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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CAL LAW · 변호사칼럼
의료사고를 보는
법률의 시선.

의료사고 손해배상의 쟁점과 판례를 변호사가 정리했습니다.

수면마취·전신마취 사고, 병원은 무엇을 지켜봤어야 하나 — 마취 중 환자 감시 의무

마취 사고는 대개 짧은 시간에, 환자가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일어납니다. 환자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가족은 수술실 밖에서 "갑자기 상태가 나빠졌다"는 말만 듣습니다. 그래서 마취 사고의 책임을 따질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은 '그 시간 동안 누가, 무엇을, 얼마나 자주 지켜보고 있었는가'입니다.

마취 사고의 핵심은 '감시'

전신마취든 수면마취(의학 용어로는 '진정')든, 약이 들어가면 숨이 약해지거나 혈압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의료진에게는 약을 정확히 쓰는 것뿐 아니라 산소포화도(피 속 산소 비율), 혈압, 심전도 등을 계속 지켜보고, 이상이 보이면 곧바로 대응할 의무가 있습니다. 실제 분쟁의 대부분은 "이상 신호가 언제 나타났고, 의료진이 언제 알아채고 무엇을 했는가"를 두고 벌어집니다.

전신마취: 마취 의사가 자리를 비웠다면

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2다219427 판결 사건에서 마취 의사는 전신마취를 시작한 뒤 간호사에게 감시를 맡기고 수술실을 떠났고, 혈압이 떨어져 간호사가 연락했을 때에도 곧바로 오지 않았습니다. 환자는 결국 숨졌고 부검으로도 정확한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법원은 감시를 소홀히 하고 즉시 대응하지 않은 과실을 인정했고, 그 과실이 사망을 일으켰을 개연성이 있다고 보아 병원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유지했습니다. 다만 같은 날 형사사건(2021도1833)에서는 형사재판에 필요한 증명이 부족하다며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환송했습니다.

수면마취: '가벼운 마취'가 아니다

수면내시경 중 프로포폴을 추가로 투여한 뒤 숨이 멈추고 산소포화도가 70%까지 떨어져 환자가 숨진 사건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2014가합504606)은 시술에 참여하지 않는 별도의 의료인이 마취 깊이와 산소포화도·혈압·맥박·호흡을 계속 감시해야 하고, 감시 장비와 응급 약물, 기구를 갖춰야 한다고 보아 병원 책임을 60%로 인정했습니다. 프로포폴 수면마취로 지방종 제거 수술을 받다 사망한 다른 사건에서 서울고등법원(2014나46336)은 얕은 진정을 넘는 수면마취에는 전신마취와 같은 수준의 금식이 필요하다며 금식 확인 의무 위반을 인정했습니다.

중앙환자안전센터도 진정약물 투여 후 감시 미흡으로 인한 사고에 관해 주의경보를 내고, 진정 전 환자 평가와 금식 확인, 진정 중 5~10분마다(깊은 진정은 5분마다) 감시하고 기록할 것, 별도의 감시 인력과 응급 장비를 갖출 것을 권고했습니다.

마취가 끝난 뒤에도 감시는 계속돼야 한다

서울북부지방법원은 2026. 4. 23. 전신마취 종료 2분 만에 병실로 옮겨진 환자가 도착 직후 산소포화도가 85~86%로 떨어지고 약 15분 뒤 심정지로 숨진 사건에서, 회복실이 없는 병원이라도 수술실이나 병실에서 회복실 수준의 상태 평가와 인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보아 병원 책임을 70%로 인정했습니다(1심). 깨어나는 과정도 위험한 시간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판결로 이해됩니다.

동의서와 수술실 CCTV

의료법 제24조의2는 전신마취를 서면 설명·동의 대상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수면마취는 이 조문에 직접 열거되어 있지 않지만, 의료행위 전 위험을 설명해야 한다는 일반 원칙은 그대로 적용되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또 의료법 제38조의2에 따라 전신마취 등으로 환자가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하는 경우 환자나 보호자가 요청하면 수술 장면을 촬영해야 합니다. 보관 기간이 길지 않으므로 열람이 필요하면 서둘러 요청해야 합니다.

유족이 먼저 확보할 기록

마취 사고는 몇 분 단위의 기록이 결론을 좌우합니다. 기록의 빈칸, 시각이 맞지 않는 부분, 마취 의사의 위치가 확인되지 않는 시간대가 곧 다툼의 지점이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의 결론은 개별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집니다.

근거 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2다219427 판결, 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1도1833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가합504606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4나46336 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6. 4. 23. 선고 판결, 의료법 제24조의2·제38조의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