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 신경성형술 뒤 검사 지연 과실·설명의무 위반 인정 → 병원 상고 취하·3억 4천만 원 합의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20대 후반의 여성으로, 한 달가량 이어진 허리 통증과 왼쪽 다리 저림 때문에 병원을 찾았습니다. MRI에서 허리 아래쪽 디스크(추간판탈출증)가 확인되었고, 며칠간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를 받았지만 나아지지 않자 정형외과 전문의의 권유로 경막외 신경성형술을 받았습니다. 신경성형술은 꼬리뼈 쪽으로 가는 관을 넣어 신경 주변에 약물을 주입하고 유착을 풀어 주는 비수술 허리디스크 시술입니다.
시술 당일 저녁부터 의뢰인은 양쪽 엉덩이와 회음부 감각이 둔하다고 간호사에게 말했고, 다음 날에는 아랫배가 더부룩하고 항문 괄약근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호소했습니다. 이후 퇴원할 때까지 약 10일 동안 감각 저하가 계속되었고 소변과 대변이 마려운 느낌(요의·변의)이 사라졌습니다. 그런데도 병원은 MRI 같은 추가 검사를 하지 않았고, 퇴원하는 날에야 마미증후군 가능성을 말하면서 일주일쯤 더 지켜보자고 했습니다.
의뢰인은 퇴원 사흘 뒤 다른 대학병원을 찾아 마미증후군(척추 아래쪽 신경다발이 눌려 대소변·다리 기능이 떨어지는 질환) 진단을 받았고, 다음 날 전신마취 아래 튀어나온 디스크를 떼어내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방광이 찬 느낌을 알지 못해 손으로 배를 눌러 소변을 보고 하루 한 번 스스로 관을 넣어 소변을 빼야 하는 신경인성 방광, 배변장애, 왼쪽 발목 관절이 덜 움직이는 장해가 남았습니다. 의뢰인과 어머니는 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1심부터 항소심, 합의까지 태신이 대리했습니다.
쟁점
첫째, 시술 뒤 처치 과실입니다. 마미증후군은 증상이 나타난 뒤 가능한 한 빨리 감압수술을 받아야 회복 가능성이 높아지는 응급 질환입니다. 의심 증상이 시술 직후부터 이어졌는데도 병원이 약 10일간 검사와 수술 판단을 미룬 것이 과실인지, 그 지연이 지금의 장해와 이어지는지가 다퉈졌습니다.
둘째, 설명의무입니다. 시술 동의서에는 합병증으로 '감염' 정도만 적혀 있었고, 신경 손상이나 마미증후군 위험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병원은 당시 증상만으로는 마미증후군을 알아차릴 수 없었고 MRI 등을 꼭 해야 했던 것도 아니며, 시술과 장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항소심에서는 이 시술로는 마미증후군이 생길 수 없으므로 미리 설명할 의무도 없고, 대소변 장애는 원래 있던 디스크가 악화된 결과라고 맞섰습니다.
태신의 조력
시술 직후 새로 생긴 증상과 검사 공백을 짚다
태신은 의뢰인이 시술 직후부터 엉덩이·회음부 감각 저하, 요의·변의 소실, 괄약근 약화를 호소했는데도 병원이 경과만 지켜보며 MRI 같은 추가 검사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처치 과실을 주장했습니다. 시술 뒤 원래 있던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은 오히려 줄었다는 간호기록을 근거로, 새로 생긴 증상은 디스크 악화가 아니라 시술과 그 뒤의 처치 지연 때문이라고 맞섰습니다. 시술 전과 수술 직후 대학병원의 영상검사 자료도 증거로 냈습니다.
장해를 과별로 평가받기 위한 신체감정
1심에서 비뇨기과·소화기내과·재활의학과 신체감정을 신청했고, 감정병원 지정이 늦어지자 병원별 가능 여부를 직접 확인해 추천 목록을 내며 절차를 이끌었습니다. 1심에서 배변장애 감정이 끝내 이뤄지지 못하자, 항소심에서 대학병원 직장항문 내압검사 기록을 내 직장 감각 저하를 보여 주고 배변장애 평가를 다시 요청했습니다.
감정의 의견으로 처치 지연의 책임을 짚다
항소심에서는 1심 진료기록감정에서 '시술 뒤 약 2주간 특별한 검사와 처치 없이 지나간 정황이 현재 장해에 영향을 미쳤을 것', '조기 검사와 응급수술을 했다면 예후가 더 좋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온 점을 짚어, 조기 MRI만 했어도 적절한 처치로 나아갈 수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건의 결과
1심은 병원이 시술 뒤 의심 증상에도 검사와 조기 수술을 하지 않은 과실과 시술 전 설명의무 위반을 모두 인정했습니다. 시술 뒤 설명이 부족했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쌍방이 항소했고, 항소심은 병원 측의 기왕증 악화 주장을 여러 감정 결과를 근거로 배척했습니다. 배변장애를 영구장해(노동능력 20% 상실)로 새로 인정하고 위자료도 높였습니다. 발목 장해를 영구장해로 봐 달라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병원은 상고했지만, 이후 3억 4천만 원을 지급하고 상고를 모두 취하하는 내용으로 합의했고, 병원이 상고를 취하하면서 소송이 마무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