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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CAL LAW · 변호사칼럼
의료사고를 보는
법률의 시선.

의료사고 손해배상의 쟁점과 판례를 변호사가 정리했습니다.

암 진단이 늦어졌다면 — 치료 기회 상실과 배상 범위

"1년 전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있었는데 아무도 말해 주지 않았다", "염증이라고 해서 약만 먹었는데 결국 4기 암이었다." 암 진단이 늦어진 환자와 가족의 억울함은 크지만, 소송에서는 두 가지를 따로 따져야 합니다. 첫째, 그때 암을 발견하지 못한 것이 의료진의 잘못인가. 둘째, 잘못이라면 그 지연이 어떤 손해를 낳았는가입니다. 이 두 질문의 답에 따라 배상 범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진단은 진료의 출발점이다

대법원은 2023. 7. 13. 선고 2020다217533 판결에서 진단은 임상의학의 출발점이며, 의사는 진단 당시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진단 수준의 범위에서 신중히 진찰하고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암 진단 지연 사건에서도 이 기준이 적용됩니다. 당시 의료 수준에서 통상의 의사라면 암을 의심하고 추가 검사를 했을 상황이었는지가 핵심입니다.

과실이 인정된 사례들

1심 법원에서는 다음과 같은 경우에 병원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두 사건 모두 검사 결과가 있었는데도 그 의미를 제대로 해석하거나 전달하지 않은 경우였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든 지연이 과실은 아니다

반대로 청주지방법원은 목 통증으로 내원해 염증 진단과 치료를 받던 환자가 몇 달 뒤 진행된 하인두암으로 진단된 사건에서, 의료진이 당시 필요한 영상 검사와 혈액 검사를 했고 감정 결과도 진료가 적절했다는 의견이었으며, 해당 암은 조기 발견이 매우 어렵다는 점을 들어 청구를 기각했습니다(2022. 8. 19. 선고 2021가단53873 판결). 결국 '지금 알고 보니 암이었다'가 아니라 '그때 알 수 있었는가'가 기준입니다.

배상 범위는 두 갈래로 나뉜다

과실이 인정되더라도 받을 수 있는 배상은 인과관계를 어디까지 증명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진단이 늦어진 탓에 암이 진행해 치료 범위가 커지거나 사망에 이르렀다는 관계가 인정되면, 늘어난 치료비와 잃은 수입 등 결과 손해 전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의 인과관계 추정 법리(2022다219427)에 따라 과실이 그 결과를 일으켰을 개연성, 즉 막연한 가능성을 넘어 그럴 만하다고 볼 정도를 보여 주는 것이 관건입니다.

그러나 암은 원래 진행하는 병이어서 "제때 발견했다면 결과가 달랐을 것"을 증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는 위 사례들처럼 조기에 치료받을 기회를 잃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가 배상의 중심이 됩니다. 다만 대법원은 결과와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상태에서 위자료를 받으려면 진료가 일반인의 기준에서 참기 어려울 만큼 현저히 불성실했다는 점을 환자 측이 증명해야 한다고 보아 2심 판결을 깼습니다(대법원 2023. 8. 18. 선고 2022다306185 판결). 실무에서는 놓친 시점의 암 병기와 그 병기의 치료 성적을 의학 문헌과 감정으로 밝혀, 지연이 결과를 바꿨다는 점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보여 주려고 합니다.

청구 기간을 놓치지 말 것

불법행위 손해배상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청구할 수 없습니다(민법 제766조). 진료계약 위반을 이유로 하는 청구는 10년입니다(민법 제162조). 건강검진에서 놓친 경우에는 검진 시점이 오래전일 수 있으므로, 암 진단을 받은 뒤 이전 검사 자료를 빨리 확보하고 기간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지금 챙겨야 할 자료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의 결론은 개별 사실관계와 감정 결과에 따라 달라집니다.

근거 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0다217533 판결, 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2다219427 판결, 대법원 2023. 8. 18. 선고 2022다306185 판결, 창원지방법원 2012. 1. 19. 선고 2010가합11521 판결, 청주지방법원 2022. 8. 19. 선고 2021가단53873 판결, 민법 제162조, 제766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