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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CAL LAW · 변호사칼럼
의료사고를 보는
법률의 시선.

의료사고 손해배상의 쟁점과 판례를 변호사가 정리했습니다.

응급실 처치 지연과 전원(다른 병원 이송) — 응급의료법상 의무와 판단 시점

응급실 의료사고 상담에서 유족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몇 시간을 기다리기만 했다", "큰 병원으로 옮기자고 했는데 늦었다"입니다. 응급실은 시간이 곧 결과를 좌우하는 곳이어서, 처치가 늦어지거나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판단(전원)이 늦어지면 회복할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응급실 사건에서 법이 의료진에게 요구하는 것과, 소송에서 실제로 따지는 지점을 정리합니다.

응급의료법이 정한 의무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은 응급실 의료진에게 일반 진료보다 무거운 의무를 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을 어겼다고 곧바로 배상책임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민사소송에서 의료진의 과실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전원은 '언제' 판단했어야 하는가

판례와 실무는 전원 의무를 두 단계로 봅니다. 먼저 필요한 검사를 다 해서 환자의 상태를 파악해야 하고, 그 결과 그 병원의 인력과 장비로는 치료가 어렵다면 신속하게 옮길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그래서 소송에서는 ① 검사가 충분했는지, ② 치료가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시점이 언제인지, ③ 그 시점부터 실제로 옮기기까지 무엇을 했는지를 시간 단위로 따집니다. 검사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우리 병원에서는 안 된다"며 돌려보냈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2023년 대법원 판결: 진단을 놓친 채 옮긴 경우

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0다217533 판결은 응급실 전원과 관련해 의미 있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허리 통증으로 응급실에 온 환자가 MRI를 찍었는데, 영상에 척추관 안에 상당한 양의 피가 고인 소견(경막외 혈종)이 있었는데도 전공의는 척추관 협착과 디스크로만 진단하고 환자를 작은 의원으로 옮겼습니다. 환자는 상태가 나빠져 다시 돌아와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다리 마비가 영구적으로 남았습니다.

2심은 병원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대법원은 진단은 임상의학의 출발점이고 의사는 당시 진단 수준의 범위에서 신중히 진찰하고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고 하면서, 혈종을 놓쳤든 알고도 지켜보기로 했든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보아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돌려보냈습니다. 옮겨 가는 병원과 환자에게 혈종이라는 중요한 정보를 제대로 전달했는지도 따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전원은 환자를 보내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정보와 함께 안전하게 넘겨야 하는 과정이라는 뜻입니다.

국회를 통과한 응급의료법 개정안(시행 전)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를 막기 위한 응급의료법 개정안이 2026년 10월 1일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응급의료를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를 법률에 구체적으로 정하고, 중증 환자를 받을 병원이 빨리 정해지지 않으면 중앙응급의료상황실과 119구급상황관리센터가 받을 병원을 지정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의료진의 형사책임을 면제하거나 줄이는 규정도 함께 담겼습니다. 대부분의 규정은 공포 6개월 뒤 시행될 예정이며, 형사 부분과 별개로 민사상 배상책임은 개별 사건에서 따로 판단됩니다.

유족이 확보해야 할 기록

응급실 사건은 분 단위의 시간이 쟁점이므로 시간이 적힌 기록을 빠짐없이 모아야 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응급의료법 개정안은 2026년 10월 현재 시행 전이며, 세부 기준은 하위법령에서 정해집니다.

근거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6조, 제8조, 제11조, 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0다217533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