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수술 후 갑자기 사망했습니다. 지금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Q. 어머니가 비교적 간단하다는 수술을 받으신 뒤 회복실에서 상태가 나빠져 돌아가셨습니다. 병원은 "드물게 생기는 일"이라고만 합니다. 장례를 치러야 하는데, 나중에 원인을 밝히려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설명을 위한 가상 상황입니다.
갑작스러운 사망 사건에서는 장례 전후 며칠 동안 무엇을 했는지가 원인을 밝히는 데 큰 차이를 만듭니다. 마음이 경황없는 시기이지만, 아래 순서대로 최소한의 자료만큼은 먼저 지켜 두시기 바랍니다.
1. 장례 전에 판단할 것: 부검
사망 원인이 분명하지 않을 때 부검은 가장 객관적인 자료입니다. 화장 후에는 되돌릴 수 없으므로 장례 전에 결정해야 합니다. 사망진단서에 사인이 어떻게 적혔는지 확인하고, 원인을 다툴 가능성이 있다면 부검을 진지하게 검토하세요. 경찰에 신고하면 수사 과정에서 법원의 영장을 받아 부검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부검을 하지 않으면 사망 원인을 두고 다툼이 생겼을 때 진료기록과 감정만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2. 바로 확보할 자료
- 진료기록 전체: 수술·마취·회복실·간호기록, 투약 기록, 활력징후 기록, 영상 자료. 환자가 사망한 경우 가족관계 서류와 사망진단서로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 수술실 CCTV: 수술 전에 촬영을 요청했다면 영상은 최소 30일 보관이 원칙이므로 즉시 열람·보존을 요청하세요. 열람은 수사·재판, 의료분쟁조정중재원 절차, 환자와 참여 의료진 모두의 동의가 있을 때 가능합니다
- 의료진 설명: 누가, 언제, 무엇이라고 설명했는지 바로 메모하세요
3. 의료분쟁 조정은 자동으로 시작될 수 있습니다
사망 사건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조정을 신청하면 병원이 동의하지 않아도 조정 절차가 시작됩니다. 비용 부담이 적은 대신, 손해 규모가 큰 사건이라면 소송과의 장단점을 비교해 보고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4. 형사고소는 신중하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고소하면 수사기관이 기록을 확보하고 감정을 의뢰합니다. 다만 형사 사건은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의 증명이 필요해, 민사에서 책임이 인정되는 사건도 형사에서는 유죄 판단이 뒤집히는 경우가 있습니다(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1도1833 판결: 같은 사고에서 민사 책임은 인정됐지만 형사 유죄 판결은 파기됨). 고소 여부는 민사 절차와의 관계까지 고려해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5. 서두르지 말 것
병원이나 보험사가 장례비 지원 등을 제안하며 서류 서명을 요청하더라도, 내용에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있는지 확인하기 전에는 서명하지 마세요.
이 글은 설명을 위한 가상 상황을 바탕으로 일반적인 절차를 안내한 것입니다. 구체적인 대응은 사건의 경위와 기록에 따라 달라집니다.
근거 의료법 제21조(기록 열람)·제38조의2(수술실 CCTV),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제27조(자동개시), 형법 제268조, 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1도1833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