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절 수술 분쟁, 무엇을 따져야 하나 — 꼭 필요한 수술이었나, 신경 손상, 재수술
허리 디스크, 척추관 협착증, 무릎·어깨 관절 수술은 흔한 수술인 만큼 분쟁도 많습니다. "수술하면 낫는다고 했는데 더 나빠졌다", "다리에 힘이 빠지고 대소변이 어렵다", "결국 다른 병원에서 다시 수술했다"는 상담이 대표적입니다. 척추·관절 수술 분쟁은 크게 세 가지 질문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쟁점 1: 꼭 필요한 수술이었나
의학에서는 수술이 필요한 기준을 '적응증'이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 디스크나 협착증은 약, 주사, 물리치료 같은 수술 외 치료를 먼저 충분히 해 보는 경우가 많고, 영상 소견과 실제 증상이 맞아야 수술을 검토합니다. 다만 어떤 치료 방법을 고를지에 대해서는 의사에게 상당한 재량이 인정되므로, '수술할 필요가 없었다'는 주장만으로 과실이 인정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실무에서는 감정에서 수술 전 치료 경과와 영상·증상의 일치 여부를 구체적으로 묻는 방식으로 다툽니다.
이 쟁점은 설명의무와 함께 볼 때 힘을 얻습니다. 의료법 제24조의2는 수술의 필요성, 방법, 예상되는 후유증을 설명하고 서면 동의를 받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설명이 환자가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두고 이뤄져야 한다고 보았으므로(2021다265010), 급하지 않은 척추 수술을 당일 설명 직후 곧바로 했다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쟁점 2: 수술 후 마비 — 2026년 대법원 판결
대법원 2026. 7. 9. 선고 2026다200137 판결은 2018년 허리 디스크 내시경 수술 뒤 다리 마비와 배변 장애가 생긴 사건입니다. 척추 아래쪽 신경다발이 눌려 생기는 마미증후군에 해당하는 증상이었습니다. 수술 직후 MRI 판독지에는 '피가 섞인 액체가 고여 신경다발을 심하게 누르고 있어 즉각적인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는 취지가 적혀 있었는데, 수술기록에는 '특이사항 없음, 상태 안정'이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1심은 약 1억 2천만 원의 배상을 인정했지만 2심은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은 MRI 판독과 수술기록이 서로 모순되는데도 이를 해소할 자료 없이 수술기록을 바탕으로 한 감정 의견을 그대로 믿을 수는 없다며, 2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대법원은 수술 외에 다른 원인을 찾기 어렵다면 간접적인 사실들로 과실을 추정할 수 있다는 기존 법리도 다시 확인했습니다.
쟁점 3: 이상 신호 뒤의 대응
이 판결에서 눈여겨볼 점은 수술 기술 자체보다 '수술 뒤 이상을 발견하고 제때 조치했는가'가 문제 됐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고인 피를 제거하는 재수술 등 적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지적했습니다. 척추 수술 뒤 피 고임, 감염, 신경 압박은 대응 시점이 결과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다리 힘·감각·배변 상태를 언제, 얼마나 자주 확인했는지가 기록에서 핵심이 됩니다.
재수술: 비용과 책임
첫 수술의 과실 때문에 재수술을 받았다면 재수술비와 추가 치료비는 배상받을 손해에 포함됩니다. 대법원은 의사의 과실로 신체 기능이 회복할 수 없게 손상된 뒤 하는 치료가 악화를 막는 정도에 그친다면 병원이 그 치료비를 환자에게 청구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2015다55397). 다른 병원에서 재수술을 받았다면 그 병원의 진단서와 수술기록이 첫 수술의 문제를 보여 주는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반대로 원래 있던 퇴행성 변화가 장해에 함께 영향을 미쳤다면 그 몫은 배상액에서 빠질 수 있습니다.
확보해 둘 자료
- 수술 전·후 MRI 영상과 판독지 전부
- 수술기록지, 마취기록, 수술 후 신경 상태 관찰 기록
- 외래 기록에 남은 수술 전 치료 이력
- 동의서와 설명을 들은 날짜·시간
- 재수술 병원의 진단서와 수술기록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의 결론은 개별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집니다.
근거 대법원 2026. 7. 9. 선고 2026다200137 판결, 대법원 2022. 1. 27. 선고 2021다265010 판결, 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5다55397 판결, 의료법 제24조의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