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전검사에서 태아 장애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병원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나요?
Q. 임신 중 정기적으로 초음파와 기형아 검사를 받았고 모두 정상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태어나 보니 장애가 있었고, 검사 결과를 제대로 봤다면 미리 알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병원에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설명을 위한 가상 상황입니다.
쉽지 않은 소송입니다. 대법원은 아이가 태어난 것 자체를 법률상 손해로 볼 수 없다고 했고, 부모가 미리 알았더라도 당시 법상 적법하게 임신을 중단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니었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그 판결은 당시 법 체계를 전제로 한 것이어서, 검사 과정의 잘못이 분명하다면 사건마다 따져 볼 여지가 있습니다.
1. 대법원이 인정하지 않은 범위
대법원은 의사가 다운증후군을 더 정확히 가려낼 수 있는 검사(트리플 마커 검사, 양수검사 등)를 설명하지 않은 사건에서, 다운증후군은 모자보건법이 허용하는 임신중절 사유가 아니므로 부모가 알았더라도 적법하게 중절을 결정할 권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대법원 1999. 6. 11. 선고 98다22857 판결). 같은 판결은 인간 생명의 존엄성과 그 가치의 무한함에 비추어 아이의 출생을 법률상 손해라고 단정할 수 없고, 장애 자체가 의사의 잘못으로 생긴 것이 아니라면 아이 본인이 더 드는 치료비 등을 손해로 청구할 수도 없다고 보았습니다.
2. 하급심도 같은 흐름이었습니다
2014년 7월 보도된 대전고등법원 판결도 대학병원에서 산전 진료를 받았는데 지적장애가 있는 아이가 태어나 부모가 소송을 낸 사건에서, 그 질환이 모자보건법이 허용하는 중절 사유가 아니라는 이유로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설명이 부족했다는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3. 달라진 법 환경
위 판결들은 낙태가 원칙적으로 처벌되던 때의 것입니다. 헌법재판소는 2019년 낙태죄 조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했고, 국회가 기한인 2020년 말까지 법을 고치지 않아 해당 처벌 조항은 2021년 1월 1일부터 효력을 잃었습니다. 2026년 현재까지 이를 대신할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은 이뤄지지 않아 국회에 법안들이 계류 중입니다. 이런 변화가 위 판단에 영향을 줄지는 앞으로 사건에서 다툴 부분으로 이해됩니다.
4. 그래도 따져 볼 부분
장애가 의사의 처치로 생겼다면 일반 의료사고로 다룹니다. 또 설명을 충분히 했다는 점은 병원이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입니다(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5다5867 판결). 다만 산전검사에서는 설명 부족만으로 배상이 인정되지 않은 것이 그동안의 흐름이어서, 검사의 한계와 추가 검사 안내가 기록에 있는지를 달라진 법 환경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상담 전 준비할 자료
- 산전 진료기록, 초음파 영상과 판독지
- 기형아 검사 결과지와 결과를 들은 날짜 메모
- 추가 검사 권유·설명이 담긴 동의서나 안내문
- 출생 후 진단서
이 글은 설명을 위한 가상 상황을 바탕으로 일반적인 기준을 안내한 것으로, 특정 사건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이 분야는 판례상 청구가 인정되기 어려운 영역이어서 사실관계에 따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근거 대법원 1999. 6. 11. 선고 98다22857 판결(출생 자체의 법률상 손해성 부정, 부모의 낙태결정권 침해 부정), 대전고등법원 산전 진료 손해배상 판결(2014. 7. 보도, 청구 기각), 헌법재판소 2019. 4. 11. 선고 2017헌바127 결정(낙태죄 헌법불합치),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5다5867 판결(설명의무 증명책임), 모자보건법 제14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