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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CAL LAW · 변호사칼럼
의료사고를 보는
법률의 시선.

의료사고 손해배상의 쟁점과 판례를 변호사가 정리했습니다.

2024~2026 의료소송 대법원 판결 정리 — 환자가 알아 둘 다섯 가지 흐름

의료소송의 결론은 결국 대법원이 정한 기준을 따라갑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대법원은 환자의 증명 부담을 덜어 주는 판결과, 의료진 책임을 좁게 보는 판결을 함께 내놓았습니다. 어느 한쪽만 보면 기대가 지나치거나 지레 포기하게 됩니다. 2024년부터 2026년 사이 선고된 판결 가운데 환자와 유족에게 의미 있는 판결을 골라 정리합니다.

먼저, 기준이 된 2023년 판결들

2023년 대법원은 세 가지 기준을 세웠습니다. 증상의 원인이 의료 과실 말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사정을 환자가 보이면 과실과 인과관계를 추정할 수 있다는 판결(2022다219427), 진단도 당시 실천되던 의료 수준에 맞게 해야 한다는 판결(2020다217533), 결과와의 인과관계가 없을 때 주는 '현저히 불성실한 진료' 위자료는 엄격하게 본다는 판결(2022다306185)입니다. 아래 판결들은 이 기준을 실제 사건에 어떻게 적용하는지 보여 줍니다.

감염 사건 — 추정에도 한계가 있다(2024. 9. 27. 2024다204665)

척추 수술 뒤 척추 안쪽에 고름 주머니(경막외 농양)가 생긴 사건에서, 대법원은 수술 중 직접 감염된 것으로 인정되더라도 그 사실만으로 곧바로 감염관리에 관한 과실을 추정할 수는 없다며 병원 책임을 인정한 원심(2심)을 파기했습니다. 감염 예방에 관한 과실은 감염이 생겼다는 결과가 아니라, 의료진이 당시 요구되던 감염 예방 조치를 지키지 않았는지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감염 사건에서는 '감염됐다'는 결과보다, 소독·무균 조치나 감염 징후에 대한 대응이 어디서 부족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짚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됩니다.

건강보험 몫 — 공단이 병원에 청구할 수 있는 범위(2025. 4. 3. 2024다262197)

의료사고로 늘어난 진료비 때문에 1년 본인부담금이 상한액을 넘으면 공단이 초과분을 돌려줍니다. 대법원은 공단이 유족에게 돌려준 이 환급금도 공단이 부담한 보험급여 비용이므로 공단이 책임 있는 의료진에게 청구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부정한 원심(2심)을 파기했습니다. 환자 쪽에서는 이미 환급받은 금액이 공단 몫으로 다루어질 수 있으므로, 손해를 계산할 때 따로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고 이해됩니다.

수술기록과 영상이 다르면 — 감정 의견도 그대로 믿지 않는다(2026. 7. 9. 2026다200137)

허리 디스크 내시경 수술 직후 다리 마비와 배변 장애가 생긴 사건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수술 직후 MRI 판독지에는 수술 부위에 피가 고여 있고(혈종) 신경 쪽 압박이 심하다는 취지가 적혀 있었지만, 수술기록에는 수술 중 특이사항이 없다고 되어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이처럼 기록끼리 모순되는데도 이를 해소할 자료 없이 수술기록을 토대로 한 감정 의견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보고, 1심의 일부 배상 판결을 뒤집어 청구를 기각한 2심을 파기해 돌려보냈습니다. 고인 피를 제거하는 등 악화를 막는 조치가 제때 이루어졌다고 볼 자료도 부족하다고 했습니다. 2023년의 추정 법리가 환자 쪽에 실제로 적용된 사례로 이해됩니다.

형사 사건 — 유죄 판결을 잇달아 파기환송

형사 사건에서는 흐름이 다릅니다. 대법원은 2024. 10. 25. 선고 2023도13950 판결에서 고열과 복통으로 온 환자를 혈액 염증 수치가 높았는데도 급성 장염으로 보고 대증치료(증상만 가라앉히는 치료)만 했는데 다음 날 패혈성 쇼크로 숨진 사건에서, 업무상과실치사 유죄를 인정한 원심을 파기해 돌려보냈습니다. 활력징후(혈압·맥박·체온 등)가 안정적이고 다른 검사에서 이상이 없던 사정을 근거로 장염으로 진단한 것이 임상의학에서 실천되는 진단 수준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입니다. 2026. 7. 16. 선고 2023도3217 판결도 피부 질환 약의 부작용으로 어린 환자가 간이식을 받은 사건에서 두 의사에 대한 유죄 원심(각 금고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파기해 돌려보냈습니다. 치료 방법을 고른 의사에 대해서는 오직 하나의 합리적 방법만 있었고 그로부터 벗어났다는 점이, 약을 처방한 의사에 대해서는 사전 검사와 설명을 했다면 결과를 막을 수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두 사건 모두 무죄가 확정된 것이 아니라, 최종 결론은 환송 뒤 재판에서 정해집니다.

이 판결들이 환자에게 주는 의미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의 결론은 개별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집니다.

근거 대법원 2024. 9. 27. 선고 2024다204665 판결, 대법원 2024. 10. 25. 선고 2023도13950 판결, 대법원 2025. 4. 3. 선고 2024다262197 판결, 대법원 2026. 7. 9. 선고 2026다200137 판결, 대법원 2026. 7. 16. 선고 2023도3217 판결, 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2다219427 판결, 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0다217533 판결, 대법원 2023. 8. 18. 선고 2022다30618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