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CCTV 3년 — 환자가 할 수 있는 것과 제도의 한계
수술실 CCTV 설치·촬영 의무가 시행된 지 3년이 되었습니다. 의식이 없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길이 없던 환자에게 처음으로 객관적인 기록이 생길 수 있게 된 제도입니다. 그러나 "CCTV가 있으니 영상을 보면 되지 않느냐"는 기대와 실제 제도 사이에는 차이가 큽니다.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이 어려운지 정리합니다.
제도의 뼈대
수술실 CCTV는 2021년 9월 신설된 의료법 제38조의2에 근거하며 2023년 9월 25일부터 시행되었습니다. 전신마취 등 환자의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을 하는 의료기관은 수술실 내부에 CCTV를 설치해야 하고, 환자나 보호자가 요청하면 촬영해야 합니다. 여기서 대상 수술은 전신마취나 의식하 진정(수면마취) 등으로 환자가 상황을 인지·기억하지 못하거나 의사를 표현할 수 없는 상태에서 하는 수술을 말합니다. 2026년 10월 현재 의료법 조문을 보면 촬영 요청, 녹음 제한, 열람 제한, 30일 이상 보관이라는 큰 틀은 시행 당시와 같습니다.
촬영은 요청해야 시작된다
CCTV가 설치되어 있어도 자동으로 녹화되는 것이 아닙니다. 환자나 보호자가 수술 전에 촬영 요청서를 내야 합니다. 의료기관은 응급수술, 생명을 위협하는 고위험 수술, 전공의 수련을 현저히 해칠 우려, 촬영이 불가능한 시점의 요청, 불가항력 같은 사유가 있으면 촬영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안내에 따르면 이때 의료기관은 거부 사유를 환자나 보호자에게 미리 설명하고 기록해 3년간 보관해야 합니다. 수술 당일 직전에 요청하면 거부될 수 있으므로 입원이나 수술 동의 단계에서 미리 요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녹음은 원칙적으로 안 된다
의료법은 촬영할 때 녹음 기능을 쓸 수 없다고 정합니다. 환자와 수술에 참여한 의료인 등 전원이 동의하면 녹음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영상만 남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수술 중 의료진이 나눈 대화나 판단 과정은 영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영상은 누가, 어떻게 볼 수 있나
영상을 열람하거나 제공받을 수 있는 경우는 세 가지뿐입니다.
- 수사나 재판 업무를 위해 관계 기관이 요청하는 경우
-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조정·중재 업무를 위해 요청하는 경우
- 환자와 수술에 참여한 의료인 전원이 동의하는 경우
즉 환자 혼자서는 영상을 볼 수 없습니다. 의료기관은 영상을 30일 이상 보관해야 합니다. 보관 연장을 요청할 때는 사건번호나 조정신청서처럼 관련 절차가 진행 중임을 보여 주는 자료를 함께 내야 하고, 보건복지부 안내에 따르면 그 절차가 끝날 때까지 보관이 이어집니다. 열람 요청을 받은 의료기관은 10일 안에 열람 방법을 알려야 하고, 비용은 실비 범위에서 요청한 사람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제도의 한계
3년이 지난 지금도 환자 측에서 체감하는 한계는 분명합니다. 미리 요청하지 않은 수술은 영상이 없고, 법은 수술실 내부만 다루므로 회복실이나 병실에서 생긴 일은 이 제도로 남지 않습니다. 보관 기간 30일은 사고를 알아차리고 절차를 시작하기에 짧다는 지적이 시행 당시부터 환자단체에서 나왔습니다. 영상이 확보되어도 화면에 보이는 장면이 곧 과실의 증명은 아니어서, 그 장면이 의학적으로 어떤 의미인지는 결국 감정을 통해 밝혀야 합니다. 한편 영상정보를 누출·변조·훼손하는 행위는 금지되고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환자가 기억해 둘 것
- 의식 없는 상태에서 받는 수술이라면 수술 전에 촬영 요청서를 내고 사본을 받아 두기
- 수술 후 이상이 생기면 바로 보관 연장을 요청하기: 30일이 지나면 지워질 수 있음
- 열람은 조정 신청이나 고소 등 절차와 함께 진행해야 가능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기
이 글은 2026년 10월 현행 의료법과 보건복지부 안내를 바탕으로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근거 의료법 제38조의2(2021. 9. 24. 신설, 2023. 9. 25. 시행), 의료법 시행규칙(수술실 CCTV 촬영 요청·열람 절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