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염이라던 아이 복통이 맹장염·장중첩증이었습니다. 소아 오진도 병원 책임인가요?
Q. 다섯 살 아들이 배가 아프다며 토해서 동네 병원에 갔더니 장염이라며 약만 받았습니다. 이틀 뒤 열이 오르고 배가 딱딱해져 큰 병원에 가 보니 맹장(충수)이 터져 복막염이 됐다며 응급 수술을 했습니다. 처음 병원에서 놓친 것을 문제 삼을 수 있을까요?
설명을 위한 가상 상황입니다.
처음 진료에서 다른 병으로 진단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병원 책임이 되지는 않습니다. 아이의 복통은 초기에 장염과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당시 아이의 증상과 진찰 소견으로 보아 보통의 의사라면 충수염·장중첩증 등을 의심해 검사하거나 큰 병원으로 보냈어야 했는지, 그리고 진단이 늦어진 탓에 결과가 나빠졌는지를 따집니다.
1. 법원이 책임을 인정한 경우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염증이 배 안 전체로 퍼진 충수염(범발성 복막염)이었는데도 1년 차 전공의가 염증이 한 곳에 국한된 것으로 잘못 판단하고, 담당 의사도 직접 확인하지 않은 채 그 판단을 받아들여 바로 수술하지 않아 아이가 숨진 사건에서 병원 책임을 인정해 약 3억 5,000만 원 배상을 명했습니다(2022년 보도). 반면 처음 아이를 본 병원은 당시 열이나 심한 복부 압통 같은 소견이 없었다는 이유로 책임이 인정되지 않아, 병원마다 그때의 증상을 기준으로 따로 판단된다는 점도 보여 줍니다.
2. 책임이 인정되지 않은 경우
반대로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은 구토와 혈변으로 응급실에 온 생후 2개월 아기를 장중첩증으로 진단해 공기를 넣어 겹친 장을 펴는 시술(공기정복술)을 하고 경과를 지켜보다, 상태가 나빠지자 다른 장꼬임(중장 염전)을 찾아 수술한 사건에서 의료진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2020년). 증상에 맞춰 검사를 이어 가고 계속 관찰했다면 결과가 나빠도 과실로 보지 않은 것입니다.
3. 핵심은 '그때 무엇이 보였나'
아이는 증상을 정확히 말하지 못하므로 보호자가 무엇을 호소했고 의사가 배를 어떻게 진찰했는지가 기록에 남아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같은 증상으로 다시 왔는데도 같은 처방만 반복했는지, 초음파·엑스레이 검사를 권했는지, "이런 증상이 생기면 바로 다시 오라"는 안내를 했는지도 살펴봅니다.
4. 아이 사건의 손해 계산
아이에게 장해가 남으면 치료비와 위자료 외에 성인이 되어 일할 수 있는 나이부터 줄어든 수입까지 계산합니다. 누가 청구하는지와 청구 기간에는 아이 사건만의 특징이 있으니 함께 확인하세요.
지금 해 두면 좋은 일
- 처음 병원과 옮긴 병원의 진료기록·영상 모두 발급받기
- 증상이 시작된 시각과 병원별로 들은 설명을 날짜순으로 적기
- 구토물·변 색깔 등을 찍어 둔 사진 보관하기
- 수술기록과 퇴원 요약지 받아 두기
이 글은 설명을 위한 가상 상황을 바탕으로 일반적인 기준을 안내한 것으로, 특정 사건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책임 여부는 진료기록과 감정 결과에 따라 달라집니다.
근거 서울중앙지방법원 소아 충수염·복막염 오진 판결(2022. 4. 1. 보도, 약 3억 5,000만 원),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영아 장중첩증·중장 염전 판결(2020. 10. 보도, 청구 기각), 민법 제750조