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금속 핀 제거 수술 뒤 비골신경 손상 — 1심 설명의무 위반 인정, 항소심 조정결정으로 배상
결과 무릎 K-강선 제거술 후 비골신경 손상, 1심 설명의무 위반 인정 → 항소심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으로 배상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60대 여성입니다. 오른쪽 무릎을 다쳐 정형외과 병원에서 반월상연골(무릎 관절 사이의 완충 연골) 파열 등의 진단을 받았고, 반월상연골 봉합술과 함께 휜 다리를 바로잡기 위해 정강이뼈 윗부분을 잘라 각도를 고치는 근위 경골 절골술, 금속판 고정술을 받았습니다. 이때 담당 의사는 정강이뼈 바깥쪽에 K-강선(뼈를 임시로 고정하는 가는 금속 핀)을 추가로 박아 고정했습니다.
1차 수술 뒤 약 두 달 반이 지나 의뢰인은 같은 의사에게 이 K-강선을 빼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 뒤 오른쪽 발에 심비골신경 손상으로 인한 감각 이상과 운동 기능 저하가 생겼습니다. 비골신경은 무릎 바깥쪽 아래를 지나 발등으로 내려가며 발목을 위로 들어 올리는 근육을 움직이는 신경으로, 다치면 발목이 처져 걸을 때 발끝이 끌리게 됩니다. 병원 간호기록에는 수술 당일 오른쪽 발가락과 발목 움직임이 떨어졌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의뢰인과 딸은 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태신은 1심과 항소심을 모두 맡았습니다.
쟁점
첫째 쟁점은 K-강선 제거 수술의 과실입니다. 의뢰인 측은 K-강선을 삽입된 방향 그대로 조심스럽게 빼내야 하는데도 신경을 직접 건드리거나 무리하게 잡아당긴 과실로 신경이 손상됐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은 과실을 인정할 직접 증거가 없고 신경 손상의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며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둘째는 설명의무입니다. 1차 수술 동의서에는 K-강선을 바깥쪽에 추가로 박는다거나 나중에 이를 빼는 수술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신경이 손상될 수 있다는 내용이 없었습니다.
셋째는 손해의 범위입니다. 의뢰인 측은 신체감정 결과를 근거로 노동능력 15% 상실을 전제로 일실수입, 치료비, 위자료 등을 청구했고, 간병을 맡아 온 딸의 위자료도 청구했습니다.
의사 측은 1차 수술 전에 K-강선 제거 수술에 관해 설명했고, 제거 수술은 1차 수술 때 당연히 예정된 것이 아니어서 설명할 대상도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신경 손상도 마취 때 자세, 부목 고정 등 여러 원인으로 생길 수 있는 합병증이라는 입장이었습니다.
태신의 조력
설명받지 못한 수술을 짚어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받다
1심에서 1차 수술 때 K-강선이 몸에 남고 나중에 이를 빼는 수술을 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신경이 다칠 수 있다는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 법원은 진료기록감정 결과 K-강선은 뼈를 자른 부위가 안정되면 빼내도록 예정된 고정물이라는 점을 들어 의사 측의 "설명 대상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배척하고,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했습니다.
신체감정 결과로 손해를 다시 계산하다
1심 신체감정에서 노동능력 15% 영구 상실, 입원 기간 간병 필요, 향후치료비 소견이 나오자 이를 반영해 일실수입·간병비·향후치료비를 다시 계산하고 청구를 정리했습니다.
설명의무 위반과 손해의 연결을 다투다
항소심에서는 설명의무 위반을 위자료로만 끝낼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의뢰인이 K-강선 추가 고정과 제거 수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1차 수술을 받지 않았을 것이므로, 설명의무 위반과 신경 손상 사이에도 인과관계가 있다는 취지입니다.
진료기록과 감정 회신으로 다른 원인을 하나씩 지우다
항소심에서는 1심 진료기록감정 회신과 항소심 사실조회 회신을 바탕으로, 제거 수술 전에는 발목 움직임 저하가 기록된 적이 없고 제거 수술과 신경 마비 사이에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감정에서 거론된 원인 가운데 오랜 침상 안정, 깁스, 부목, 쪼그려 앉는 자세 등은 수술 직후 침상에서 증상이 나타난 경과에 비추어 맞지 않고, 마취 기록상 척추마취로 45분 남짓 걸린 짧은 수술이어서 마취 자세로 인한 압박 마비로 보기도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핀을 추가로 박은 것 자체의 필요성을 다투다
사실조회 회신에서 1차 수술 뒤 엑스레이상 바깥쪽에 추가 고정이 필요할 만큼 불안정한 골절은 보이지 않았다는 내용을 원용해, K-강선 추가 고정 자체가 필요하지 않은 술식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의뢰인은 퇴원 뒤 외래에서야 "핀을 빼야 하는데 간단히 끝난다"는 설명만 들었다고 합니다.
책임 제한과 위자료를 다투다
의뢰인에게 신경 손상의 원인이 될 기왕증이 없었다는 감정 회신과 책임을 제한하지 않은 판례들을 제시해 의사의 책임을 줄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고, 1심 위자료가 의뢰인의 고통에 비해 지나치게 적다고 다퉜습니다.
사건의 결과
1심 법원은 K-강선 제거 수술의 과실은 인정하지 않았지만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해, 의사가 의뢰인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딸의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양측이 모두 항소했고, 항소심 법원은 의사가 의뢰인과 딸에게 2,500만 원을 정해진 기한까지 지급하고, 나머지 청구는 포기하며,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하라는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강제조정)을 내렸습니다. 이 결정은 법원이 양측 사정을 참작해 내린 것으로, 수술 과실을 하나하나 판단한 결정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