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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CAL LAW · 변호사칼럼
의료사고를 보는
법률의 시선.

의료사고 손해배상의 쟁점과 판례를 변호사가 정리했습니다.

몸속 의료기기에 문제가 생겼다면 — 병원 책임과 제조사 책임(제조물책임)의 구분

수술로 넣은 인공관절이 부러지거나, 보형물이 터지거나, 회수(리콜) 대상이라는 연락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가장 먼저 드는 질문은 "병원 책임인가, 제품 책임인가"입니다. 두 책임은 근거 법률도, 증명할 내용도 다르기 때문에 처음부터 나눠 생각해야 합니다.

병원 책임: 과실이 있어야 한다

병원과 의사의 책임은 진료계약 위반이나 불법행위에 따른 과실책임입니다. 기기를 고르고 넣고 경과를 살피는 과정에서 의사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환자 측이 보여야 합니다. 실무에서 문제 되는 장면은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반대로 기기 자체에 숨은 결함이 있었고 의사가 이를 알 수 없었다면 병원에 과실을 묻기 어렵습니다. 이때 검토하는 것이 제조사의 제조물책임입니다.

제조사 책임: 과실이 아니라 '결함'을 따진다

제조물책임법은 제조업자가 제조물의 결함으로 생명·신체 등에 손해를 입은 사람에게 배상하도록 정합니다(제3조). 제조사의 부주의가 아니라 제품에 결함이 있었는지가 핵심이고, 결함은 원래 설계와 다르게 만들어진 '제조상 결함', 합리적인 대체 설계를 쓰지 않은 '설계상 결함', 필요한 설명·경고를 하지 않은 '표시상 결함'으로 나뉩니다(제2조).

2018. 4. 19.부터는 결함 추정 규정(제3조의2)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정상적으로 사용하는 상태에서 손해가 생겼고, 그 손해가 제조업자의 실질적인 지배영역에 속한 원인으로 생겼으며, 결함 없이는 통상 생기지 않는 손해라는 점을 피해자가 증명하면 결함과 인과관계를 추정합니다. 결함을 알면서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아 생명·신체에 중대한 손해가 생기면 손해의 3배까지 배상하게 하는 규정도 있습니다(제3조 제2항). 다만 제조사는 공급 당시 과학·기술 수준으로는 결함을 발견할 수 없었다는 점 등을 증명해 책임을 벗을 수 있습니다(제4조 제1항). 그러나 공급한 뒤 결함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데도 피해를 막는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이런 사유를 내세울 수 없습니다(같은 조 제2항).

몸속 기기는 원인 가리기가 어렵다

의료기기는 의사가 수술로 넣고 몸속에서 작동하므로, 문제가 기기 결함 때문인지 수술 방법 때문인지 몸의 반응 때문인지 가리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병원과 제조사를 함께 상대로 해 소송 안에서 원인을 가리는 방법이 검토되기도 합니다. 가장 중요한 증거는 빼낸 기기 그 자체이므로, 재수술 때 병원이 폐기하거나 제조사에 넘기기 전에 보관을 요청해 두어야 나중에 감정할 수 있습니다.

회수 제품이라도 곧바로 배상되지는 않는다

2026년 9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희귀 림프종과의 관련성 때문에 세계적으로 회수된 인공유방 보형물을 이식받은 114명이 제조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보도되었습니다. 같은 해 1월에도 다른 이식자들이 낸 같은 취지의 소송에서 비슷한 판결이 있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법원은 제조상·설계상·표시상 결함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소송 제기 뒤 6년이 넘도록 원고 중 실제로 림프종이 생긴 사람이 없어 손해 발생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소송비용은 제조사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회수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결함과 실제 손해를 따로 증명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의무 책임보험과 청구 기간

2022. 7. 21.부터 인체에 30일 이상 계속 유지할 목적으로 넣는 의료기기의 제조·수입업자는 사망이나 중대한 부작용 피해를 배상하기 위한 보험 또는 공제에 가입해야 합니다(의료기기법 제43조의6). 보상 한도는 사망·후유장해 1명당 1억 5천만 원 이상, 부상 1명당 3천만 원 이상입니다.

제조물책임은 손해와 배상책임자를 안 날부터 3년, 제조물을 공급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청구할 수 없습니다. 다만 몸에 쌓여 생기는 손해나 잠복기가 지난 뒤 증상이 나타나는 손해는 그 손해가 생긴 날부터 10년을 셉니다(제7조).

지금 해 둘 일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의 결론은 개별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집니다.

근거 제조물 책임법 제2조, 제3조, 제3조의2, 제4조, 제7조, 의료기기법 제43조의6, 의료기기법 시행령 제12조의5·제12조의6, 서울중앙지방법원 2026년 9월 선고 인공유방 보형물 손해배상 판결(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