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추 디스크 수술 직후 사지마비 — 1심 수술상 과실 인정, 항소심 조정 결정 총 8억 7,500만 원
결과 1심 수술상 과실 인정 → 항소심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 총 8억 7,500만 원(공단 구상 정리 포함)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회사에서 기계 조작 일을 하던 30대 남성입니다. 일하던 중 목 통증이 생겨 치료를 받다가 MRI 검사에서 경추 3-4번 사이 추간판(디스크)이 파열된 것이 확인되었고, 대학병원 척추센터에서 수술을 받기로 했습니다. 입원할 때까지 팔다리의 힘과 감각, 배뇨 기능에는 특별한 이상이 없었습니다.
의뢰인은 목 뒤쪽으로 들어가 신경이 지나는 구멍을 넓히고 디스크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후방 경유 추간공확장술 및 추간판제거술)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수술 직후 몸에 감각이 없다고 호소했고, 곧바로 찍은 MRI에서 경추 2번부터 5번에 걸쳐 척수가 부어 있는 모습(척수부종)이 확인되었습니다. 병원은 스테로이드 치료와 중환자실 집중치료를 했지만 사지마비는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의뢰인에게는 영구적인 사지마비와 배뇨 장애 등이 남았고, 재활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이어가야 했습니다.
의뢰인과 가족은 법무법인 태신과 함께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사이 국민연금공단은 장애연금을, 근로복지공단은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 산재보험급여를 지급했고, 두 공단도 소송에 참가했습니다.
쟁점
첫째 쟁점은 수술 중 과실로 척수가 손상되었는지였습니다. 수술 직후에 마비가 나타났더라도 수술 과정의 잘못을 환자가 하나하나 증명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수술 전후 상태 변화와 다른 원인이 있는지를 따져 과실을 추정할 수 있는지가 문제였습니다. 의뢰인 측은 재수술을 하지 않고 약물치료만 한 점, 사지마비 위험을 형식적으로만 설명한 점도 함께 주장했습니다.
병원 측은 마비의 원인이 감압 수술 뒤 눌려 있던 신경이 풀리면서 척수의 혈류가 바뀌어 생기는 '백색척수증후군'이고, 의료진 잘못이 아니라고 맞섰습니다. 척수부종에 스테로이드를 쓰는 것은 일반적인 치료이고, 수술 전 합병증 설명도 다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둘째 쟁점은 손해액이었습니다. 두 공단이 이미 지급한 연금·보험급여를 배상액에서 어떻게 빼고 공단의 구상(대신 지급한 돈을 병원에 청구하는 것)을 어떻게 정리할지가 다퉈졌습니다.
태신의 조력
수술 전후 상태 변화로 수술상 과실을 주장하다
1심에서 태신은 수술 전에는 척수 손상이 없었고 팔다리를 움직이는 데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수술 직후 척수부종에 따른 사지마비가 나타났다는 점을 들어, 의료진이 수술 중 주의를 다하지 않아 척수를 손상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항소심에서 공제 방식을 다투다
태신은 항소이유서에서 산재 휴업급여는 그 급여가 지급된 기간의 소득 손해에서만 빼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들어 1심의 일괄 공제를 다퉜습니다. 1심 청구에서 산재 장해보상일시금을 빼지 않은 채 판결이 확정되면 의뢰인이 앞으로 장해급여를 받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점도 짚어, 항소심에서 청구를 이에 맞게 고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30대에 사지마비를 입은 사정을 들어 위자료 증액도 요청했습니다.
장래 산재 장해연금을 지키는 조항을 요청하다
조정 단계에서 태신은 의견서를 내어, 배상 청구에서 장해보상일시금 상당액을 이미 뺀 만큼 결정과 별개로 의뢰인의 장래 산재 장해급여 수급권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을 결정 내용에 넣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사건의 결과
1심 법원은 의뢰인이 수술 전에는 사지 기능에 이상이 없다가 수술 직후 마비가 나타난 점, 마비를 설명할 다른 병력이 없는 점, 병원이 든 백색척수증후군 사례는 이 사건 영상 소견과 다른 점 등을 들어 수술 과정의 잘못으로 척수부종과 사지마비가 생겼다고 추정했습니다. 다만 재수술 없이 스테로이드를 쓴 부분과 설명의무 위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양측이 모두 항소했고, 항소심 법원은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법원이 직권으로 정하는 조정안)을 내렸습니다. 병원이 총 8억 7,500만 원을 지급하되 두 공단 몫을 먼저 지급하고 나머지를 의뢰인에게 지급하는 내용입니다. 공단들과의 구상관계도 함께 정리되었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이 이 결정과 관계없이 의뢰인에게 장해등급에 따른 장해연금 등을 계속 지급한다는 내용도 결정에 담겼습니다. 이 결정은 과실을 하나하나 판단한 결정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