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신경차단술 중 경막 천공으로 뇌척수액 유출 — 병원 항소에도 시술 과실·설명의무 위반 인정 유지
결과 병원 항소심에서도 시술 과실·설명의무 위반 인정 유지 → 항소심 배상 판결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40대 여성입니다. 허리 통증과 왼쪽 다리로 뻗치는 통증 때문에 척추 전문병원을 찾았고, 그날 바로 요추부 경막외 신경차단술을 받았습니다. 척추 신경을 둘러싼 막(경막) 바깥 공간에 주사로 스테로이드 약을 넣어 염증과 부기를 가라앉히는 시술입니다.
시술 다음 날 의뢰인은 두통과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다시 병원을 찾았습니다. 담당 의사는 주사바늘이 경막을 건드려 그 안의 뇌척수액이 새어 나왔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의뢰인의 피를 뽑아 새는 부위에 다시 넣어 막는 블러드 패치 시술을 했습니다. 시술 나흘 뒤 찍은 뇌 MRI에서는 뇌척수액이 많이 빠져나갔을 때 볼 수 있는 소뇌 아래쪽이 처진 소견이 나왔습니다. 의뢰인은 몇 달 뒤 대학병원에서 뇌척수액 누출로 인한 두통증후군과 두개내압 저하증(머릿속 압력이 낮아져 두통·어지럼증 등이 생기는 상태) 진단을 받았습니다.
의뢰인은 의사와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1심은 다른 변호사가 맡았고, 시술 과실과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되어 배상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에 병원 측이 항소했고, 태신은 항소심부터 의뢰인을 대리했습니다.
쟁점
항소심의 첫째 쟁점은 시술 과실과 인과관계였습니다. 의뢰인의 두통·어지럼증·시야 흐림이 시술 중 바늘이 경막을 뚫어 생긴 것인지, 아니면 다른 원인 때문인지가 다시 다퉈졌습니다.
둘째는 설명의무입니다. 의사가 시술 전에 경막 천공과 그로 인한 두통 같은 부작용 가능성을 설명했는지가 문제였습니다.
셋째는 손해의 범위입니다. 의뢰인 측은 안과·이비인후과 증상도 뇌척수액 누출로 생긴 신경 증상이라며 함께 배상받아야 하고, 1심 위자료도 너무 적다고 보았습니다.
병원 측은 항소하면서 1심에서 인정된 배상 책임 전부를 취소해 달라고 했습니다. 특히 1심에서 다툼이 없다고 했던 치료비 액수에 대해, 그 안에 시술과 관계없는 척추·정신건강 진료비와 중복 계산된 금액, 신체감정 비용이 섞여 있다며 그 진술(재판상 자백)을 취소하고 치료비를 다시 따졌습니다.
태신의 조력
의학 문헌으로 뇌척수액 누출의 영향을 설명하다
경막외 주사요법의 부작용과 합병증을 다룬 논문, 두개내압 저하증에 관한 논문을 제출했습니다. 경막이 뚫려 뇌척수액이 계속 새면 두통뿐 아니라 어지럼증, 귀 먹먹함과 이명, 시야 흐림 같은 여러 신경 증상이 생길 수 있고, 이런 증상은 안과·이비인후과 검사에서 정상으로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감정 결과를 근거로 시술 전후의 변화를 보이다
1심 진료기록감정 회신과 항소심에서 진행된 안과·신경외과·이비인후과 신체감정 회신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시술 전에는 없던 시야 흐림, 두통, 눈 통증 등이 시술 뒤 생겨 이어지고 있다는 회신 내용과, 예전 검사보다 시야 검사 결과가 나빠졌다는 안과 회신을 정리해 제출했습니다.
현재 치료 상황과 생업 손실을 주장하다
의뢰인이 대학병원 신경외과, 이비인후과, 안과에서 계속 경과관찰과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는 진단서와 처방전을 냈습니다. 의뢰인이 운영하던 가게를 치료 때문에 접어야 했다는 사정도 들어 1심 위자료가 너무 적다고 주장했습니다.
병원 항소에 맞서 부대항소를 제기하다
병원의 항소를 방어하는 데 그치지 않고, 1심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손해 부분을 다시 판단받기 위해 부대항소(상대방 항소에 붙여 내는 항소)를 제기했습니다. 1심에서 청구하지 않았던 그 뒤의 추가 치료비도 손해에 넣어 달라고 청구했습니다.
사건의 결과
항소심 법원은 시술 다음 날 나타난 증상이 뇌척수액 유출과 관련이 있는 점, 시술 나흘 뒤 MRI 소견, 시술 전에는 이런 증상의 원인이 될 기왕증이 없었던 점, 경막 천공과 그로 인한 두통이 이 시술에서 상당히 생길 수 있는 합병증인 점, 담당 의사도 뇌척수액 유출을 의심해 블러드 패치를 한 점을 들어 시술 중 바늘로 경막을 건드린 과실을 그대로 인정했습니다. 병원이 낸 증거만으로는 경막 천공과 두통 같은 부작용을 설명했다고 볼 수 없다며 설명의무 위반도 인정했습니다. 다만 시술이 불필요했다거나 블러드 패치가 부실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노동능력상실은 시술일부터 3년 동안 12%로 보았고, 안과·이비인후과 증상은 시술과 관계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치료비는 병원의 자백 취소를 받아들여 신경외과 치료비 중 시술과 관련된 부분만 다시 계산했습니다.
그 결과 병원과 의사는 함께 의뢰인에게 약 1,700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선고되었습니다. 의뢰인의 부대항소는 기각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