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원처럼 병원이 아닌 곳에서 생긴 사고 — 어떤 법으로 책임을 묻나
산후조리원에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일하고, 신생아실은 병원과 비슷해 보입니다. 그래서 아기가 감염되거나 다치면 가족은 "의료사고"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산후조리원은 법적으로 의료기관이 아닙니다. 노인요양시설처럼 돌봄을 제공하는 다른 시설도 마찬가지입니다. 병원이 아닌 곳에서 생긴 사고는 무엇이 다른지 산후조리원을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산후조리원은 의료기관이 아니다
모자보건법은 산후조리업을 분만 직후의 임산부나 출생 직후의 영유아에게 급식·요양과 일상생활 편의를 제공하는 업으로 정합니다(제2조). 의료법상 의료기관이 아니므로, 의료법이 정한 진료기록 열람 규정 대신 모자보건법이 정한 기록과 의무를 살펴야 합니다. 또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조정은 보건의료기관에서 생긴 의료사고를 다루므로, 산후조리원 사고는 조정 대상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시설과의 협의, 한국소비자원 피해구제, 민사소송이 주된 해결 경로입니다.
법이 정한 산후조리원의 의무
모자보건법 제15조의4는 산후조리업자에게 다음과 같은 의무를 지웁니다.
- 건강기록부를 갖추어 임산부와 영유아의 건강 상태를 기록·관리할 것
- 소독 등 환경 관리, 종사자와 방문객 위생 관리 등 감염 예방 조치를 할 것
- 감염이나 질병이 의심되거나 생기면, 또는 안전사고가 나면 즉시 의료기관으로 옮기고 소독·격리 등 확산을 막는 조치를 할 것
- 옮긴 사실과 조치 내용을 지체 없이 보건소장에게 보고할 것
배상책임과 책임보험을 법이 직접 정했다
모자보건법 제15조의15는 산후조리업자가 산후조리원 이용으로 인한 감염 등으로 이용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정하고, 이를 보장하기 위해 책임보험에 가입하도록 했습니다. 실제 청구에서는 감염이 산후조리원에서 생겼다는 점을 보여 주는 것이 핵심이 되므로, 보건소 역학조사(감염 경로 조사) 결과가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판결: 예방약만 먹은 아기도 배상 대상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1. 10. 선고 2015가합579935 판결은 산후조리원 간호조무사가 결핵 감염이 의심되어 가래검사 처방을 받은 뒤에도 신생아 돌봄을 계속한 사건을 다뤘습니다. 법원은 그 이후 조리원에 머문 신생아 가운데 잠복결핵에 감염된 아기뿐 아니라, 감염되지는 않았지만 감염을 막기 위해 예방 항생제를 먹어야 했던 아기와 그 부모에게도 배상을 인정했습니다. 간호조무사에게는 불법행위책임을, 회사에는 사용자책임(직원 잘못에 대한 고용주 책임)을 인정했고, 입실 중 감염성 질병으로 생긴 손해를 배상하도록 한 이용계약 조항을 근거로 계약상 책임도 인정했습니다.
이 판결은 민법과 계약 조항을 근거로 책임을 따졌습니다. 모자보건법에는 배상책임과 책임보험 가입 의무가 따로 규정되어 있으므로, 비슷한 사고라면 시설이 가입한 책임보험으로 배상받는 길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른 돌봄 시설에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노인요양시설 같은 다른 돌봄 시설에서도 입소 계약에 따라 이용자를 안전하게 보호할 의무와 직원의 잘못에 대한 사용자책임(민법 제756조)이 책임의 중심이 됩니다. 한편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산후조리원 이용으로 감염되거나 다친 경우 사업자가 치료비 등 손해를 배상하도록 정하고(이용자가 피해를 보여 주는 자료 제시), 산후조리원 잘못으로 입소 후 계약이 해제되면 쓴 기간 요금을 뺀 나머지와 총 이용금액의 10%를 더해 돌려주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는 합의를 위한 기준이어서, 실제 손해가 더 크다면 소송에서 따로 따질 수 있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확인해 둘 것
- 이용 계약서와 약관의 감염·사고 배상 조항
- 건강기록부 사본(요청 기록 포함)과 의료기관 이송·보건소 보고 내용
- 보건소 역학조사 결과와 같은 시기 다른 아기들의 감염 여부
- 산후조리원의 책임보험 가입 여부와 보험사
- 아기가 옮겨 간 의료기관의 진료기록과 진단서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의 결론은 개별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집니다.
근거 모자보건법 제2조, 제15조의4, 제15조의15, 민법 제390조, 제750조, 제756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1. 10. 선고 2015가합579935 판결, 소비자분쟁해결기준(산후조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