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변호사칼럼
MEDICAL LAW · 변호사칼럼
의료사고를 보는
법률의 시선.

의료사고 손해배상의 쟁점과 판례를 변호사가 정리했습니다.

주사 맞고 쇼크, 투약 사고는 누구 책임인가 — 아나필락시스와 투약 전 확인 의무

주사를 맞은 직후 숨이 막히고 혈압이 떨어져 쓰러지는 일, 다른 환자의 약이 잘못 들어가는 일은 짧은 순간에 생기지만 결과는 매우 무겁습니다. 약으로 생긴 피해라고 모두 병원 책임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예측할 수 있었는가, 확인할 것을 확인했는가, 제때 대응했는가'를 차례로 봅니다.

아나필락시스에 대한 법원의 기본 시각

아나필락시스는 약물 등에 대한 급격한 전신 알레르기 반응으로, 호흡곤란과 혈압 저하가 빠르게 옵니다. 법원은 체질에 따른 반응이라는 점에서, 쇼크가 생겼다는 사실만으로는 과실을 인정하지 않는 편입니다. 광주지방법원은 안과 수술 전 항생제를 맞고 심정지가 온 사건에서, 피부반응검사가 음성이었고 약물 알레르기 이력이 없었으며 의료진이 신속하게 심폐소생술과 응급 약물 투여를 한 점을 들어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중한 결과만으로 과실을 추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쟁점 1: 투약 전 확인 — 과거 병력과 투약력

반대로 확인 절차가 빠졌다면 결론이 달라집니다. 청주지방법원 2019. 8. 19. 선고 2017가합202415 판결은 발목 인대 손상으로 내원한 환자가 소염진통제 디클로페낙 주사를 맞고 약 1시간 45분 만에 숨진 사건입니다. 환자는 이전 병원에서 이 약에 부작용이 있다는 말을 듣고 그 내용을 적은 쪽지를 갖고 다녔고, 부검에서 사인은 이 약에 의한 아나필락시스로 추정됐습니다.

법원은 의사가 과거 병력과 투약력을 파악하지 않은 채 처방해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보았습니다. 나아가 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도 정형화된 문진표를 쓰게 하거나 직원이 과거 병력과 약물 사용 내역을 물어 의사와 주사 간호사에게 전달하는 체계를 운영했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환자가 자신의 체질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은 점을 고려해 책임을 85%로 제한하고, 약 2억 3천만 원의 배상을 명했습니다.

쟁점 2: 투약 후 관찰과 응급 대응

약물 반응은 투약 직후 짧은 시간 안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투약 후 관찰과 응급 약물·산소·기도 확보 장비의 준비가 중요합니다. 과거 조영제(검사용 약물) 쇼크 이력이 있는 환자가 관상동맥 조영술 중 숨진 사건에서 인천지방법원(2022가단224787)은 검사의 필요성이 컸고 위험을 미리 설명해 동의를 받았으며, 혈압 저하를 확인한 지 4분 만에 에피네프린(쇼크 응급약)을 투여한 점을 들어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거꾸로 말하면, 반응이 생긴 뒤 대응이 늦었거나 응급 장비가 없었다면 그 부분이 과실로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쟁점 3: 투약 오류

처방과 다른 약, 다른 용량, 다른 투여 경로, 다른 환자에게 투약한 경우는 체질 반응과 달리 '예측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 통하기 어려워, 실무에서는 과실 판단이 비교적 분명한 편입니다. 간호사 등 직원의 잘못도 병원이 사용자로서 배상책임을 집니다(민법 제756조). 처방 내역과 투약 기록의 약 이름·시각·용량을 맞춰 보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과실이 없다면: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의약품을 정상적으로 사용했는데도 부작용으로 사망, 장애, 입원 치료 같은 피해가 생겼다면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 피해구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2014. 12. 19. 시행된 제도로, 사망일시보상금, 장애일시보상금, 장례비, 진료비가 지급되며, 사망·장애 발생일 또는 진료일부터 5년 안에 신청해야 합니다. 의료진의 과실로 인한 의료사고나 예방접종 피해 등은 대상에서 빠지므로, 사건 초기에 소송·조정과 피해구제 중 어느 길이 맞는지 따져 보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 확보할 자료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의 결론은 개별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집니다.

근거 청주지방법원 2019. 8. 19. 선고 2017가합202415 판결, 광주지방법원 항생제 아나필락시스 판결, 인천지방법원 2022가단224787 판결, 민법 제756조, 약사법 제86조의3 등(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