 자료가 있나

이 자료들은 서로 시각을 맞춰 볼 때 힘을 발휘합니다. 예를 들어 모니터가 경보를 울린 시각과 의사 호출 기록, 약물 투여 입력 시각을 나란히 놓으면 대응이 몇 분 늦었는지가 드러날 수 있습니다.

2026년 12월부터 달라질 접속기록 규정

지금은 기록을 추가로 적거나 고친 경우에 접속기록을 보관하게 되어 있습니다. 2026. 6. 공포된 의료법 개정에 따른 후속 시행규칙 개정안(2026. 9. 입법예고, 확정 전)은 2026. 12. 10.부터 전자의무기록을 기재하거나 열람만 한 경우에도 접속기록을 별도로 보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시행되면 사고 뒤 누가 환자 기록을 열어 보았는지까지 확인할 단서가 생기는 셈입니다. 다만 접속기록은 '언제 누가 들어왔는가'를 보여 줄 뿐, 무엇을 어떻게 고쳤는지까지 모두 보여 주지는 않는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소송 전에: 증거보전

민사소송법 제375조는 미리 증거를 조사하지 않으면 그 증거를 쓰기 어려울 사정이 있을 때 법원이 증거보전을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소송을 내기 전에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의료사건에서는 법원이 병원에 직접 나가 전산 화면과 기록을 확인하고 그 자리에서 출력·복제해 확보하는 검증 방식이 주로 쓰입니다. 실무에서는 단순히 "병원이 고칠 수 있다"는 일반론만으로는 부족하고, 자료가 덮어써지거나 사라질 구체적인 사정을 소명(그럴듯하다는 정도로 보여 주는 것)해야 한다고 봅니다. 법원이 보전한 자료는 본안 소송(실제 손해배상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있습니다.

소송 중에: 문서제출명령

소송이 시작된 뒤에는 병원에 특정 자료를 내라는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민사소송법 제344조, 제347조). 전산 자료처럼 종이 문서가 아닌 정보는 같은 법 제374조에 따라 문서에 준해 증거조사를 합니다. 신청할 때는 "전산 기록 일체"처럼 막연히 쓰기보다 기간, 자료 종류, 출력 형태를 특정할수록 받아들여지기 쉽습니다.

병원이 명령을 받고도 내지 않으면, 법원은 그 문서의 기재에 관한 환자 측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습니다(제349조). 상대방이 쓰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문서를 훼손한 경우에도 같습니다(제350조). 자료를 숨기는 쪽이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서두를수록 좋은 이유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의 결론은 개별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집니다.

근거 의료법 제22조, 제23조, 의료법 시행규칙 제16조(2026. 9. 입법예고 개정안, 2026. 12. 10. 시행 예정),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347조, 제349조, 제350조, 제374조, 제375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